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그제 미 하원 청문회에서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을 완료하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한·미 군사 훈련 축소와 궁극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 외국인 투자도 미군을 따라 철수하고 (한국) 엘리트와 기업들 역시 따라 떠날 것이라는 게 북한의 계산"이라고 했다. 1960년대 중반 남베트남과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는 얘기다. 그는 이것을 '김정은의 로드맵'이라고 했다.태 전 공사는 불과 1년 2개월 전까지 북의 고위급
우리 국민 7명을 포함한 어부 10명이 북한에 끌려가 6일간 억류돼 있었는데 정부는 북한의 송환 발표를 보고서야 나포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우리 어선이 나포된 어장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 있는 공해다. 이곳에서 어선이 실종됐다면 북한 나포 가능성까지 상정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2010년에 같은 사례가 있었다. 그런데도 군은 국방장관에게 어선 실종 사실을 보고하지도 않았다. 북방 지역 조업은 당국이 말리는 것이다. 그러니 선주 측은 거짓말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해경은 "괜찮다"는 선주 측 말을 믿고 초기에 소극
한국과 중국 정부가 11월 10~11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 (아·태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전에 사드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 한다. 이르면 이번 주중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야 베트남에서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 부담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작년 7월 한·미의 사드 배치 공식화 이후 계속돼온 중국의 사드 보복도 끝날 전망이다.한·중 협상과 관련, 한국이 중국에 사실상 사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런 적반하장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근시안적으로 갈등 해소에만 매달리거나
방미 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미국외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친북 좌파 세력 때문에 한·미 동맹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북한의 위협보다 더 두려운 위기의 본질"이라고 했다. 또 "과거 주한 미군 철수를 외치고 사드 배치 반대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현재 한국 정부의 주류"라고도 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현 정부를 '친북(親北)'으로 규정해 비난한 것이다. 홍 대표는 전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한제국이 망할 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구한말 고종 황제'에 비유해 비판하기도 했다. 야
한국과 중국이 '시진핑 2기' 출범을 계기로 사드 갈등 출구를 찾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사드 문제로 중국의 핵심 이익이 침해된 것을 한국이 인정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訪中)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를 합의문으로 만들어 발표하자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양국이 사드 갈등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문 대통령 방중이 시급하다고 해서 사리에 맞지 않는 합의를 '항복문서' 제출하듯이 할 수는 없다.사드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의 궁여지책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쪽 안산(鞍山)의 산줄기에 '스미스 능선'이란 별칭(別稱)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이곳에선 6·25 때 북한군과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연합군은 연희 고지 전투에서 이겨 중앙청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아군 피해도 컸다. 특히 미 해병 5연대 D중대는 전멸하다시피 해가며 고지를 탈환했다. 중대장 스미스 중위는 마지막 돌격을 이끌다 전사했다.▶주한 미 육군의 핵심인 의정부 미 2사단 기지는 '캠프 레드 클라우드'라고 불렀다. 인디언 출신으로 6
일본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그제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했다. 연립 공명당까지 합치면 3분의 2 의석을 훌쩍 넘겼다. 5년간 집권해온 아베 총리가 일본 최장기 총리로 가는 발판을 놓았다. 특히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이겼다. 아베 총리는 이번에 축적한 힘을 바탕으로 미국과 호흡을 맞춰 중국을 견제하는 한편 임기 중 '전쟁 가능한 나라'로 가겠다는 숙원을 이루려 할 것이다.중국 시진핑 주석은 24일 끝나는 당대회를 통해 사실상의 1인 체제를 구축했다. 중국은 덩샤오핑 이래 주요 정치 지
다음 달 방한(訪韓)에 앞서 5일 방일(訪日)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베 일 총리와 골프 회동으로 3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아베가 방미(訪美)했을 때 골프를 함께 하며 우의(友誼)를 다진 바 있다. 당시 27홀 골프와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모두 함께한 것은 정상회담 역사에 이례적인 일로 기록돼 있다. 트럼프는 6일 미·일 정상회담 후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 참석한다.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 일본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안팎에 강하게 발신하는 것이다. 북에 의해 납북돼
어제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당의 19차 당 대회가 개막, 시진핑 집권 2기가 출범했다. 당 총서기, 국가주석, 당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시진핑은 오는 25일 선출되는 상무위원들과 함께 앞으로 5년간 더 중국을 이끌게 된다. 이번 당 대회가 어떤 형태로 결론이 나더라도 시 주석의 권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異見)이 없다. 지난 5년간 시 주석은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비견될 정도로 당내 권력을 확고히 했다. 군권(軍權)도 확실하게 장악했다. 일각에서 '시 황제'라는 별칭이 거론될 정도다.시 주석은 이날 '중
[오늘의 주제: 한반도 북핵 위협 최고조… 對北 옵션으로 급부상한 전술핵 재배치]기자가 본 전술핵 재배치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 전술핵무기를 다시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8월 국회 운영위에서 "전술핵 도입은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는 명분을 상실하게 된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지난달 15일 "전술핵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을 우리도 깨뜨리자는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달 27일 여야 4당 대표와 만나
우리나라에는 재외동포를 위한 공용 숙소, 접대용 쉼터, 적응용 연수원 같은 다목적 공간이 없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한인대회'나 '한상모임' 등도 호텔 같은 일반 행사장에서 개최된다. 이러다 보니 재외동포들의 애족심, 애국심, 애향심이 점점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재외동포 1세대는 '손님'이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 피눈물을 삼켜가며 고향의 논밭과 혈육의 품에서 떠나야 했던 시대의 희생자들이다.그런데 조국 대한민국이 이들을 홀대하고 있다. 과거 86 아시안게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일 매티스 국방장관과 북한의 향후 도발 시 사용할 군사적 옵션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매티스 장관 보고와 논의의 초점은 어떤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핵무기 위협을 막기 위한 다양한 옵션"이라는 발표까지 했다. 그 즈음 전략폭격기 B-1B 편대는 동해뿐만 아니라 서해에서도 폭격 훈련을 벌였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의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에도 이와 비슷한 무력감을 토로한 바 있다. "우리에게 (
지난해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가 해킹당했을 때 A4용지 1500만장 분량의 군(軍) 정보가 북으로 유출된 사실이 1년 만에 드러났다. 특히 김정은 참수(斬首) 작전이 포함된 '작전계획 5015'를 비롯, 2~3급 군사기밀이 대거 북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 넘어간 작계 5015엔 한·미가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이 한반도에 도착하기 전에 특수전 부대와 미사일 등을 동원해 북한 지도부를 타격하는 참수 작전이 포함돼 있다. 참수 작전 대상자에게 참수 작전 내용이 흘러들어 갔다. 충격을 넘어 이게 나라이고, 군대냐
영국의 권위 있는 맨부커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이름이 한 편의 신문 기고로 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엊그제 뉴욕타임스에 '미국이 전쟁을 얘기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북핵 문제에서 비롯된 작금의 한반도 전쟁 위기에 대한 생각을 쓴 글이다. 그는 외국 언론이 보는 것처럼 한국인들이 전쟁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점증하는 (미·북 간) 말의 전쟁이 실제 전쟁으로 발전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그가 한반도 위기 상황을 보는 관점이다.▶한강은 모든 전쟁은 인간을
2013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은 북한계 테러리스트들이 한국 국무총리 일행으로 위장해 백악관을 장악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워싱턴이 공습받자 미 대통령과 각료들이 한국에서 온 국무총리 방문단과 함께 지하 벙커로 급히 피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 등장한 지하 벙커는 백악관 이스트윙(동쪽 건물) 지하에 만들어져 비상사태 때 미 핵심 지휘부가 집결하는 곳이다.▶'대통령 비상작전센터(PEOC)'가 정식 명칭인 이 벙커는 '워 룸'(War Room)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대통령이 전시(戰時)에 주요 기관과 군을 지휘하는 국가지도통신망이 핵EMP(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핵폭탄이 고도 30~100㎞에서 터지면 강력한 EMP를 발생시켜 광범위한 지역의 모든 전자기기를 망가뜨린다. 전력과 통신이 끊어지고 수돗물과 지하철 등이 멈춘다. 자동차, 항공기, 배가 고철이 된다. 한마디로 나라를 석기시대로 되돌릴 무서운 무기다. 북은 이미 핵EMP 공격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나라가 군 최고사령관의 지휘 시설까지 무방비로 방치해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가 '설마 공화국
1983년 5월 어린이날 중국 민항기가 춘천 미군기지에 불시착했다. 우리 전투기들이 길을 터줬다. 중국 선양을 이륙한 민항기는 상하이로 갈 예정이었지만 납치범 여섯이 대만행(行)을 요구했다. 기장이 몰래 평양으로 향했지만 납치범들이 알아채고 협박했다. 민항기는 북한 영공을 지나 휴전선 쪽으로 꺾었다.▶미확인 비행체 출현에 우리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고 휴전선을 넘어온 민항기를 춘천 미군기지로 안내해 착륙을 유도했다. 중국 민항기는 1시간 넘게 북한 영공을 누볐지만 그쪽 전투기들은 이륙하지 않았다. 대공포 경고사격 같은 대응도 없었다.
문정인 안보특보의 발언이 또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 특보는 26일 10·4 선언 10주년 기념강연에서 '문재인 정부의 남북 군사회담 제의에 미국이 엄청나게 불쾌해했고 당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했다. 그러자 방미 중인 강 장관의 특파원 간담회에서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반박하면서 "(왜 말이 다른지는) 문 특보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손발을 잘 맞춰도 시원치 않을 외교·안보 라인 핵심에서 또 엇박자가 났다. 처음이 아니다. 대북 특수부대 창설이 잘못됐다고 한 문 특보를
[기자가 본 유엔 대북제재]오늘의 주제: 북한 핵·미사일 도발 강해지는데… 대북 제재는 솜방망이인가 필수조치인가 2006년 7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권고적 성격의 대북 제재안 1695호를 처음 채택했다.그러나 북한은 석 달 뒤 1차 핵실험을 했고, 안보리는 유엔 헌장 제7장 '평화에 대한 위협'을 인용해 대북 제재 결의(1718호)를 채택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평화의 파괴 및 침략행위'에 해당되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비(非)군사적 강제조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혁신 성장은 소득주도 성장 전략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혁신 성장의 개념을 조속히 정립하고 집행 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혁신 성장은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 중 하나이지만 '소득주도'를 위한 정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완전히 소외돼 있었다. 그러다 이제 대통령이 이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뜻을 비친 것이다. 같은 날 고용부 장관도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인정했다. 새 정부 국정철학에 관여했던 인사들도 소득주도만으론 안 된다는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