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중국 내 북한 식당을 탈출한 여종업원 12명의 귀순 사건은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우리의 이중적 잣대를 그대로 보여준다.정부는 탈북 여종업원들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지 하루 만에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들의 집단 탈북 사실을 공개했다. 그동안 정부는 언론이 탈북 사건을 취재할 때마다 "탈북민과 그 북한 가족의 신변 안전 때문에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해왔다. 언론도 '목숨보다 더 귀한 인권은 없다'는 차원에서 북송(北送) 등 위기에 처한 탈북민이 아니라면 굳이 이슈화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가
재작년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보고서를 냈다. 결론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반(反)인도 범죄를 저지르는 북한 정권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북한인권 현장사무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 6월 서울에 북한인권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공식 명칭이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아니라, '유엔 인권사무소-서울'이다. 그 말을 듣고 '아, 이들이 남한의 인권 문제에도 개입하려는 것인가'란 의구심마저 들었다. 유엔 COI 보
북한을 동반자로 규정한 1988년 7월7일의 '7·7선언'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교역 성사… 올해 기념일에도 정부·야당 무심통일 준비가 중요하다면서 기념은커녕 기억조차 안해서야 지난주 목요일, 그러니까 7월 7일은 남북관계 역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날이었다. 28년 전인 1988년, 남북관계의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온 '7·7선언'이 발표됐기 때문이다.그날 오전 9시, 노태우 대통령은 상기된 표정으로 생중계되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앞에서 7·7선언을 읽어 내려갔다. 정식 제목은
사드로 국론 분열, 정부에 책임국민에게 당당하게 설명하기보다 쉬쉬하며 부처 간 엇박자만사드 배치 명분 강화하고 한·중 관계 악화 막으려면 '북핵 해결될 때까지' 단서 붙여야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반도를 둘러싼 네 나라는 한결같이 세계 최강대국이다. 세계지도 어디를 봐도 그런 나라는 없다. 그래서 강대국들 세력 경쟁 틈에서 식민지가 되었고 분단의 고통이 벌써 71년째다.그런데 지금도 우리는 주변 대국 간의 게임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한 진단도 없고, 거기에 어떻게 대응해서 꼬여버린 역사의 매듭을 풀어나갈지
최근 탈북 종업원에 대한 인신 구제 청구를 둘러싸고, 영국의 인신 보호 절차 발달의 연혁을 들며, 불법 구금 의혹이 있는 경우 '(구금된) 인신을 법관 앞에 내놓는' 것이 적법절차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는 적법절차의 절차적 측면만을 강조하고 실체적 진실엔 눈감은 '외눈박이 인권법'의 시각이다.1987년 헌법 제12조에서 적법절차 규정이 도입된 이래 영국의 인신보호영장에 연원을 둔 체포구속적부심, 영장실질심사제도가 우리나라에도 차례로 도입됐고, 2011년 인신보호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런
1962년 7월 태평양 존스턴섬 상공 400㎞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위해 수백 킬로톤(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 위력) 위력의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켰다. 그러자 1445㎞나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교통 신호등 비정상 작동, 라디오 방송 중단, 통신망 두절, 전력 회로 차단 등 이상한 사건이 속출했다. 전기·전자 장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700여㎞ 떨어진 곳에선 지하 케이블 등도 손상됐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범인은 강력한 전자기(電磁氣) 펄스(EMP·electromagnetic pulse)인 것으로 뒤에 확인됐다.
국민의 인권을 지켜야 할 '대한민국 법'이 북한 동포의 인권을 유린하는 최악 상황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한국 당국에 강제 납치됐다는 북한 당국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탈북자들을 괴롭히는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행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 민주 사회를 위한다는 이름은 거창하지만 세계에서 자유와 인권을 가장 악랄하게 탄압하는 북한 정권에 대해 무비판·무조건적 추종 태도를 보이고 있다.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탈북을 결행한 곳은 공산 체제인 중국이다.
조선반도는 골치 아픈 지역이다. 북과 남은 늘 나에게 어려운 숙제를 안겨준다. 이달 초 조선노동당 중앙위 리수용 부위원장이 베이징을 다녀갔다. 나는 그에게서 비핵화에 관한 김정은 위원장의 달라진 입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핵-경제 병진 노선'만 되풀이했다. 조선의 젊은 지도자는 한국전쟁 때 90만명을 희생한 우리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김정은은 2013년 초 나의 주석직 취임 직전 3차 핵실험으로 내 얼굴에 먹칠을 했다. 지난해는 비무장지대에 지뢰를 매설해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막으려 했다. 이
심일 소대장 선두로 5인의 특공대가 북한군 탱크에 뛰어올라포탑의 뚜껑을 열어 수류탄을 던지고 뛰어내리자, 불길이… '빗발치는 포화 속에서 육탄 돌격으로 북한군 탱크를 부순' 고(故) 심일 소령은 6·25 호국 영웅 중 맨 첫 줄에 있다. 태릉 육사 교정과 원주 현충공원 등에 그의 동상(銅像)이 서 있다. 육군에서는 매년 가장 우수한 전투중대장을 선발해 '심일상(賞)'을 수여하고 있다.국가보훈처가 2011년 '이달의 6·25전쟁 영웅'을 제정했을 때도 첫 번째로 심일 소령이 뽑혔
막다른 골목 몰린 북한 정권, 중국 도움에 기사회생할 수도사드배치 머뭇거릴수록 혼란… 中 경제보복 현실적으로 어려워근거 없는 두려움 때문에 동맹 잃는 愚를 범해선 안 돼 붕괴로 향하는 막다른 길목에 처한 북한 정권이 중국의 개입과 도움으로 또다시 기사회생할지 모른다. 스위스의 김정은 비자금 동결과 폴란드의 북한 노동력 수입 중단 등 국제사회가 전방위로 북한을 압박하는 가운데,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6월 초 전격 방중(訪中)해 시진핑과 면담하고 관계 복원을 시도했다. 중국은 북한 붕괴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며칠 전 유명을 달리한(pass away) 무하마드 알리가 1995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1976년 그와 세기의 권투·레슬링 대결을 벌였던 일본 프로레슬러 이노키가 '국제체육·문화축전' 참석을 꼬드겼다(cajole him into taking part in it). 이노키와 인연 때문에 초청을 거절하지(turn down the invitation) 못했다.승합차에 일행을 몰아넣고(herd them in a van) '5월 1일 경기장'으로 데려갔다(shepherd them into May Day
우리 먹고살기도 힘든데 통일 꼭 해야 하냐던 질문정치·경제적 차원 이상의 정신적·靈的 문제가 통일자본주의 역사 떠받쳐주는 공동체 의식 가치 잊지 말아야 K군,잘 지내는지? 취직 시험 준비에 고생이 많겠지? 지난번 만났을 때 자네가 던진 질문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네. 솔직히 우리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통일은 꼭 해야 하느냐고.나는 통일은 단순히 정치나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에 정신적, 영(靈)적인 문제라고 믿네. 사람이 육체와 정신으로 구성된 존재라면 돈으로만 사는 것이 아님도 분명할 것이네.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국가나 민족도 마
'정말 좋은 곳이었는데….'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숨이다. 하긴 한 달 월급이 고작 8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생산성은 거의 우리 수준이다. 말까지 통한다. 그런들 어쩌랴. 이미 중단된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 주말에는 총 5200억원 규모의 입주기업 지원 대책도 발표되었다. 중단에 따른 정부의 마무리 작업인 셈이다.무릇 지난 일엔 아쉬움이 남는 법이지만, 돌이켜보면 개성공단 사업은 아쉬움투성이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공동 공단사업이니 시행착오야 당연했지만, 그래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끝나지 않는 친박·비박 싸움질… 野에 국회 권력 바치고도 계속親盧·非盧는 나름 명분이라도 본인들도 "별 명분 없다"면서굳이 더 싸워 망해가겠다면 집권당 格이라도 좀 지켜주길 대한민국은 집권당 지도부가 40일 넘게 비어 있다. 친박(親朴)·비박(非朴) 싸움 때문이다. 그렇게 싸우다 의회 권력을 야당에 거저 바쳤다. 그러고도 계속 또 싸운다. 보기 싫어도 봐야만 하는 입장에선 지겹다 못해 신물 난다. 더 한심한 건 도대체 이 사람들이 왜 싸우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거다.야당에도 비슷한 친노(親盧)·비노(非盧) 갈등이 있다
北의 광물 수출 막고 국제 금융거래 중단시킨유엔 對北 제재의 1차 성적표가 곧 나온다'북핵 반대' 외쳐온 中이 금융 제재 동참 안하면 한반도 비핵화 물건너간다 오는 6월 2일은 한국 외교(外交)의 1차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다. 올 들어 우리 정부가 총력전을 펼쳐온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첫 결과가 공개된다. 석 달 전 채택된 유엔 안보리(安保理)의 대북 제재에 대한 각국의 이행 보고서 제출 시한이기 때문이다.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초 2270호 결의(決議)를 내놨다. 북(北)이 올 들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10년 전인 2006년 평택 미군기지 조성 문제가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논란이 됐을 때 여러 차례 캠프 험프리스 지역을 취재했다. 당시 미국은 용산 기지는 물론 경기도 북부 지역 미 2사단 부대 대부분을 한강 이남인 평택 기지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미군이 한국에서 발을 빼려는 포석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평택 기지를 방문할 때마다 "미군이 정말 한반도에서 쉽게 철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6000억원 넘는 돈을 들여 새 숙소 등 20여개의 각종 빌딩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수하겠다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 논점은 제창이냐 합창이냐가 아니라 종북성향이냐 아니냐에 달려이 땅의 우파와 좌파가 가진 각자의 아픔과 콤플렉스가 합창과 제창 사이에서 다퉈 작년이나 재작년 즈음 어떤 인사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문해왔다. 나는 "노래에 무슨 주인이 있나요. 아무나 부르고 싶은 사람이 부르면 되지"라고 가볍게 답했다. 그는 "그게 아니라 국가 기념곡으로 지정해 달라는데…"라며 부연 설명했다. 나는 "노래는 말과 같아서 막을 수
北,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서 빛나는 미래 보여주겠다 약속그러나 北주민들은 강제 노역과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제재로 생계마저 위협받는 지경먹고사는 문제에 분노한 민심을 이겨낼 권력은 없다 2400만 북한 주민들이 요즘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모레(6일)부터 열리는 북한 노동당 7차 대회 때문이다. 이 행사를 앞두고 주민 총동원령이 떨어졌다. '70일 전투'라는 이름 아래 주민들을 공사장으로, 탄광으로, 농장으로 몰아넣고 강제 노역(勞役)을 시키고 있다. 북한 권력이 주민들을 닦달할 때 꺼내 드는 게
북한이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이어 다음 달 7차 당대회 행사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체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탈북자들과 관계 당국의 분석으로는 북한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민들은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 명분으로 밤샘 근무 등 노동시간 연장과 각종 시설물 건설 및 관련 비용을 떠맡아 원성이 고조되고 있다.노동신문은 최근 "전례 없는 제재 압살의 광풍에 (…) 고난의 행군을 다시 시작하여, 절해고도(絶海孤島)에서 홀로 싸울 수도 있다"며 제재로
지난 20여 년간 북한이 10여 기의 핵무기와 사거리 1만km 넘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동안, 한국은 미국에 의존한 채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 실패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발사 전 단계부터 피격 후 반격 단계까지 어느 과정에서도 확실한 대비책을 갖추지 못했다.김정은의 핵 공격을 차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발사 전에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국민의 단결된 의지 외에도 북 이동식 발사대와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탐지 능력이 필요한데 아직은 크게 미흡하다. 현재 한·미(韓·美)가 보유한 종말단계 하층방어용 미사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