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미 CNN 인터뷰에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자체 핵개발이나 전술핵 반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북핵에 우리도 핵으로 맞서면 남북 평화가 유지되기 어렵다. 동북아 핵 경쟁도 촉발시킨다"고 했다. 청와대 안보실 차장 언급과 같은 것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 안보 상황을 남 얘기 하듯 하는 안보 책임자들의 생각이 놀라울 정도다.핵에는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핵이 개발된 이후의 진리다. 북핵에 대응해 미국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핵 대 핵'이 절대적으로 불가피하기 때문
미 국방부 동아태국 대변인은 전술핵 한국 재배치에 대한 언론 질문에 "핵 관련 사안은 비공개"라며 "이 시점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2012년엔 '전술핵 재배치 계획과 의지가 없다'고 했고, 국무부 대변인도 "전술핵은 한국 방어에 불필요하다"고 했었다. 미국 측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진 것이다. 미 국방부의 이런 반응은 지난 3일 북한의 수소폭탄 추정 핵실험 후, 백악관이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이어서 나온 것이다.아직은 미 정부의
한나라 고조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천하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참모 셋이 있었던 덕이다. 그중 하나가 백전백승의 장수 한신이다. 한신은 서양의 알렉산더나 나폴레옹에 비견할 명장이지만 이런저런 고사(故事)로도 유명하다. 젊은 시절 한신이 큰 칼을 차고 다니는 걸 보고 동네 불량배들이 시비를 건다.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가라"며 일부러 욕을 보인다. 한신은 태연하게 가랑이 사이로 기어간다. 사람들은 겁쟁이라 비웃는다. 그러나 한신은 수모를 받아들인다. 훗날의 큰일을 위해 당장의 분함을 참는 것, '과하지욕(跨下之辱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어제 국회에서 부결됐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1988년 헌재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 인사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도 처음이다. 정권 초기, 그것도 정권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청와대는 야당을 맹비난했다. 인준 부결엔 각 당의 정치적 행동에 따른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심각한 결격 사유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야당도 끝까지 반대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김 후보자는 통진당 해산
유엔 안보리의 북한 6차 핵실험에 대한 추가 제재안이 예상대로 '허풍'으로 끝났다.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에는 턱없이 미흡하다. 오히려 김정은이 국제 제재에 대한 자신감만 갖게 만들었다. 미국은 원유 공급의 전면 중단을 요구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중·러에 같은 요구를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 정권을 지키는 쪽에 섰다. 북핵 없애자고 북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이다.트럼프 미 대통령의 등장으로 유엔에서 무언가 실효적인 변화가 있으리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지만 결국 중·러의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필리핀은 지난 8일 북한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외무장관은 "경제 제재 등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전면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3~4위 교역국인 필리핀의 이런 조치는 김정은 정권에 적지 않은 심리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앞서 멕시코는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다. 멕시코는 1998년 북한 공관원이 마약을 밀반출했을 때 대사를 추방한 적이 있다. 멕시코는 이번에도 북한 집단의 국제 규범 유린을 묵과하지 않았다. 대사 추방은 단교 다음의 강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지난 주말 미국 언론 매체들을 통해서 나왔다. 미 NBC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의 독자적 핵무장, 전술핵 재배치 등의 공격적인 대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의 요청이 있으면 전술핵을 배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도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핵 억지력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대적인 저위력 핵무기를 더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미국은 그동안 미군의 전
환구시보라는 중국 공산당 선전 매체가 7일 한국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에 대해 사설(社說)을 빌려 막말 비난을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사드를 "악성 종양"에 비유하고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 아니냐"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다툼 속에서 개구리밥(浮萍)이 될 것"이란 악담을 지면에 실었다. 심지어 "한국은 넘쳐나는 절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한 기도나 많이 하라"는 조롱도 서슴지 않았다.중국의 모든 언론 매체는 중국 공산당의 선전 기관이다. 중국 공산당이 정한 지침대로 보도한다. 그중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동북아 안보가 요동치는 가운데 6일 한·러 정상회담이 열렸다. 러시아는 '원유 공급 중단'이란 마지막 남은 대북(對北) 제재 실행의 열쇠를 쥔 나라다.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이 파이프라인을 잠근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그 자리를 대체하면 소용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은 부득이하다. 러시아가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원유 공급 중단이 북한의 민간에 피해를 끼칠 것을 우려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북한의 민간이 기름이 없어 볼 피해는 걱정하고 한국의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7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사드 반대 단체들은 농기계 등을 동원해 도로 점거 농성을 하며 "온몸으로 막겠다"고 했다. 이들이 내세웠던 전자파 괴담(怪談)은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는 게 확인됐는데도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 처음부터 전자파는 핑계였고 사드가 북한에 불리하고 중국이 싫어하니까 반대한 것이다.지난 3일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성주 일반 주민들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한다. 사드 반대 단체들은 5일 오후 300여 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실제
1962년 7월 태평양 존스턴 섬 상공 400㎞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위해 수백 킬로톤(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 위력)의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켰다. 그러자 1445㎞나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교통 신호등 비정상 작동, 통신망 두절, 전력 회로 차단 등 이상한 사건이 속출했다. 전기·전자 장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700여㎞ 떨어진 곳에선 지하 케이블 같은 것도 손상됐다. 핵이 폭발하면 폭풍·열·방사능 피해만 생기는 걸로 알고 있던 과학자들은 당황했다.▶원인은 강력한 전자기(電磁氣) 펄스(EMP·electromagne
삼성전자·SK 하이닉스 등 반도체 2개사를 뺀 상장기업들의 올 상반기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무역 흑자도 40% 가까이 줄었고, 제조업 가동률은 8년 만의 최저로 떨어졌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조선·섬유·금속·가전 등의 주력 제조업들이 일제히 정체에 빠졌다. 반도체와 함께 부동의 '투 톱'이던 자동차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와 생활 경제도 어둡다. 자영업·소상공인 등 서민경제가 활력을 잃은 지 오래고 청년 취업난은 나아질 줄을 모른다.몇
문재인 정부가 북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안보 정책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권과 지지층 내에서 금기시되던 조치들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일시적인 것인지, 근본적 전환인지 좀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래도 취임 후 거의 처음으로 국가 안보 수호자와 군 통수권자의 면모를 느끼게 한다.문 대통령은 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를 언급하면서 북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과 북한 해외노동자 송출 금지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에너지와 외화 공급을 끊자는 얘기다.
언론노조 소속 KBS 조합원 1800여 명이 적폐 청산 및 경영진 퇴진을 내걸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 KBS 또 다른 노조도 7일부터 파업한다. 이들의 파업이 놀라운 것은 KBS가 국가기간방송이자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이기 때문이다. 대형 재난이나 국가 비상 상황을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려야 할 의무와 책임을 진 이들이 북핵 사태를 외면하고 있다. 지난 3일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직후 미국 CNN, 일본 NHK,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방송사들은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KBS는 그 시각 방송 중이던 '전국노래
북한이 증폭핵분열탄 내지는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하면서 사태는 새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가히 '9·3 사태'라 할 만한 사변이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북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남한을 공격할 핵미사일은 완성됐다는 뜻이다. 그 핵도 그냥 핵이 아니라 너무나 치명적인 수소폭탄급이다. 대한민국 레드라인(금지선)을 짓밟은 데 이어 조만간 미국 레드라인을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고 보는 것이 냉정한 분석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과제가 북핵 위기라는 것은 정부 출범 전부터 예견된 일이다. 그런데 4개월이 돼 가는 지금 외교·안보는 새 정부의 가장 큰 취약점이란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지난달까지 북한이 9차례 미사일 도발하는 동안 외교·안보 담당자들이 보여준 대응은 미덥지 못한 것을 넘어 정말 비상사태가 닥칠 때 이들이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까지 일게 했다.미국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도 그렇다. 방미 중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8월 30일 미국 측에 전술핵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송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아베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해 "이웃 국가에 대한 폭거(暴擧)"라고 했다. 이번 IRBM은 19년 만에 일본 영공을 통과해 일본을 충격에 빠뜨렸다. 두 정상은 또 북한에 대한 압력을 극한까지 높여 북한이 스스로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북 도발 직후에는 강경하게 반응하다 시간이 흐르면 유화 메시지를 내놓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 어제 문 대통령이 사용한 용어도 보통 강한 표현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말한 대로 지금
북한이 어제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 상공 통과 미사일은 19년 만에 처음이다. 북은 또 다른 때와는 달리 중장거리 미사일을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 고도 550㎞로 2700㎞를 날려보냈다. 여러 면에서 북 도발이 전환점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등 완벽한 ICBM 기술을 획득할 때까지 기술적 신뢰도 제고를 위해 시험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이번 사태는 이낙연 총리가 규정한 대로 '차원이 다른 중대한 도발'이다. 김정은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사
29일 새벽 6시 2분. 일본 홋카이도와 동북(東北) 지역 12현(縣) 전역에 긴급 대피 경보가 발령됐다.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된 것 같습니다. 지하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가 이 지역 모든 주민 휴대폰으로 경보음과 함께 일제히 발신됐다. 북한이 일본 상공 너머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불과 5분 뒤였다. 행정 단위별로 사이렌도 울렸다. 재난 주관 방송 NHK도 이 소식을 전국에 즉각 알리기 시작했다. 유도 경기를 내보내던 TV아사히를 비롯해 거의 모든 민영방송도 즉
북한이 지난 26일 새벽에 쏜 발사체 3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국방부가 어제 밝혔다. 이는 청와대가 "북한의 발사체는 개량된 300㎜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한 것이 잘못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 발사체에 대한 청와대 발표가 이틀 만에 틀리게 돼 신뢰도가 크게 손상됐다. 이 문제는 이래도 되는 사안이 아니다.북한의 26일 도발 직후, 미국과 일본은 물론 러시아까지도 유엔의 규제를 받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했다. 하지만 유독 청와대만 이를 방사포라고 공개 추정하며 그 의미를 축소하려고 했다. '전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