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백령도 근해에서 표류하다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우리 어선을 간단한 신문만 하고 배 수리까지 해준 뒤 하루 만에 우리측에 되돌려 보내, ‘남북공동선언’발표이후 달라진 남북관계를 상징하고 있다.

15일 오후 2시10분쯤 백령도 용기포구를 떠난 3.37t 결성호(선장 장태신·57)가 까나리 조업을 하다 스크루에 그물이 끼여 표류,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 해군 경비대에 나포됐으나 16일 오전 9시 석방돼 낮 12시8분쯤 용기포구로 무사히 귀환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 당국이 이처럼 나포된 선박과 선원을 신속히 되돌려준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선장 장씨와 선원 유덕희(36· 충남 당진군)씨는 군·경 합동 조사에서 “15일 오후 조업중 그물이 스크루에 걸려 표류하다가 북한지역으로 넘어갔고, 북한 경비정에 의해 황해남도 용연군 모야동으로 유도돼 해질 무렵 정박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어“상부에서 높은 사람 5명이 와 5~10분간 개별 질문을 했다”며 “심한 해무와 스크루 고장으로 표류했다고 설명하자 직업과 가족 등 몇가지 문제를 물어보았으며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특히 “16일 오전엔 북한군이 가져온 밥과 물김치, 놀래미 튀김 등으로 아침을 먹었으며 북한군의 안내에 따라 해안으로 이동, 북한군이 스크루에 얽힌 그물을 끊는 등 수리를 해준 뒤 돌아가라고 해 오전 9시쯤 백령도를 향해 출발했다”고 말했다. 박정화(박정화) 합참 해군작전과장은 “조사결과 스크루 고장이 확인됐고, 이들이 사상적으로 월북할 사유가 없으며, 자의로 귀환한 점을 볼 때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밝혔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결성호 복귀 상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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