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에서 끝난 아시아 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두살배기 아들을 둔 ‘엄마 선수’ 오성옥(28·사진)의 활약이 빛났다. 오성옥은 4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아시아선수권 7연패와 5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을 이뤄냈다. 89년 동방여고 2학년 때 태극마크를 달아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 95년 세계선수권 우승,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까지 따내고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지금 가장 하고싶은 일은.

“아들 (김)승구가 제일 보고 싶어요. 빨리 가서 놀아줘야죠. 대전 친정어머니가 봐주고 계시는데 경기 끝나자 마자 전화를 걸었어요. ”

―개인적으로는 아시아선수권만 5번째 우승이죠.

“벌써 그렇게 됐나요? 어렸을 땐 선배들만 따라다니면 됐는데 팀내 최고참이라 정신적으로 부담도 커 이번 대회가 제일 힘들었어요. ”

―대표팀 복귀를 처음엔 거절했었다는데….

“태릉선수촌 생활을 다시 할 엄두가 안났어요. 가정도 있고, 체력도 예전같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배종익 코치께서 대전까지 찾아오셨어요. 주전 대부분이 부상인데다 이번 대회서 망신당하면 한국여자핸드볼은 끝이라는 말씀에 결국 복귀했어요. ”

―4년 만의 국제경기였는데 힘들진 않았나요?

“말도 마세요. 전성기 때는 체중이 10kg 이상 더 나가는 서양선수들과 부딪쳐도 넘어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

―북한선수들이 오성옥 선수를 굉장히 좋아하던데요.

“애틀랜타올림픽 경기를 비디오테이프로 많이 봤대요. 스스럼없이 말을 붙이는 걸 보니 많이 달라졌네요. ”

―시드니올림픽엔 출전할 생각인가요?

“좀더 생각해봐야 되겠어요. ” (옆에 있던 북한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조선의 명예를 위해 나가야죠’라고 거들었다. )

/구마모토(일본)=민학수기자 haks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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