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석 파리특파원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년 즉위를 앞둔 나루히토 일본 왕세자를 미리 축하한 방식이 인상 깊었다. 지난달 마크롱은 나루히토를 베르사유궁으로 초청해 일본 전통 공연 노가쿠(能樂)를 함께 관람하고 국빈 만찬을 했다. 이보다 더 극진한 환대는 하기 어렵다. 일본과 프랑스의 우호 관계는 한류(韓流) 바람으로 흔들기 어려울 정도로 뿌리 깊다. 파리에서 일본문화원 연면적은 한국문화원의 9배쯤 된다. 프랑스와의 무역 규모는 일본이 우리의 2배다.프랑스뿐 아니라 다른 유럽 주요국과 관계에서도 우리는 일본의 바깥에서 맴돈다. 그게
시오노 나나미 '황금빛 로마'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이 자기를 초청한다면 자기는 'available'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available'은 상대방의 필요나 편의에 부응할 수 있는 상태라는 뜻이니 교황 개인 선에서는 수락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중세·르네상스 시대의 교황은 무소불위의 권력자였다. 그레고리우스 7세(재위 1073~1085년)는 성직자 임명권을 주장한 신성로마제국의 하인리히 4세를 엄동설한에 3일간 성문 앞에서 석고대죄하게 했다. '파문'
'재판 거래 의혹'으로 조사받는 전·현직 판사만 80여 명법관들 침묵할수록 공격 거세져… 도망 못 가는 '칠면조' 될 건가 정권현 논설위원'칠면조는 싸우다가 형세가 불리해지면 갑자기 목을 쭉 빼고 땅바닥에 드러눕는다. 이긴 칠면조는 누워 있는 놈 주변을 빙빙 돌며 위협적 자세를 보일 뿐 더 이상 공격하지 않는다. 그러나 칠면조가 인척 관계인 공작과 맞붙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칠면조가 공작보다 힘이 세고 덩치도 크지만, 날렵한 공작한테는 늘 당한다. 칠면조가 평소 싸움 룰(rule)에
文 정권, 평화 대신 군사 내주고 미국과 거리 두며 北과 손잡아 경제성장 버리고 복지·분배로'50년 一黨 독주' 막으려면 야권은 편협함·다툼 멈추고 통합 안 되면 '연합'이라도 해야 김대중 고문문재인 정권이 가는 길은 분명해졌다. 안보 면에서 '평화'를 명분으로 '군사'를 내주고 미국과의 원(遠)거리를 감수하면서 북한과 손잡겠다는 것이고, 경제면에서 성장을 버리고 복지와 분배로 가는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50년 집권'을 내세우며 일당 독주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 "앞으로 열흘을 전후해 나와 북한 쪽 카운터파트의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에게 맞는 (정상회담) 날짜와 시간, 장소를 찾으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비핵화 실무 회담을 북한이 계속 거부해 또 '정상회담 먼저'라는 순서로 가게 됐다는 뜻이다.핵 폐기를 하려면 핵 신고와 검증, 폐기의 자세한 사항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한다. 북은 그 실무 회담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미측 실무 책임자인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달 초 폼페이오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 정부는 ‘FFVD’라는 새로운 용어를 꺼내들었다. FFVD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말한다.정상회담 전만 해도 미국 정부는 ‘CVID’를 목표로 내세웠다. CVID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를 뜻하는 용어로, 미국 정부가 10여 년간
남북 고위급 회담 취재에서 탈북민 출신 기자 배제언론자유·人權의 싹 자르고 탈북민 보호라는 본업 버려북한과 '코드' 맞추는 사이 언론과 민주주의는 죽어가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이 땅의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 몸살을 앓을 줄. 그것도 마치 민주주의가 자신들의 전유물인 양 행동해온 자칭 '민주 정부'하에서. 북에서 온 손님(현송월)의 육성조차 내보내지 말라거나 정부 공식 발표를 받아 쓰라는 기이한 '신(新)보도 지침'이 산성비처럼 하늘에서 내리더니 자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51국 정상들이 참석한 브뤼셀 아셈(ASEM) 정상회의가 19일 의장 성명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도 CVID 방식으로 없애라고 요구했다. 'CVID'의 핵심은 '검증'이다. 검증하지 않으면 핵을 실제 폐기했는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다. 북한은 CVID를 극력 피하려 한다. 그런데 우리 정
아우슈비츠 희생자의 2세들, 부모 잃은 고아 1500명 보듬어우리는 정부가 '차별' 가해자로 영화 '폴란드…' 사례 참조하길 어수웅 주말뉴스부장#1. 송이(25)는 스물다섯 탈북 여성. 배우 추상미의 영화 연출 데뷔작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주연이다. 엊그제 본지 주말섹션 Why?를 통해 송이는 말했다. 남한에 오니 북한 출신이라는 건 수치더라고. 무시당하고 간첩으로 몰리고 별 수모를 다 겪었다고. 이 영화는 6·25 직후 가난했던 북한이 폴란드로 보낸 1500여 명 전쟁고아
노석조 국제부 기자비무장지대(DMZ) GP(감시 초소)에서 수색 대원으로 군 생활을 했다. 처음 DMZ에 투입되던 그날은 13년이 지났건만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노리쇠 후퇴 전진!" "격발, 이상무!" 실탄이 든 탄창을 총에 끼우고 수류탄 1발을 가슴팍에 단 채 DMZ에 들어갔다. 언제 터질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했다. DMZ는 이름과 달리 무장지대였다.이등병 시절을 보낸 243 GP는 북 GP와 765m 거리였다. "야 인마 이제 좀 일어나라"고 소리 지르면 꾸벅꾸벅 졸던 북 GP 근무자가 화들짝 깨 일어났
유석재 기자"(인력거꾼 김 첨지는) 비를 맞으면서 한 학생을 남대문 정거장까지 데려다 주고 1원 50전을 번다." 1924년 현진건이 쓴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의 한 문장. 여기서 '남대문 정거장'이란 지금의 서울역이다. 일제는 1923년 1월 남대문역 이름을 경성역으로 바꿨지만 일상에선 여전히 남대문 정거장이라 불렀다. 남대문역은 경인선 철도를 개통하던 1900년 생겨났고 지금 볼 수 있는 옛 서울역사는 1925년 신축됐다.1919년까지는 남대문역이 아니라 '서대문역'이 서울역이었
홍준기 사회정책부 기자대북 의료 지원을 놓고 한·미 양국 정부가 삐걱대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왜 결핵약 지원 등 대북 의료 지원에 정부가 소극적이냐"라는 질문을 받자 "미국이 막고 있다"며 미국 탓을 했다.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도 북한 '주민'의 건강은 걱정하지만 북한 '정권'이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무기 개발 등에 악용(惡用)할까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러 갔다가 체포, 억류되는 사
최근 韓美 이견의 근본 원인은 北 비핵화를 둘러싼 상호 不信"공조 최상"이라는 발언은 실상 모르거나 외면하는 것 강인선 워싱턴지국장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한·미 간 공조는 최상의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언론이) 한·미 공조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우국충정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이제 그만 걱정 내려놓으라"고 했다.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시점 합의에 대해 미국에서 과속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반응이었다.지난 8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국제언론인협회(IPI)가 그제 통일부가 탈북민 출신 김명성 본지(本紙) 기자의 판문점 남북 고위급 회담 취재를 막은 데 대해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탈북민에 대한 '차별 행위'로 보인다는 공개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IPI는 "김 기자를 배제한 조치는 정부가 비판을 두려워하고 긍정적 보도를 보장받기 위해 언론 자유를 짓밟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단체 회원은 세계 120국 이상의 신문·방송 발행인, 편집인과 주요 언론인이다. 이들이 보기에 탈북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종전 선언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관심사는 종전 선언이 아니라 대북 제재 완화였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7월 초 폼페이오의 3차 방북 때만 하더라도 종전 선언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북 외무성은 "종전 선언을 하루빨리 발표하는 것이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라고 했다. 미국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북은 선전 매체들을 동원해 "남조선 당국도 종전 선언 문제를 수수방관하지 말라"고 다그치기
北 미화한 리영희 "내 제자들 남측 사회 쥐고 흔든다"더니 바로 그렇게 된 현실北과 사랑에 눈이 멀면 리영희가 말했던 대로 북 核 보유 돕게 될 것 양상훈 주필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김정은이 편지에서 자신에 대한 찬사를 계속해주자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 TV가 트럼프에게 "주민을 억압하고 굶주리게 하고 이복형을 암살하는 사람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나도 안다. 나는 애가 아니다"고 했다. "나는 김정은을 정말 믿는다. 하지만
1967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한 북한 기자가 유엔군 소속 한국계 분석관에게 다가가 '남쪽으로 가고 싶다'며 도움을 청했다. 북 기자를 태운 유엔군 차량은 북한군 총알이 날아오는 가운데 남으로 질주했다.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 이수근이었다. 그는 귀순 2년 뒤 '위장 간첩'으로 사형됐다. 그러나 지난주 법원 재심(再審)은 49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통일 뒤에야 밝혀질 것 같다.▶당시 이수근 귀순은 JSA에서 남북 기자와 각국 경비병이 자유롭게 왕래했기에 가능했다. 1961
김정은, 선물로 보낸 송이버섯… 서양엔 송로버섯이 가을 別味佛서 대접받는 모렐·샹트렐… 국내에선 '싸구려 식재료' 취급 김성윤 음식전문기자올가을에는 식도락에 별 관심 없는 이들에게도 송이버섯이 화제가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기념 선물로 북한산 송이버섯을 남측에 보내면서다. 산지나 등급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북한에서 최상품으로 치는 함경북도 칠보산 송이로 추정된다.유례없는 폭염으로 씨가 마른 줄 알았던 송이가 대풍년을 맞아 가격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의 반 토막 수준이다.
통일부가 15일 판문점 우리 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통일부 기자단을 대표해 취재할 예정이던 탈북민 출신 김명성 본지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다. 전날 오후 갑자기 취재 기자 교체를 요구하더니 이날 아침 취재단 4명에서 김 기자만 제외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북측 요구는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과거 입맛에 맞지 않는 우리 측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한 경우는 있었지만,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남북 회담에 우리 정부가 먼저 특정 기자를 찍어 배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통일부 기자단은 이날 '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막기 위해 개발 중인 장거리 요격미사일(L-SAM) 발사 시험이 올 들어 계속 연기돼왔다고 한다.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 등을 이유로 4월과 6월 두 차례 발사 시험을 연기시켰다는 것이다. 북한군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우리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수백 발을 실전 배치해놓고 있다. 이런 북한 미사일을 50~60㎞ 공중에서 파괴하기 위해 우리 군은 장거리 요격미사일을 내년부터 본격 개발할 계획이었다. 이런 정부 기조라면 개발 자체가 불투명하다.국방부는 "기술적 부분과 시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