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이어 다음 달 7차 당대회 행사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체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탈북자들과 관계 당국의 분석으로는 북한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민들은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 명분으로 밤샘 근무 등 노동시간 연장과 각종 시설물 건설 및 관련 비용을 떠맡아 원성이 고조되고 있다.노동신문은 최근 "전례 없는 제재 압살의 광풍에 (…) 고난의 행군을 다시 시작하여, 절해고도(絶海孤島)에서 홀로 싸울 수도 있다"며 제재로
지난 20여 년간 북한이 10여 기의 핵무기와 사거리 1만km 넘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동안, 한국은 미국에 의존한 채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 실패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발사 전 단계부터 피격 후 반격 단계까지 어느 과정에서도 확실한 대비책을 갖추지 못했다.김정은의 핵 공격을 차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발사 전에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국민의 단결된 의지 외에도 북 이동식 발사대와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탐지 능력이 필요한데 아직은 크게 미흡하다. 현재 한·미(韓·美)가 보유한 종말단계 하층방어용 미사일은
정치가 추구할 최우선 가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與野, 북핵 위기 앞에서도 대한민국 수호 의지 안 보여100년전 청·일·러 사이에 껴 지리멸렬하던 모습 보는듯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조건부 대북 협력 기조가 북한의 핵무기 실험이라는 결정적 배신 앞에서 휴지 조각이 되고 말았다. 2014년 3월 드레스덴 구상에 따라 제시된 '통일 대박'이 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속절없는 과거 일이 된 것이다. 올해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남북 관계는 급랭을 넘어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대북 포용 정책
1993년 평양에서 김일성을 만났던 중국 외교관은 "당시 김일성이 '나는 핵 개발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과 핵무기로 경쟁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일성은 "(나와 달리) '젊은이'는 핵 개발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 젊은이는 아들 김정일이었다.1994년 김일성 사망으로 등극한 김정일은 핵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遺訓)"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두 차례 핵실험(2006·2009년)을 했지만, 북한 체제 보장과 비핵화
평화협정 결국 필요하나 手順 틀리면 자충수될 뿐평화협정 약속 거듭 깬 北이 "제재 못버티겠다"고 나와야先평화 後통일이 아니라 先통일 後평화가 해답 바둑에 '수순의 묘'라는 게 있다. 꼭 필요한 착점이라도 순서를 잘못 잡으면 패착이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요즘 국내외 일각의 평화협정 논의도 수순을 한참 잘못 읽은 패착이다. 한반도에 평화협정을 포함한 평화 체제가 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데는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1991년 남북이 채택한 기본 합의서에는 '남과 북은 현 정전 상태를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기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는 반드시 다른 국가의 안전 이익과 지역의 평화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내세우는 명분이다. 이 주장이 그럴듯했는지 한국의 일부 지식인과 좌파가 동조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을까? 1980년대 초 중국은 자국 내에 미국 군사시설을 끌어들여 소련을 감시한 적이 있다. 카터 정부가 제안한 이 비밀 프로젝트는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동의로 추진됐다. 미국 탐지기지는 중·소 국경에서 300㎞ 떨어진 신장(新疆)위구르 지역에 건설
핵 강대국 간 MD 갈등은 국제 정치 구조 문제2001년 無知로 당한 낭패 되풀이되는 건 막아야우리 갈 길 가되 中 반대도 이해해야 한국이 두 번째로 핵 강대국 간 ABM(탄도탄요격미사일) 소용돌이에 들어서게 됐다. 첫 번째는 정확히 15년 전인 2001년 2월 김대중·푸틴 간의 서울 정상회담 때 불거졌다. 당시 한·러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ABM 제한 협정의 보존과 강화'에 합의해 말 그대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일을 저지른 장본인인 한국만 놀라지 않았다. 놀라지 않은 것은 'ABM 제한 협정'
수백만명 또는 수천만명을 무차별 살육할 수 있는 핵무기가 북한 당국에 의하여 개발되고 있다. 북핵은 대내용뿐만 아니라 대미용, 대남용, 대일용, 나아가서는 대중국용 등 다목적이 될 수 있다. 북핵이 체제 유지만을 위한 대내용이라는 주장이나 북한과 미국의 양자 관계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주장은 북핵 개발에 대한 우리의 주체적 대응 노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핵무기의 확산 방지는 범세계적 문제이므로 미국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한 국가들, 특히 국제적으로 핵무기 보유가 공인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마다 나로호에 대한 비판이 나오곤 한다. 러시아제 1단 로켓을 사서 쏘아 올릴 수밖에 없던 우리의 로켓 기술 수준을 의심한다. 순수한 우리 것이 아니고 러시아와 협력도 잘 못해서 기술 개발이 늦어졌다는 것이다.엄밀히 말하자면, 독자적으로 로켓을 개발한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세계 최강인 미국과 러시아도 2차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의 V2 로켓 기술을 발판으로 개발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도 러시아의 스커드 미사일 기술에서 왔다. 군사용으로 전환되는 로켓 기술은 국제적으로 판매나 이전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해 논란이 거세다. 찬성하는 쪽은 김정은 정권의 돈줄을 끊어야 하는 데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앞장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하는 쪽은 남북 경제협력의 유일한 통로인 개성공단마저 중단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더욱더 악화시키고, 대화로 풀 수밖에 없는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하며 실효성 없는 자해적 조치로 민족통일에 역행한다고 주장한다.찬성도 반대도 일리가 있겠지만, 정부의 이번 개성공단 중단은 국가비상사태에서 취한 조치임을 감안해야 한다. 민족적 재앙을
"상대에게 결정타를 날렸다고 생각하겠지만 빗나갔을 수 있다북한 정권의 首魁들 은제일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4년 전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가 예고됐을 때다. '국제사회 고립과 경제 제재를 부르는 미친 짓'이라고 일깨워주자, 북한 정권은 우리를 향해 이렇게 응수했다."망신스럽게 두 차례에 걸쳐 외부의 전적인 도움을 받아가며 위성 발사를 시도하다 실패한 남조선은 그 누구의 위성 발사에 대해 비난할 명분도 체면도 없다. 차라리 그 위성을 동족인 우리더러 쏴달라고 했더라면 좋지 않았겠는가."팩트 앞에서는 할 말이
北지원·평화 주장하면 '지성인', 핵무장 거론하면 '싸움꾼' 몰아몽매한 평화론에 北 핵무장… 中 오리발, 美 립서비스만안보력 보강 특단 조치 필요, 비핵화 선언 폐기도 각오해야 우리나라에서는 국방·안보(安保)를 거론하면 호전(好戰)주의자가 되고 대화를 강조하면 평화주의자가 된다. 안보를 얘기하면 강경파가 되고 평화·대화를 거론해야 온건파가 된다.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 대한 '상응한 대응'을 주장하면 곧 '전쟁하자는 것이냐?'는 극단 논리가 등장하고 북한 도발을 거론하면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는 선거 전략이라
美가 제공하는 '핵우산'만으론 국민 불안감 불식하기에 미흡전술핵 반입·핵잠함 상시배치 등 동맹조약 개정 추진해야동맹 전체의 역량 키울 수 있게 美는 만류자 아닌 협력자 돼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은 줄곧 '대화와 설득'을 강조하면서 강력한 대북제재를 모색하는 국제사회의 외교 공조에 찬물을 뿌리고 있다. 중국 내에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는 시각과 '외교적 부담'으로 보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중국의 이중적 태도는 해석이 불가능할 만큼 난해한 현상이 아니다. 미·중 간 패권경쟁과 동북아 신냉
"까불지 말라"는 中 관영 매체, 한반도를 제후국으로 내려다보는 제국의 오만함 역력해긴급 통화조차 마다하는 中 앞에서 "최상의 韓·中관계" 자랑하는 정부… 비상한 결단과 지혜 필요해 "한국은 사드로 중국을 핍박해서는 안 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27일자 사설에서 뱉은 일갈(一喝)이다. 4차 북 핵실험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한민구 국방장관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한국 배치를 '검토한다'고 하자 '한국은 너무 제멋대로(任性) 굴지 말라'며 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중국 정부가 외국에 직접 말하기 곤란한 내용을 대신 발표해 상대국의 반응을 종종 떠본다. 이달 15일 자 사설 역시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한국 사회를 향해 중국 정부가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하고 있다. 사설은 먼저 '한국 사회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 놀라 당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불안감을 중국을 향해 쏟아내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란봉악단이 중국 공연을 취소하고 돌아갔듯이 중·조관계는 매우 복잡한 관계'라며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를 하겠으나 여
美 수정헌법 2조 정신대로라면 한국 핵무장 허용해야 논리 맞아통제권은 미국이 갖더라도 핵무기 보유 논의 시작해야핵 와중에서 살아남으려면 '작은 피해' 무릅쓸 수밖에 없어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동의나 지원 없이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한국이 국제사회(IAEA)에 약속한 비핵화도 미국의 원격조종 아래 놓여 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에는 속수무책이면서 한국의 핵무장은 가혹하리만치 틀어쥐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무력 균형 차원의 문제가
#1. 한·미가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訪美)를 계기로 '북핵(北核) 공동성명'을 냈을 때 양국은 문구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밀고 당기기를 벌였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북핵을 '최고 우선순위(top priority)'로 다룬다"는 표현으로 '의지'를 확고히 밝혀주길 원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난색을 보였고, 결국 '최고 시급성(utmost urgency)'이란 문구로 절충됐다.그 말이 그 말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통령이 어떤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 행정부의 후속 대응은 큰 차이가
美의 북핵 전략적 인내는 북핵이 직접 위협 아니란 인식이 바탕에 깔린 것북이 또 핵실험해도 美는 B-52 쇼 벌이며 한국 무마에 그칠 것 미군 B-52 폭격기가 또 왔다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두 번이 아니었을 뿐더러 무슨 일만 생기면 미국부터 쳐다보는 우리 군 장군들이 생각해낼 아이디어가 이외에 달리 있을 리도 없다. 미국도 어차피 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전개돼 있는 각종 폭격기나 전략 핵잠수함, 항공모함이 한반도 쪽으로 한 번 다녀오는 데 반대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그래서 이 별 소용 없는 쇼가 마치 무엇이나 있는 것처럼 때만
북한은 지난달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해상 사출시험 장면을 공개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 등 6개국이며, 북한이 성공할 경우 7번째 보유국이 되면서 군사 강국의 반열에 든다.SLBM을 보유하는 최종 목표는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이다. 핵무기 운반 수단은 전략폭격기, ICBM(대륙간탄도탄), SLBM 등 세 가지다. 전략폭격기와 ICBM은 비행 중 장시간 위치가 노출돼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되기 쉽다. 반면 SLBM은 위치가 노출되지 않
내일 대통령 담화가 있다. 대통령이 해야 할 말도 있고, 국민이 듣고 싶은 말도 있다. 김정은은 시진핑, 오바마, 아베, 푸틴, 그리고 우리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적이 없다. 악수를 나눠본 일차적 교감은 제로 상태다. 신뢰가 발아된 적이 없는 맨땅이다. 저들은 평양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 울타리에 갇혀 판단한다. 지난 20년 핵 도발로 키워온 국제적 핵정치(nuclear politics) 공학에 따라 일을 저지르고 본다. 3대 세습 체제답게 선대가 물려준 유훈도 영향을 미친다. '하늘이 두 쪽 나도 핵은 포기하지 마라'고 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