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까지 탈북자들에게 붙은 명칭은 '귀순용사'였다. 미그기를 타고 넘어온 '이웅평'(작고)으로 상징되는 귀순용사는 한국 정부에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체제 우위를 선전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됐다.1990년대 후반, 북한에 대기근이 몰아닥쳤다. 북한 정부가 '고난의 행군'으로 표현하는 식량난 시대에 300만명(추정)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 중국-북한 국경지대에 탈북 사태(沙汰)가 벌어진 것은 이 무렵이다. 국경수비대의 삼엄한 경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국경을 넘은 것이다.그 이후 10년. 식
◇팔려가는 조선의 딸들/한용호AD한용호AD취재팀이 윤희씨를 만난 곳은 중국 투먼(圖們) 근처 두만강변, 보름을 사흘 앞둔 새벽이었다. 갈대밭이 비명을 질렀다. 강은 바람과 달빛으로 일렁였다. 쏟아지는 달빛에도 강 건너 마을은 어둠에 잠겨 있다. 중국·북한 국경수비대의 감시를 피해 덤불 속에 몸을 숨긴 지 네 시간. 희끄무레한 물체 두 개가 강 너머 갈대밭을 뚫고 강물에 들어섰다. 하나는 앞에 서고 다른 하나는 뒤에 섰다. 벌거벗은 사람이다.적외선 렌즈 녹색 화면 속으로 사람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아랫도리를 모두 벗은 한 남자와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대 두만강. 2007년 10월 22일 새벽, 하얗게 뜬 달빛을 받으며 문윤희(당시 25세·가명)씨가 강을 넘었다. 낯선 사내 손에 이끌려, 폭 40m도 되지 않는 검푸른 강을 건넌다. 그녀는 팔려가는 길이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중국 농촌 노총각한테 씨받이로 팔려가는 길이다. 사내는 북한의 인신매매 브로커. 매서운 강바람에 갈대가 비명을 지르는데 중국쪽 강둑에 올라선 그들, 아랫도리에 입고 있는 옷은 팬티뿐이다. 바지와 신발은 보자기에 들어 있다. 야밤에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강 건넌 탈북자임이 금방 드러난다.
3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제7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이 처음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정부는 3∼5일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고위급 회기'에 박인국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실장을 파견할 예정이다. 인권이사회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고문과 아동학대, 여성의 권리, 종교와 언론의 자유 등 인권과 관련된 전반적인 상황이 논의되며 북한 내 인권문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국 실장은 3일 기조연설을 통해 전반적인 세계인권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우리 정부의 인
“지난 해 유엔 총회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것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남북정상선언)’ 채택과 6자회담 진전에 따른 것이었다.” 통일부가 최근 발행한 ‘2008 통일백서’를 통해 지난 해 논란을 일으킨 정부의 북한 인권 결의 기권 배경을 이 같이 공식 정리했다. 작년 10월2~4일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2006년 신고.불능화 등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시한을 담은 6자회담 ‘10.3 합의’ 도출로 조성된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의 긍정적 변화를 감안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 11월21일 유엔 표결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화교 출신 탈북자들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국내로 입국했으나 '무국적' 탈북자에 대한 현행 법률과 제도의 미비로 인해 보호와 정착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무국적 탈북자' 문제가 이어지면서 관련 단체는 지난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 관련 법.제도를 정비토록 국가정보원, 법무부, 국회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권고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진척이 없다. 북한에서 중국 국적의 아버지와 북한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뒤 북한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채 '외국인
미국 국무부의 국제개발처(USAID)와 대북 보건의료지원 단체인 유진벨 재단 등 4개 민간단체가 400만달러 상당의 대북 의료지원 방안을 북한측과 최종 협의하기 위해 28일 방북한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 방송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국 국무부 산하 USAID 고위 당국자와 유진벨 재단의 스티븐 린튼 이사장 등 민간단체 네 곳의 대표들은 이번 방북에서 의료시설 발전기 지원사업에 관해 최종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USAID는 지난해 유진벨 재단과 사마리탄스 퍼스(Samaritan’s Purse
26일 열린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북한 주민 22명 북송' 사건과 관련, 북한 주민에 대한 국정원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북측의 송환 요구에 서둘러 조사한 뒤 넘겨준 것은 아닌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전원 처형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데 대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한나라당 소속의 한 정보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만철씨 가족이 귀순했을 때도 전부 다 신문을 나눠서 했다. 한 사람씩 하는 게 원칙인데, 5명씩 조를 나눠서 4~5시간 만에 조사를 끝낸 것은 문제"라고
국가정보원은 지난 8일 북한 주민 22명이 서해에서 남측으로 표류했다가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북송된 사건과 관련, "북한 주민들은 우리측과 처음 접촉했을 때부터 계속해서 북한 송환을 요구했다"고 26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당국이 북한의 송환요구를 받고 이들을 돌려보냈다는 의혹과 관련,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 의원이 말했다. 국정원은 당시 우리측 고속정이 이들이 탑승한 고무보트 2척에 다가가 귀순의사를 확인하자 이들은 "귀순의사가 없다"고 답변했고, 합동신문을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해 국제차원에서 국가와 개인의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전했다. RFA에 따르면 문타폰 보고관은 내달 유엔 인권이사회 7차 회의에 발표할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침해가 오랫동안 지속된 것은 북한 당국과 국제사회가 인권침해 행위자들의 면책 요소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거나 인간이하로 대우한 북한 정권과 당국자들에게는 그 죄를 면할 수 있는 면책특권이 주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국제적
◇유엔난민고등판무관 베이징 사무소가 들어있는 빌딩./조선DB중국 정부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베이징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탈북자들의 망명신청을 추가로 받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UNHCR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중국 당국은 UNHCR이 탈북자를 추가로 받는다면 (중국에 머물고 있는) 기존 탈북자들에게 출국 비자를 내줄 수 없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일부 소식통들은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UNHCR이 이에 묵시적으로 동
북한에서 공개적인 신앙생활은 불가능하지만 탈북자들중 극히 일부나마 북한에 거주할 때 은밀히 예배를 보는 비밀 종교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북한인권정보센터(소장 윤여상)가 국내 입국 탈북자 75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지속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에서 종교활동에 몰래 참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673명중 10명(1.5%)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비밀 종교활동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67명의 응답자중 43명(6.4%)이 “있다”고 말했고, “북한 생활 당시 성경을 본 경
◇북한 어린이들이 지난 5일 황해북도 소흥군의 한 탁아소에 앉아있다. 이 사진은 유엔 세계식량계획이 제공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어린 아이들과 임신부들을 굶주림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북한의) 계속되는 식량 불안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연합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4일 지난해 여름 홍수 피해를 당한 북한에서 올해 주민 약 600만명이 외국의 식량원조를 상시 필요로 하는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WFP에 따르면 작년 8월 홍수로 인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이 10% 이상 줄어든 결과 금년 필요
▲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올해 업무계획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활동 강화'를 6대 중점과제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노무현 정권 내내 북녘 주민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다시피 한 국가인권위원회가 드디어 입을 연 것이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이를 "북한 인권 문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해 접근해야 한다"는 이명박 당선자와의 코드 맞추기라고 이해해야 할지, 아니면 이제서야 인권위가 보편적 가치의 의미를 깨달은 것인지 의아할 뿐이다. 인권위는 2006년 12월 11일 국가인권위원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황장엽) 등 21개 탈북자 및 북한인권단체들은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지난 8일 표류중인 북한 주민 22명을 당일 북송한 사건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요구했다.이들은 "처형설이 나돌고 있는 22명의 생사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고 했다. 이 위원회 손정훈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이 아직 반응하지 않는 걸 보면 22명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허락 없이 중국에 갔다 와도 처벌받는데 몰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을 식량생산과 공급이 특별히 부족한 '외부 식량 원조가 필요한 위기국'으로 분류했다. FAO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올해 첫 '곡물전망과 식량상황' 보고서(2월호)를 통해 지난해 잇단 홍수로 인해 식량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북한을 '식량 위기국'으로 분류했다고 20일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 공급 상황은 곡물 생산 감소와 경제 봉쇄로 인해 여전히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올해도 100만t 이상을 수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
과거 서독이 통독 이전 동독 정부가 저지른 인권침해 사례를 기록한 '잘쯔기터 보고서'를 우리말로 옮긴 '서독 잘쯔기터 인권침해 중앙기록보존소'가 출간됐다. 북한인권정보센터(소장 윤여상)가 출간한 이 책의 번역을 맡은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인 이건호 박사는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남한에서도 이러한 기구가 설립되면 "통일과정에서 벌어지는 북한 당국의 인권침해 행위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며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 수집을 정부가 담당하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이하 인권위)가 올해 업무계획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활동 강화'를 6대 중점과제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인권위는 지난해 '새터민(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인권 증진'을 중점과제로 삼은 적은 있으나, 북한 인권문제 전반을 공식 중점과제로 포함시킨 것은 처음이다. 인권위는 2001년 출범 이후 줄곧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인권위는 18일 발표한 '2008년 주요 업무 계획'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지향하는 방향에서 북한 인권의 개선을 위해 국내외 동향을 분석하고
국내외 47개 단체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연합회(대표회장 김상철)는 북한 주민 22명이 지난 8일 서해상에서 우리 측에 의해 구조됐다가 북송된 사건에 대해 “진상을 전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북한 당국에 강력히 요청해 처형 또는 안전 여부를 조속히 밝혀야 한다”면서 “국회는 진상조사단을 조직, 사태의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설 연휴기간인 지난 8일 북한 주민 22명이 남측으로 표류했다가 북으로 돌려보내진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북송된 이들 22명이 전원 처형됐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이들을 단순 표류자로 본 정부의 판단이 정확했는지도 도마위에 오른 양상이다. 국정원 측은 17일 처형설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표류 및 북송 경위 = 국정원에 따르면 설 다음 날인 지난 8일 새벽 로 모(45.황해도 강령군 거주)씨 일가 친척과 이웃 등 북한 주민 22명이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표류하다 우리 측에 발견됐다. 강령군 등암리 수산사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