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이회창) 총재가 13일 김영삼(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 2시간 동안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한나라당 권철현(권철현) 대변인은 “회동은 1주일 전쯤 약속했던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6월 방중(방중) 당시 이 총재가 문안전화를 했을 때 ‘귀국해서 한번 만나자’는 약속이 있었다”고 전했다.

회동 배석자는 없었다. 권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의 방중 후일담, 최근의 정치상황에 대한 대화를 나눴지만 미묘한 시점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기로 두 분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근의 정치상황과 북한의 비방 방송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현 정부 대북정책의 문제점 등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북한의 비방에 대해) 두 분이 동병상련(동병상련)을 느꼈고 간간이 웃음소리가 들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김 전 대통령은 지금의 남북관계에 대해 ‘독재자들의 잔치’라고 말씀하셨고, 우리의 국론 분열을 획책하는 김정일(김정일)의 의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회동 후 김 전 대통령은 이 총재의 손을 잡고 대문 앞까지 배웅했고, 선 채로 5분여 동안 더 얘기를 나눴다고 이 총재의 한 측근은 말했다.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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