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이 아니라면 어떤 길을 택했을까요?”(지이 카오·21·중국 인민대).

“다른 나라 영부인 중에는 어느 분이 가장 인상에 남나요?”(정수현·22·서울대).

20일 낮 12시 청와대 영빈관. 대통령부인 이희호(이희호) 여사를 둘러싸고 한·중·일 여대생들의 질문과 악수공세가 벌어졌다. 지난 18일부터 이화여대(총장 장상·장상)가 주관하는 ‘새천년 한·중·일 차세대 여성지도력 워크숍’에 참가하고 있는 동북아 3국의 ‘미래 여성리더’들이다. 질문과 답변은 21세기 여성문제와 여성 지도자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다.

한 한국 여학생이 “북한 여성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하자, 이 여사는 “빼어나고 활달한 성격에 남남북녀란 말을 실감했다”며 “다만 자유스런 의사표현은 자제하는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 여사는 ‘여성의 지위’에 대해서는 “사회의 지식수준에 비해 아직도 낮다”며 여성들이 좀 더 정치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이 여사는 “동북아 세 나라는 유교 전통에 따른 남성 중심의 문화가 지배적이어서 아직까지 평등사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법조문 속에서가 아닌 현실 속에서의 진실한 평등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여성이 국회에 진출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신문과 방송을 열심히 봐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가져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온 야마나카 이즈미(23)양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며 “따뜻한 마음과 솔직한 태도, 지성적인 면이 좋았다”고 했다.

이 여사는 “여성의 섬세함과 유연성, 문화적 창조력을 살려 나라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하기 바란다”고 작별인사를 했다.

/송동훈기자 dh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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