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신들을 '세계 최악의 인권국'으로 낙인한 미국의 연례 인권보고서에 대해 2년째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지난 11일 '2007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조직적인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는 나라들"중 하나로 지적하고 "여전히 심각한 인권침해들이 무수히 자행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북한은 중국 등과 달리 21일 현재까지 직접적인 반박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인권보고서가 발표된 뒤 각종 매체를 통해 러시아(16일 평양방송), 중국(18일 조선중앙방송), 방글라데시와 수단(19일 평양방송),
태국 정부와 한국 정부 사이에 놓인 탈북자들의 섬. 태국 이민국 외국인수용소는 또 하나의 인권 사각지대다. 태국 정부는 조속한 한국 송환을 요구하지만 한국 정부는 준비 부족을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다. 태국과 한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탈북자들은 적게는 2개월, 많게는 5개월 동안 외국인수용소 생활을 견뎌야 한다. 이들은 의식주(衣食住)의 불편함은 물론 각종 벌금 및 자릿세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하나원을 퇴소한 김광주(이하 가명·여·32)씨는 “생명을 건 탈출과정 만큼이나 힘겨운 것이 태국 이민국 생활”이라고 말했다. ◆한국으
◇ 새벽 어둠을 방패삼아 강을 건너온 건장한 사내, 그는 북한의 인신매매 브로커 강철(가명,27)이다. / 한용호 AD2007년 9월 20일 새벽 2시. 가는 비가 내린다. 국경수비대 건물을 지나 두만강으로 내려갔다. 강둑은 콘크리트로 깨끗하게 정리됐다. 10m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둠만이 몸을 숨길 수 있는 유일한 방패막이다. 북한 인신매매 브로커 강철(가명·27)씨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나타났다. 옷은 비닐에 넣어 테이프로 묶었다. 옷이 젖으면 북한으로 돌아간 직후 다른 이의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입 속에서 비닐
◇인간 사파리 관광에서 관광객이 북한 주민을 향해 소시지를 던지고 있다. 주민이 받아먹자 중국인 뱃사공이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이학준 기자 arisu01@chosun.com 압록강 하구에 있는 중국 도시 단둥(丹東). 밤이면 강 저쪽 신의주는 어둠에 잠기고, 이쪽은 화려한 네온사인이 불을 밝힌다.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식당, 탈북자들의 은신처, 한국 기업인들, 출장 나온 북한 당 간부…. 남과 북이 뒤섞여 있는 공간이다. 장맛비가 일주일 동안 퍼붓던 2007년 8월 9일 그 도시에서 취재팀은 기이한 관광을 경험했다
국경지대 백성들은 구경거리로 전락했다. 그리고 국경을 지켜야 할 군인들은 밀수꾼으로 전락했다. 국경 경비를 포기한 것이다. 취재팀이 만난 한 조선족이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인 곳이 바로 중-조 국경"이라고. 가난한 나라의 국경. 돈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판다. 여자도, 마약도.중국의 한 국경도시, 2007년 6월 17일 밤 10시. 마약 밀매상인 탈북자 김상만(가명·51)씨를 만났다. 그는 질 좋은 북한 마약을 매우 안전하게 건네 받는다고 자랑했다. "해군 경비정이 운반한단 말이야." 오늘은 김씨가 경비정을 만나는 날이
미국 상하의원 8명은 중국 내 탈북자들의 제3국 출국을 지원해달라는 서한을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최근 발송했다.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과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 등 8명의 상하원 의원들은 반기문 총장에게 보낸 지난 18일자 서한에서 베이징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보호 아래 묶여 있는 17명의 탈북자들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조속히 출국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UNHCR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는 이들 탈북자는 한국 헌법상 한국민의 권리가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의 출국비자 거부로 최대 2년간이나 베이징을
◇미국정부에 의해 최초로 난민자격으로 미국망명이 허용된 탈북자들이 제3국에서 이동하고있는장면이 두리선교회에 의해 공개되었다./조선일보DB미국 정부가 지난 1월 이민법원의 재판과정을 거치지 않고 망명국 심사만을 통해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 부부의 망명 신청을 승인한 것으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9일 전했다. 이 방송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여성 이모(44)씨와 남편인 유모(46)씨가 지난 1월16일 미국 국토안보부 이민국(USCIS)으로부터 망명 승인을 받았다"며 "이민법원의 재판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망명국 심사만을 통
◇2006년 8월 24일 '불법 입국죄'로 처벌받게 될 탈북자들이 태국 방콕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태국 이민국 경찰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중국과 미얀마 등지를 통해 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는 모두 4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연합자료사진동남아를 경유해 국내로 들어오는 탈북자가 최근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동남아의 한 국가로부터 지난 1월 ‘유입되는 탈북자의 숫자가 늘어나니 한국으로 더 많이 데려가 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이 국가로부터 한 번에 50여 명씩 들어오던 탈북자가 이달 중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자들의 77%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es)는 17일 공개한 ‘탈북자들의 이주(移住) 경험: 중국에서의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탈북자 1346명을 인터뷰한 결과 응답자의 51%는 부분적 ‘외상(外傷)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26%는 심각한 PTSD를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PTSD는 전쟁, 천재지변, 화재, 신체적 폭행,
태국 정부가 지난 1월 우리 정부에 “태국 내의 탈북자를 희망하는 만큼 대규모로 데려가라”고 통보했지만 정부는 국내 수용 규모와 보안 유지 등을 이유로 “한 번에 70명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외교부와 통일부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지난 1월 “한국 정부가 희망하는 대로 탈북자 이송을 허용키로 했고, 현재의 소규모 이송방식이 아니라 (태국내) 이민국수용소의 과밀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정도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 1월 당시 태국 이민국수용소에는 적정 인원 120여명의 세 배가 넘는 400여
영국 정부가 지난해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415명가운데 130명에게 난민지위를 인정하고 거주권을 발급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8일 전했다. 이 방송은 정보자유법에 근거해 영국 내무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인용, 특히 지난해 10~12월에는 245명이 집중적으로 망명을 신청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이들 대부분은 한국 국적 탈북자로 알려져 있다고 말하고, 망명 신청 415명은 부모를 따라 영국에 입국한 미성년자는 제외된 것이어서 실질적인 신청자 규모는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가운데 심사 결과 난민지위를 거부당한
◇1960년대에 주한미군으로 복무중 북한으로 탈영한 혐의를 받고있는 찰스 젠킨스씨가 일본인 아내 소가 히토미여사및 두딸과 함께 2004년 6월18일 신병치료차 일본행 비행기를 타고 도쿄의 하네다국제공항에 도착하고있다."탈영병에다 매국노, 공산주의 선전영화 스타를 미국의 애국자라고 할 수 있나?"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주한미군 중사로 1965년 탈영, 월북했다가 40년만인 2004년 아내의 고향인 일본에 정착한 찰스 로버트 젱킨스(68)의 삶이야 말로 이 질문에 대한 해답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젱킨스는 최근 출간한
◇2007년 5월 11일 태국 치안 라이주 치앙 사엔 경찰서에 구금된 탈북여성들/연합자료사진지난해 노르웨이에 72명이 탈북자라며 망명을 신청했으나 그중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거주권을 발급받은 탈북자는 7명에 불과하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VOA는 노르웨이 정부 이민국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노르웨이 정부에 탈북자라며 망명을 신청한 사람이 2006년 26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VOA는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노르웨이에서 탈북자라는 사람들 다수는 이미 한국 국적을 가졌거나 탈북자로 위장
중국을 탈출하는 길은 험난하다. 탈북자의 선택은 크게 4가지다. 중국에서태국, 중국에서 라오스, 중국에서 몽고, 직접 한국으로 날아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한국으로 가는 길을 보장하는 국가들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탈북자들은 제3국을 거쳐 태국 혹은 라오스로 간다. 결국 2번의 밀입국을 해야만 자유를 찾을 수 있다. 한때 탈북자의 주요 탈출 경로였던 몽고로 가는 길. 이 탈출로는 최근 경비가 심해졌다. 몽고를 통해 한국으로 가는 방법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만난 한 길 안내자는 “태국, 캄보디아
미국의 샘 브라운백(Brownback·공화당) 상원의원은 13일 미 의회에서 조선일보사가 제작한 탈북자 관련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 일부를 시청한 뒤, "보다 많은 탈북자들이 미국으로 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에 온 탈북자가 37명에 불과하다"면서 "미 의회는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초당적(超黨的)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백 의원은 이날 북한자유연대(NKFC)의 수전 숄티(Scholte) 회장 등
◇취재팀이 윈난산을 넘을 때 신었던 신발과 취재장비 배낭. 18시간 동안 산길을 걷고 강에 빠지는 바람에 엉망이 됐다. 라오스 국경마을에 버리고 왔다. /정인택 PD rjs0246@chosun.com조선일보 특별취재팀이 탈중 전 과정에 동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에 반대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탈(脫)중국으로 완결되는 탈북의 전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취재는 반드시 필요했다.취재팀은 2007년 8월 15일부터 11월 2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중국 탈출 길에 동참했다. 탈북자와 똑같은 신분으로
◇2007년 8월 21일 탈북자들이 중국과 라오스의 국경인 윈난산을 넘고 있다./한용호 AD hoyah5@chosun.com2007년 8월 21일 새벽 0시30분, 중국 윈난성(雲南省) 윈난산 기슭. 중국인 길 안내자가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짐을 챙겨 따라오라.” 이영화(가명·여·19)씨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전 재산을 털어 탈출 비용을 마련한 엄마 생각이 났다. 바로 며칠 전 북한을 탈출해 아직 중국 은신처에 몸을 숨기고 있는 동생 얼굴도 떠올랐다. “반드시 살아야 해.” 일행은 모두 11명. 숨어 지내던 탈북자 8명, 취재팀
"'창피'를 잊고 살아요." 북한 어법(語法)으로 "창피한 일을 워낙 많이 해서 그냥 잊어먹는다"라는 뜻이다. 이영화(여·19)씨에게 서울은 낯설다. 영화씨는 지난 6일 동사무소에 가서 임시 신분증을 받고,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중국에서 쓰던 이름 '이영화' 대신 북한에서 아버지가 지어준 본명이 찍혀 있다. "손가락 도장을 찍으니까 다 끝났다고 하더라고요." 신분증을 받던 날, 서울 나들이를 했다.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도 봤고 청담동도 봤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모든 게 어색했고요. 앞으로
19살 이영화씨는 2006년 두만강을 건넜다. 한 해 먼저 두만강을 건넌 엄마 박순심(41)씨는 옷 수선을 하며 돈을 모아 딸을 탈출시켰다. 오늘은 2007년 8월 16일. 전날 탈북에 성공한 남동생 영규(17)와 함께, 가족은 이날을 절대 잊지 않기로 했다.북한에 살던 한 가족이 선양(瀋陽)이라는 중국 도시에서 함께 모이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 그리고 오늘, 영화씨가 중국을 탈출한다. 딸의 출발 시간은 오후 8시. 가족은 둘러앉아 식사를 했다.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영화씨는 짐을 둘러멨다. "딸은 잘 다녀오겠습니다." 웃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