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두식기자】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최근 발간된 1~2월호에서 2000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화당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핵심 외교참모들의 글을 게재했다. 부시가 당선될 경우 백악관 안보보좌관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스탠퍼드대 교수와 로버트 졸릭 전 국무차관의 글 2편을 실은 것이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공화당 정부의 대외정책은 ‘미국의 국익’에 바탕을 둔 ‘힘의 외교’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라이스 교수 기고문 중 북한 관련 부분이다.

북한 김정일 정권은 워낙 가려진 탓에 그들의 동기가 사악한 것이라는 것 외에는 그 내용을 알기 어렵다. 북한은 국제체제 바깥에서 살고 있다. 북한은 동독처럼 바로 경계선 너머에 있는 성공적 정부의 악한 쌍둥이다. 북한은 한국의 힘과 흡인에 의한 멸망을 두려워하고 있다. 평양은 국제경제에 참여하는 것에서 얻을 것은 별로 없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WMD)의 개발은 김정일에게 파괴적인 출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의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한 평화적 해결책을 시도 중이다. 어떤 미국의 대북 정책도 한국이나 일본과의 협력에 크게 의존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뇌물을 준 내용인 94년의 미-북 제네바핵합의를 쉽게 폐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전히 내재적인 함정이 있다. 북한은 조만간 자주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할 것이고, 미국은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일은 무엇을 할 것인가. 오산(오산)의 가능성이 무척 높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북한 같은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접근은 단호하고 분명해야 한다.

클린턴 행정부는 이 점에서 실패했다. 이라크에 했던 것처럼 가끔은 군사력의 사용을 위협하다가 물러서곤 했던 것이다. 그러기보다는 첫 방어선은 억지력에 대한 분명하고 전형적인 선언이어야 한다. 만약 그들이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한다면 이를 사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멸망을 초래할 것이므로 결코 그 무기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어야 한다.

둘째, 이런 무기들에 맞서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노력들을 가속해야 한다. 이것이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제를 가능한 한 조속히 배치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ds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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