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북한에 식량과 물자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감사를 표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장주석은 또 남북한 쌍방이 대화를 계속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함으로써, 김위원장의 서울답방을 포함한 계속적인 남북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북한 방문 이틀째인 장주석은 4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홍성남 정무원 총리 등을 접견했으며, 평양 인민대학습당을 참관하고, 북한측에 컴퓨터, 디지털TV, 책 등을 기증했다고 중국 소식통들이 전했다. 장주석은 4일 오후나 5일 오전 한차례 더 김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장주석은 3일 오후 김위원장과의 확대 정상회담에서 “조선인민이 현재의 경제곤란을 극복하는 것을 돕기 위해 중국측은 조선에 양식과 물자원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에 김위원장은 감사를 표시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식량과 석유 화학비료 등을 무상지원해 왔으며, 이날 장주석의 발언은 북한에 대한 계속적인 지원 약속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장주석은 또 이날 회담에서 남북이 대화를 계속 추진, 상호관계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자주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주석은 또 북한이 미국 일본 EU 등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장주석의 이번 북한 방문은 오는 10월 열리는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인함으로써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북경=여시동특파원 sdy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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