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에 S-300 지대공미사일을 포함한 단거리 방공시스템 등 일부 무기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세종연구소가 2일 분석했다.

이 연구소는 이날 발간한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한국의 대응전략」 제하의 정책브리핑 자료에서 '김 위원장의 방러로 북.러관계가 심화돼 군사협력이 재개되고 무기판매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같이 지적했다.

북한은 소련해체 이후 중단된 군사위성 및 정찰기가 촬영한 정찰사진의 정기적 제공을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단거리 방공시스템과 무인프첼라(PCHELA)-1 정찰기, 미군과 한국군의 움직임을 모니터할 수 있는 레이더, 소형 해군순찰함정 등 방어용 무기중 일부를 판매할 것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북한은 3천t급 이상의 대형 군함과 러시아측이 이미 개발을 끝낸 것으로 전해진 차세대 신형 T-90전차 구입과 SU-27, 미그-29 전투기의 조립생산도 희망했으나 러시아가 한.미입장을 고려, 공격용 첨단무기 수출은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특히 '지난 10년간 러시아로부터 일체의 무기지원을 받지못한 북한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재래식 무기 일부와 부품제공이 이뤄지겠지만, 첨단무기 제공은북한의 현금지불 능력에 따라 차후 실무협상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북.러 군사협력이 공격력보다 방어력에 집중될 것을 러시아측에 요구하고 군사협력 회복이 북한의 투명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한.러 협력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또한 김 위원장의 방러로 북-중-러 북방 3국간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겠지만 3각동맹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그 이유는 중.러가 현재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나 각각 미국과의 협상을 우선시해 중장기적으로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러 전력협력 사업의 향후 방향과 관련, 연구소는 '러시아는 북한 화력.수력발전소 현대화를 위한 기술을 갖췄지만 재정이 부족하다'며 '한국이 러시아의 대한(對韓)채무 변제로 이를 후원하고 북한은 철도연결.파이프라인 통과를 용인하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공사지연을 양해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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