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1970년 3월 개최된 제1차 동·서독 정상회담에서 "자유 왕래와 인권 신장을 이룩하는 관계 발전이 우리 목적"이라고 못 박았다. 동독과 평화·교류를 강조하는 '동방 정책'을 펴면서도 인권을 '목적'이자 '목표'로 삼았다. 1972년 12월 체결된 동·서독 기본 조약에도 당연히 '인권 보호' 조항이 들어갔다. 서독은 1983~84년 동독에 차관 19억5000만 마르크(약 6000억원)를 약속하면서 동독이 국경에 설치한 기관총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한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미·북 정상회담이) 미국,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인으로 하여금 전쟁, 핵 위협,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면서 "이런 것만 하더라도 엄청나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말처럼 이번 회담은 북핵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 하루 전 언급처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합의됐다면 '북핵 위협에서 벗어난다'는 말을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기자회견에서 밝힌 주한 미군 관련 언급은 한·미 동맹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매우 도발적(provocative)'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한·미 훈련을 비판할 때 써 온 논리가 동맹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1953년 한·미 동맹을 맺은 이래 실시해 온 합동훈련은 북침용 군사훈련과 거리가 멀다. 북한의 전면전과 기습공격에 대비해온 방어용 훈련이었다. 더욱이 한·미 연합훈련은 북의 핵 공격만을 막기 위한 것은 아
민주당이 13일 제7대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 지사 중 14곳에서 1위(14일 0시 30분 현재)를 차지하는 등 유례가 드문 대승(大勝)을 거뒀다. 226개 기초단체장도 절반이 훨씬 넘는 곳을 차지했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전국 규모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이런 정도로 이긴 적은 없었다. 민주당은 이날 함께 치러진 12곳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11개 지역에서 승리하면서 130석으로 확실한 원내 1당 자리를 굳혔다. 최근 사법 권력까지도 진보·좌파 성향으로 짜였다. 언론의 정부 비판 기능도 거의 실종된 상황이다. 한국은 완벽하
"전투 동원 태세에 따라 갱도나 전투 진지에서 며칠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하룻밤에도 백 리를 행군하고, 쉴 때에도 신발도 벗지 못한 상태로 쪽잠을 자야 했다." 몇 년 전 한 북한군 장교 출신 탈북자가 한·미 연합 훈련을 하는 동안 북한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증언했다. 이 탈북자뿐 아니라 한·미 연합 훈련이 북한군과 주민,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쳐왔는지 증언하는 사람은 많다. 몸은 힘들었지만 규칙적으로 식사할 수 있어 오히려 한·미 훈련이 기다려졌다는 역설적 증언까지 나온다.▶북한에 '비상'을 건 대표
中에 주력 산업 추월당하고 제조 설비 30% 놀고 있는데정부·정치권 너무 태평해… 북한 경제 지원만 하면 되나 호경업 산업2부 차장일본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를 그린 만화 '시마 시리즈'는 2000년대 들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시리즈는 시마가 1983년 과장(課長)에서 시작해 부장·이사를 거쳐 사장·회장에 오르는 30여 년간 일본 기업을 둘러싼 동북아 비즈니스 정세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일례로 시마 사장편(2008~2013년)에선 삼성전자(만화에서는 섬상)와 LG전자(만화 속 PG) 같은 한국
이민석 정치부 기자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미·북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은 세계사에 중요한 사건"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은 귀국길에도 이어졌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정말로 놀라운 방문 후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용감한 자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 '화염과 분노'나 '핵 버튼' 같은 단어를 김정은과 주고받았던 상황을 생각하면 이번 회담이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그런데 정작 미국 언론들은 자국 대통령이 이끌어낸 회담 결
미·북 정상회담 후 한국의 '안보 우려' 커져… 北核 사찰 로드맵 만들고남북 관계 속도 조절 필요, 한·미 동맹 미래 비전과 전략 협력 방향 설계해야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미·북 정상회담이 소문난 잔치로 끝났다. 비핵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기대했던 북핵 폐기 로드맵은 찾아볼 수 없다. 한반도 정세를 바꿀 역사적 계기를 기대했는데, 북한이 아닌 한국의 안보 우려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북한의 핵 능력은 고도화되었는데 비핵화 합의문은 퇴보하고 있다.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오늘 열린다. 미·북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까지도 실무회담을 통해 이견(異見)을 좁혀야 할 정도로 치열한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회담은 다시 오기 힘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기회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회담이 성공하면 경제적으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면서도 정치적으로 반목하는 동북아에 평화의 초석이 놓일 수도 있다.북한 보도 기관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소와 달리 김정은 출국 소식을 제 시각에 전했고 중국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
北이 대륙간탄도탄 폐기하고 '韓·美 동맹 해체' 얻어내면 한국은 지속 가능성마저 불안북 체제 변화없이 돈만 퍼주면 反인권 범죄자 금고 채워주는 惡의 공범 행위가 될 뿐 류근일 언론인'북한과 나쁜 거래를 하는 기법은 미국만 위해(危害)에서 옮겨놓자는 것.' '트럼프가 하려는 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자신을 앞지르는 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트럼프-김정은 회담에 앞선 6월 9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설의 한 구절이다. 트럼프가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鄧小平은 사상 해방과 實事求是로 개혁 성공'김씨 왕조' 계승자인 김정은, 이념의 굴레 벗어날 수 있을까 안용현 논설위원1977년 세 번째 복권된 덩샤오핑이 중국 개혁·개방을 위해 처음 맡은 분야는 경제가 아니었다. 과학과 교육 담당을 자원했다. 문화대혁명 10년 광풍(狂風)에서 살아남은 과학자들을 불러모으고 대학 입시를 부활시키는 일부터 했다. 과학과 교육의 뒷받침이 없으면 경제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김정은은 지난 4월 노동당 회의를 열고 핵·ICBM 실험 중단을 선언하면서 3개의 '결정서
신동흔 문화1부 차장얼마 전 우연히 친북 인사 신은미씨의 페이스북에 연결됐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쓴 '3층 서기실의 암호' 출간 직후 "남북한이 범죄자인도협정을 맺어 (그를) 북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퍼졌다. 누가 이런 소리를 하나 뒤져 봤더니 한 좌파 인터넷 매체와 신씨 페이스북이 진원지로 나왔다. 반박 글 하나 없이 '좋아요'가 700~800건 달렸길래 '김정남 암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않는 사람들이…'라는 답글을 남기고 나왔다.다음 날 '조선일보 계
김현식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북한은 지난 4월 22일 황해북도에서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숨진 버스 추락 사고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북한의 '노력 영웅'이자 인민군 소장인 금강개발총회사(KKG) 총사장 황영식과 같은 회사 정치국장 등 4명을 총살하고 연대 책임을 물어 군 수뇌 김정각, 박영식, 리명수를 해임, 교체했다고 한다.김정은이 새벽같이 달려가서 부상자 위문도 하고 중국 대사관을 방문해서 사과도 했지만 인신 공양(人身供養)을 해야 진정성이 입증된다고
조의준 워싱턴특파원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철저히 미국 처지에서 계산해보자. 미국의 첫째 원칙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그다음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라도 북한의 추가적 핵·미사일 개발을 막아 놓으면 미국으로선 한숨을 돌리는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초 트위터에 "북한 미사일이 미국에 닿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도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면 북핵 문제
김정은 북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중국 비행기를 타고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북한 정상이 중·러·몽골이 아닌 제3국을 정식 방문한 것은 1984년 김일성이 열차로 소련에 이어 폴란드·동독·헝가리 등 동유럽 일대를 순방한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비행기로 동남아를 찾은 건 1965년 김일성의 인도네시아 반둥 회의 10주년 참석 이후 53년 만이다. 당시 김정일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비행기를 이용해 외국에 나간 적이 없다. 김정은은 도착 직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났다. 정상국가처럼 움직인 것이
북핵 문제가 풀리느냐 아니면 다시 위기로 치닫느냐를 결정짓게 될 미·북 정상회담이 내일이다. 김정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열릴 싱가포르에 10일 도착했다. 어떻게든 이번 담판을 통해 북이 핵 포기를 결심하고 한반도가 평화의 길에 들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회담을 하루 앞둔 현재 상황을 보면 마음이 놓이지만은 않는다.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향하면서 김정은을 향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비핵화에 진정성
자유민주주의와 수령절대주의를 통일한 제3의 국가 지도 원리는 허상'모든 통일은 善이다'는 무책임한 감성적 선동… '평화·번영'이 핵심 가치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우리의 소원은 통일', 남북 공동 예술 행사에 반드시 등장하는 노래다. 평창올림픽 때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과 우리 예술단 평양 공연의 대단원을 장식했다. 우리 가슴을 울리는 곡이다. 파격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12 미·북 정상회담 개최까지 확정되자 희망에 벅차 통일을 말하는 이들이 늘었다. 진보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가보안법 입건자는 28명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2016년) 9년간 평균 입건자 수(78.9명)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기소된 사람은 9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국보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줄어든 것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론자였고 현 정권 실세 중에는 국보법 위반자가 수두룩하다. 정권의 충견인 수사기관이 국보법 위반 사건을 수사할 생각 자체가 없을 것이다.경찰은 지난해 말 대공(對共) 수사 인력을 200명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시각으로 오전 9시에 열린다. 워싱턴 DC와 뉴욕이 있는 미 동부 시각으로는 11일 오후 9시, 캘리포니아주가 있는 미 서부 시각으로는 오후 6시다. 미국 방송국들은 이 시간대를 시청률이 가장 잘 나오는 ‘프라임 타임(황금 시간대)’으로 꼽는다.이번 미·북 정상 간 만남은 미국 현직 대통령과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정상회담이다. 회담 시간이 이렇게 정해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철저한 계산에 따른 것이다. 그는 사업가 시절 TV 리얼
서울지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 4월까지 국군정보사령부 공작팀장으로 근무한 황모 예비역 소령은 군사기밀 100여 건을 휴대폰으로 찍어 앞서 공작팀장을 지낸 홍모 예비역 소령에게 넘겼다. 홍씨는 넘겨받은 각종 군사기밀을 중국과 일본의 정보요원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 유출된 기밀은 우리 군이 국내외에서 수집한 2·3급 비밀이다.주한 일본 대사관 직원에게는 주로 북한과 중국의 무기 체계 등 우리측 군 정보를 넘겼다. 중국 공안 당국의 손에 들어간 자료에는 주변국 군사 정보 외에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정보사 소속 비밀요원 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