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이산가족 첫 상봉단이 내년 2월 북한을 방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미국총본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 '지난주 북한측 관계자와 만나 내년 2월 초순께 10명 내외를 평양에 보내는 등의 구체적 일정에 관해 합의하고 협약안에 서명했으며 북한 당국의 최종 재가만 남겨둔 상태'라고 말했다.

미주한인의 경우 개별적으로 북한을 방문, 이산가족을 만나는 경우가 있으나 순수 민간단체가 북한 당국과 합의해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추진하기는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총본부 관계자는 '1차 상봉단이 15일간 평양에 머물면서 호텔 등상봉장소에서 이산가족을 만나고 1-2일 정도는 북한내 가족의 집에서 체류할 것'이라며 '상봉가족들이 함께 백두산 등지로 여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로스앤젤레스에 온 북한 관계자는 이날 공항 출국전 전화통화에서 '한인 이산가족 상봉사업이 내년 봄 진행될 것같다'고 말해 일정합의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총본부 관계자는 '자비 부담의 미주한인 상봉은 처음엔 2주마다 10가구정도로 시작되나 성공하면 80가정으로 늘어나고 그후엔 비행기를 전세내 대규모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며 '(사상범 등) 교화대상자 가족인 경우 북한 당국의 허락하에 상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협약안은 한국내 이산가족도 한국 통일부 허가를 받으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으나 한국 및 미국 정부, 남북 및 북미관계개선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 외에 대북투자 및 북한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북한은 대북경제 투자자에 대한 세금감면과 투자담보제공, 임시공민증 발급, 일반인에 대한 백두산관광 허용 등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투자유치를 위해 관련 세금을 100% 감면해주고 인삼.녹용 등 북한 특산품을 투자담보물로 제공하며 공민증 발급으로 투자자들이 비자없이 북한을 방문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과는 달리 백두산 관광사업 허용 대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국 정부 및 기업의 입장을 감안해 이런 방안을 신중에 신중을 기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8년 10월 LA에서 결성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는 북한인.조선족.고려인 등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동포들을 돕는 시민운동단체이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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