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뒤에는 안주섭 경호실장, 김정일 국방위원장 뒤에는?

남북 정상회담 기간 내내 긴장을 풀지 못하고, 가슴을 졸인 이들은 경호원이었다. 공항, 백화원 영빈관, 만찬장 등 두 정상이 만나는 자리마다 사복차림의 우리 경호원들과 오각별 기장(기장)을 단 군복차림의 북한 경호원들이 밀착경호를 했다.

김 대통령의 뒤편에는 안 경호실장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었다. 김 위원장을 ‘육탄방어’한 최고 경호책임자는 누구였을까.

우리 경호실장에 해당하는 호위총국 사령관 이을설(79)은 고령 탓인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다만 군복차림으로 오른쪽 어깨춤에 권총을 찬 중년 군인(사진)이 항상 김 위원장의 뒤에 따라다니는 것이 포착됐다.

소장(왕별 1개·우리의 준장급) 계급장을 단 그는 ‘책임부관’(우리의 경호팀장급)으로 알려져 있다. 소장은 북한의 사단장이나 인민무력성(국방부) 국장급. 인민군 출신 한 탈북자는 “그는 호위총국을 군인들로 전면 개편한 84년부터 김 위원장의 경호를 책임져 왔으며, 105탱크사단 정치위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 TV에서도 그는 늘 김 위원장 옆에 서있기 때문에 대부분 그의 얼굴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책임부관’은 원래 대좌(대령급) 출신들이 맡았으나 90년대 초반쯤 소장으로 바뀌었다.

김 위원장의 경호는 호위부장·책임부관·5~6명의 부관·경호원 체계로 이뤄져 있다. 책임부관은 실제 장관급보다 높은 대우를 받으며, 김 위원장이 집무하는 중앙당 조직지도부 청사 옆에 아파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김 위원장이 방한하면 그가 경호책임자로 올 가능성이 높다.

/김동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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