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김일성 주석이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을 창시한 것을 생전 최고 업적으로 평가하면서 주체사상의 창시연대를 1920년대라고 밝혔다.

평양방송은 이날 `주체사상의 위대성'을 찬양하는 보도물을 통해 '김일성 주석은 20세기 20년대에 도래한 새로운 역사적 시대의 사회역사적 내용과 특징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조선혁명의 절박한 요구를 예리하게 분석 통찰하데 기초해 주체사상을 창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주석은 1930년 6월 중국 지린(吉林)성 카륜에서 진행된 `공청 및 반제청년동맹 지도간부회의'에서 주체사상의 원리를 천명하고 주체적인 노선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에앞서 북한은 지난해 5월 15일 평양방송의 `김일성 혁명역사 강좌'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주체사상이 일반적으로 50년대 중엽 또는 30년 6월 창시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을 반박하면서 '20년대 후반기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견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평양방송은 이 강좌에서 남한에서 주체사상 창시를 50년대 중엽으로 보는 견해는 55년 12월 당 선전ㆍ선동일꾼 대회 때 `주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을 근거로 하고 있으나 30년 6월이라는 견해는 김 주석이 중국 지린(吉林)성 '카륜회의'에서 주체사상의 원리를 처음 밝혔던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은 김 주석이 주체사상을 창시한 사상적 출발점의 시기를 20대도 안된 청소년 시절인 1920년대로 잡고 있는 한편 1930년대에는 그 사상적 원리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평양방송은 주체사상의 창시 시기를 30년, 50년대로 잡는 것은 '러시아 혁명의 과정을 살펴보지 않고 레닌의 사상과 전략ㆍ전술을 논하는 것과 같다'면서 '노동계급의 혁명사상 창시 문제를 올바로 이해하자면 사상적 출발점이 언제였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양방송은 9일 김 주석이 20년대에 주체사상을 창시한 것은 '주체의 혁명노선의 탄생을 선포한 역사적 사변이었다'면서 '이것은 세계와 인류앞에 쌓아올린 업적들 가운데 가장 높고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는 귀중한 업적이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1970년의 제5차 노동당 대회에서 사상.정치.경제.국방.외교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하여 주체사상의 내용체계를 종합화. 이론화했으며 72년에 제정된 사회주의 헌법을 통해 주체사상을 공식 통치 이데올로기로 규정했다.

김정일 총비서가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80년 10월 6차 당대회 이후에는 주체사상을 '영생불멸의 지도이념'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82년 3월 김 총비서의 `주체사상에 대하여'라는 논문이 발표된 이후부터는 그를 최고의 주체사상 해석자로 찬양하고 있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은 현재 정치체제를 비롯한 대외관계와 주민생활 등 모든 분야에서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통하고 있으며 94년 김 주석 사후에도 김 총비서에 의해 최고의 지도이념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8년 9월 개정된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 제3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주체사상을 자기 활동의 지침으로 삼는다'고 명시하고 있고 노동당 규약 전문에도 '조선노동당은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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