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가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의회의 정치적 압력에 의해 지난 99년부터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3-14일 2회의 심층 시리즈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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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ssile Trail] A Story Of Iran's Quest for Power
[The Missile Trail] How Politics Helped Redefine Threat

포스트는 민주당 인사들과 CIA 관계자, 미사일 전문가 등을 인용, CIA가 1999년부터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제기하고 나선 데는 공화당 의원들이 미사일방어 체제를 위한 국민의 지지를 구축하기를 희망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또 이란의 미사일 개발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스라엘의 지지 아래, 러시아의 이란에 대한 미사일기술 유출에 주의를 집중시키려는 미국 의회의 캠페인이 부분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 의회가 98년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현 국방장관에게 미사일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부각됐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북한이 실제로 작동하는 미사일을 개발해야 하고 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연소하지 않는 탄두가 필요하며 군사적으로 의미있는 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강력한 로켓을 개발해야 하며 미사일과 핵 또는 생물무기 탄두를 결합시켜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까지는 요원하다고 주장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또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98년 시험발사한 대포동 미사일을 이용해 미국에 효과적인 화학 또는 생물 무기 공격을 가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밀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생물무기 보다 훨씬 무거운 조잡한 수준의 핵무기를 운반하는 데도 불충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포스트는 보도했다.

포스트는 또 러시아 미사일 전문가를 인용, 북한 미사일의 모델인 러시아의 스커드(Scud)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전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실제 발사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첩보위성이 이를 미리 감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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