북한에서 주택 매매가 이뤄지는 등 사실상 부동산시장이 형성돼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은이 경상대 교수는 28일 통일부 주최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에 제출한 '북한에서 부동산투자현황에 관한 분석'이란 논문에서 "북한에서는 1990년대 이전부터 이미 주택사용권이 주민 간에 사고 팔리고 있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부동산시장의 상징적 존재인 부동산중개인과 같은 '집 거간'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주택가격에 지대라는 개념이 반영돼 거래되고 있다"며 "평양과 지방, 내륙과 국경지대 간 집값이 차이가 발생했으며 시장이나 역이 들어선 곳의 경우 집값이 2배 이상 비쌌다. 이는 사실상 북한에서 부동산시장이 형성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소개했다.

그는 "심지어 기관이나 기업소에 이어 개인이 국가기관의 명의를 빌려 집을 짓는 데 투자하고 분양까지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의 대북투자자들도 향후 북한의 개혁개방을 대비해 북한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북한에서 주택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확대되고 있는 동시에 부의 재분배와 함께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동시에 지방권력기관의 부패 고리가 형성되면서 중앙권력과 분리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이는 향후 계획경제를 침식시키고 시장부문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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