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박해현기자】 프랑스 지식인과 시민 100여명이 25일 오후 (현지시각) 프랑스 국회 건물 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갖고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대량학살) 희생자 추모일인 27일을 맞아 ‘북한 정권의 강제 수용소와 주민 아사(아사)가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라고 규정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3면

앙리 플라뇰 의원(프랑스 민주연합)의 초청으로 열린 이날 모임에는 유럽에서의 북한 인권 운동을 주도해온 피에르 리굴로 사회사평론 편집장을 비롯한 지식인들, 국제인권협회 프랑스지부 회원과 일반 시민 등이 참석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모임은 스웨덴 정부 주관으로 26~28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 대회에 참석하는 각국 지도자들에게 보낼 성명서 ‘북한에 대한 침묵을 깨자’를 채택했다.

스톡홀름의 추모 대회에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 등 각국 대표 160명, 40여개국 언론인 650명이 참석한다. 플라뇰 의원을 비롯 알랭 브장송, 앙드레 글뤽스만 등 지식인 14명이 미리 서명한 이 성명서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침묵을 깨지 않고서 오늘날 아우슈비츠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없다”면서 스톡홀름 추모 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지도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 성명서는 “북한에는 죽음이 지배하는 강제 수용소 10여 군데가 있다”면서 “전체주의 국가의 광기는 수용자들만 덮치는 데 그치지 않고 몇 년만에 100만~300만명을 굶어죽게 했다”고 고발했다.

성명서는 또 “홀로코스트와 북한의 기아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서 “범죄가 행해지고 있는 순간에도 각 국가들의 공동체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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