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들의 삶을 우리의 역사로 보존하는 ‘실향기록관’이 조선일보 북한전문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다는 사고가 나간 구랍 28일 인천의 한 실향민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는 ‘실향’이라는 단어만 봐도 가슴이 메이는 듯 했습니다. “고향(평남 순천)의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올해 102살이요. 오늘도 인천 문학산에 올라 고향을 그리다 내려 왔어요.” 끝내 울먹이고 만 그는 편지와 함께 자신의 실향 일대기를 직접 정리한 ‘고향’이라는 책을 보내 왔습니다. 김한성(76)씨는 사진까지 붙여가며 자신의 일생을 일목요연하게 적은 450여 쪽의 대학노
해마다 정초에 발표되는 북한 신년사는 주민들에게 새해의 국정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 내용을 철저히 학습하고 통째로 암기해야 하는 고역이기도 하다. 신년사는 노동당중앙위원회 선전부에서 작성한다. 늦어도 11월이 되면 선전부 일꾼들은 노동당청사에 있는 문헌정보실에서 신년사 작성 작업을 시작한다. 당 선전비서는 새해의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해 신년사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초안을 만들어 김정일 총비서겸 국방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는다. 당 문헌정보실에는 김일성대학 교수, 백두산창작단 작가, 노동신문 기자출신 등 북한 최
북한의 외국문출판사는 북한체제를 외국에 선전하는 출판물을 제작하는 곳이다. 노동당에 직속돼 있고, 종사자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대우도 조종사에 버금갈 정도라고 한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자료를 비교적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그래서 외국문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포장할 때 끈 묶는 사람까지 중앙당 ‘끈’이 없으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외국문출판사는 1949년에 생겼고, 1980년 초 편집부와 인쇄소를 함께 중구역에서 보통강구역으로 옮겨 대단위 시설을 갖춘 출판사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첫째 업무는 김일성 김정일저작집을 비
북한에서 해외유학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그만큼 조건이 까다롭다. 조건은 대개 다섯 가지다. 출신성분 좋고, 공부 잘하고, 키가 165㎝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다 최근 두 가지가 보태졌다. 결혼을 해야하고, 부부 금슬이 좋아야 한다. 유학생으로 선발되려면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출신 성분이 좋고 학업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 중에서 1차로 대학 학과의 사로청(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ㆍ학생들 조직) 위원장과 노동당 세포비서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그러고 나면 학부장, 강좌장, 강좌 세포비서가 보증을 서며 대학 총장과 대학 당위원회
남한 수업 따라가기도 힘든데 왕따까지..."북한친구들 그리워요" 부모의 손에 이끌려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김현석(가명·16)군은 학교에서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아 전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에서 공부를 잘 했던 김군은 남한에서도 금세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전학 온 '촌뜨기'가 공부도 잘하고 운동과 그림 실력도 뛰어나자 친구들이 텃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두명이 따돌렸지만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단 ‘왕따’로 변했다. 급기야 같은 반 한명이 돌을 던지며 “거지같이 북한에서 온 자식”이라고 소리쳤다. 참지
제프리 존스 회장이 밝힌 미기업 대표단 방북 무산 배경 북한은 미국 기업들의 대북 진출 문제를 미국 본사가 아닌 서울 지사가 전담하고 있는데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으며 최근 주한 미국 기업 대표단의 방북이 무산된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7개 주한 미 기업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에 갔다가 북한대사관의 비자 발급 거부로 되돌아 온 제프리 존스 주한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 대표단의 방북이 무산된 데는 북한이 평소 미국 기업들의 대북 진출 문제를 서울 지사들이 관할하는 데 대해 가져 온
北男南女 커플 아내 김경화씨 작년 10월 신혼둥지를 튼 탈북인 탁영철(30ㆍ 인하대 기계공학과 4년)씨와 김경화(29)씨는 ‘북남남녀(北男南女)’ 커플이다. 이들의 결혼식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당시 국민회의 부총재)이 주례를 서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내외가 탁씨의 부모 대신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탁씨 부부는 어느덧 딸 수림(1)을 얻어 결혼생활의 안정을 맛보고 있다.유치원 교사를 했던 김씨의 살림집은 오밀조밀한 장식으로 예쁘고 정갈했다. 그러나 정작 집안을 꾸미는 일이나 큼직한 물건을 장만하는 일은 남편 탁씨가 맡는다. 전자제
터키→뛰르기예, 베트남→윁남, 멕시코→메히꼬, 미얀마→먄마 뛰르기예, 뽈스까, 마쟈르, 먄마, 윁남.... 얼른 들어서는 무슨 소린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이들 단어는 터키, 폴란드, 헝가리, 미얀마, 베트남의 북한 식 명칭이다. 세계의 국명 표기는 남과 북이 크게 다르지 않다. 양쪽 다 현지음에 가깝게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국명은 우리가 잘 알아듣기 어려운 것들도 적지 않다. 바띠까노(바티칸), 로므니아(루마니아), 메히꼬(멕시코), 이슬란드(아이슬란드), 마로끄(모로코) 아랍추장국(아랍에미리
대부분 '건강'기원 내용...친척-친구-연인에 "애정확인" 증표로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북한의 우편국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진다. 우편배달부의 자전거 소리도 자주 울린다. 북한에는 개인집에 전화가 거의 없고, 컴퓨터로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모든 소식은 주로 편지로 주고 받는다. 평소에도 편지를 자주 쓰지만 연말에는 연하장이 폭주한다. 연말에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특히 떨어져 사는 가까운 친척에게는 빠뜨려서는 안된다. 교통편이 좋지 않아 일년 내내 얼굴 한번 보기 어려운
69년 김일성 연설서 허락 강조... 작년 식량60%, 생필품70% 구입 장마당으로 불려지는 북한 농민시장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외부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부터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내에는 광복 직후부터 장마당이 존재해 왔고, 50여년간 명칭과 운영 형태는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폐쇄한 적이 없다. 북한에서는 장마당의 존폐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김일성 주석의 생각은 확고했던 것 같다. 1969년 3월 김일성이 과학교육부문 일꾼들이 제기한 질문에
◇사진설명: 하교길에서 책을 보는 여학생들.‘빨간머리 앤’ ‘몽테크리스토 백작’ ‘셰익스피어 이야기’. 북한의 청소년들이 밤을 새가며 읽는 세계 명작들이다. 요즘은 경제난으로 책 구하기가 많이 어려워졌지만, 웬만한 북한 청년들은 학창시절 세계 명작에 빠져들었던 추억을 잊지 못한다. 청소년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인기 있는 책들은 ‘셜록 홈스’ ‘루빵(루팡) 이야기’ ‘레 미제라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알리바바와 40명의 도적’ ‘톰소여의 모험’ ‘걸리버 여행기’ ‘톰아저씨의 집’ 등이 단
◇사진설명 :한 평양 시민이 자전거로 동료들과 출근하고 있다.일반 북한주민들의 재산목록 1호는 자전거다. 남한의 자가용 승용차만큼이나 소중하다. 누구나 자전거 갖기를 원하지만 가격이 비싸 일반 가정에서는 절반 정도가 갖고 있다. 평양은 그나마 대중 교통이 갖추어져 있어 자전거 없이도 견딜만 하지만 지방에서는 필수품이다.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전거는 ‘갈매기’이다. 일제 자전거도 들어오지만 ‘특수층’ 외에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갈매기’ 한 대의 가격은 90년까지 3000원(노동자 평균 월급 100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900
최근 백두산 천지에서 무게 7.7㎏, 길이 85cm의 15년생 산천어 변종이 발견됐다고 조선중앙방송이 3일 보도했다. 섭씨 20도 이하의 1급수 이상 청정 계곡에서만 서식하는 연어과의 민물고기인 산천어는 평균 길이 15∼20㎝이며 5∼6년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 북한의 `백두산천지종합탐험대'가 천지에서 잡은 이 산천어는 1984년 탐험대가 두만강 상류에서 잡아 방류한 것이 변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중앙방송은 강·하천의 산천어와 달리 천지의 산천어가 더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천지의 물이
평남 안주시에서 `단군조선'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비파형 단검과 청동 도끼가 발굴됐다고 평양방송이 7일 보도했다. 비파형 단검은 날이 약간 손상되고 검신에는 푸른 녹이 끼어있으나 보존상태는 좋은 편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단검과 함께 `검자루 맞추개돌'이 발견됐다면서 '이것은 검은 밤색의 돌을 섬세하게 갈아 만든 것으로 이미 알려진 `검자루 맞추개돌'들과는 달리 형태가 매우 독특해서 손으로 쥐기에 알맞춤하게(알맞게) 가공됐다'고 밝혔다. 청동도끼는 자루를 등쪽으로 꽂게 돼 있는 `주머니식 도끼'이며 '형태는 날부분이 부
조선중앙통신은 4일 내각 수산성 양어관리국의 자료를 인용, 11월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 개의 메기공장과 양어장이 신설 또는 확장됐으며, 그 면적은 수천정보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완공된 1300㎡ 규모의 황남 송화메기종어장은 치어생산과 함께 양어에 필요한 종어장, 야외못, 먹이기지 등을 갖췄으며 온천수를 이용해 계절에 관계없이 메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평안남도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기존의 온천양어장을 종전보다 25정보나 확장했으며 개당 면적이 3200㎡나 되는 양어못을 80여 개로 늘리고 54정보 규모의 1
북한 최고의 이공계대학인 리과대학이 최근 `조선어 연속 음성인식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위성중계된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 중앙TV는 이 대학 연구진이 "짧은 기간에 우리 식의 조선어 연속 음성인식프로그램을 세계적 수준에서 개발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에 의한 문서편집, 자동통역 등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TV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사람에게 글을 읽어주고 받아쓰게 하는 것처럼 컴퓨터에 글을 읽어주어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문서를 편집할 때 `타자수'가 필요없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설명 :평양맥주공장 '가정부인 농구팀'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북한의 '프로 농구’ 열기가 만만치 않다. 프로라고 해서 남한과 같은 진짜 프로는 물론 아니다. 팀 운영은 우리의 실업팀과 비슷하고, 다만 경기 규칙을 국제 아마추어 경기와 완전히 다르게 하고 있을 뿐이다. 프로 선수라고 해서 실력에 따라 계약금이 달라지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의 프로 농구는 남한과 꼭 같은 시기(1997년 초)에 시작됐다. 이 때문에 평소 남한 TV를 즐겨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농구 열기를 보고 프로 농구를 출범시켰다는 추측도 나온다.
◇사진설명: 청년용 배지북한 주민들에게 김일성 배지는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신분의 상징이자 패션의 일부이기도 하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배지가 일률적인 옷차림에 뭔가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식 요소이기도 하다. 1970년 김일성 배지가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그리 인기가 높지 않았다. 그러다 배지를 만드는 만수대 창작단에서 당간부용 배지를 생산하고, 여러가지 디자인을 내 놓으면서 점차 신분의 표시로 변하게 됐다. 당기상은 원래 당간부용이지만 젊은이들이 신분과시용으로 많이 달고 다닌다. 당기상은 400~500원에 암
연말이 다가오면 북한의 각 직장에서는 망년회 준비로 바쁘다. 남한에서 처럼 식당이나 술집에서 치를 수 없기 때문에 각 직장별로 준비를 해야 한다. 대개 10~15일 전부터 준비를 한다. 각자 쌀을 걷기도 하고, 직장에서 관리하는 부업밭에서 생산한 옥수수를 술과 고기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1990년 이전에는 직장마다 돼지도 잡고 술도 장만해 분위기를 돋우었으나 최근에는 경제난으로 많이 썰렁해졌다. 당국에서도 망년회를 아예 하지 말거나 조촐히 치르라는 지시를 내려 보내곤 한다. 망년회는 대개 비교적 넓은 집을 가진 개인 집에서 갖는다
◇사진설명: 김일성종합대학 1회 졸업앨범에 실린 '히'자 이름 표기.북한 사람들의 이름에 남한에서는 보기 드문 ‘히’자가 눈에 많이 띈다. 2차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북한에서 보내 온 200명의 명단에는 '리히배', '박상히', '강히중', '강득히' 등의 이름이 들어 있다. 97년 9월 총살당한 것으로 전해진 전 북한 농업상도 ‘서관히’이다. 그의 이름을 놓고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의 표기를 빌어 ‘서관희’라고 적기도 했으나 북한 노동신문 등은 그의 이름을 분명히 ‘서관히’라고 했다. 광복 직후 김일성종합대학 졸업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