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식 정치부 기자올해 연평도 포격 도발(11월 23일) 8주기는 '조용히' 지나갔다. 추모식은 열렸지만 정부가 아닌 해병대사령부 주관이었다. 보도 자료는 일부 지역 매체에만 배포했다. 해병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연평도 포격 상기 훈련'을 실시했지만 실사격은 없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씨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아들의 희생이 잊히는 것 같다"고 했다.더구나 북한은 우리 추모 행사까지 맹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7일 '불순한 망동, 높
검찰은 지난 3일 법원 구속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 일이 논란이 되자 검찰은 "법 규정에 따랐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핑계다. 검찰 예규에는 도망 또는 남에게 위해(危害)를 가할 우려가 있거나, 난동을 피울 가능성이 높을 때만 제한적으로 수갑을 채울 수 있게 돼 있다. 이 전 사령관은 구속영장 실질 심사 직전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자진 출석한 뒤 검찰 직원들과 법원으로 이동했다. 도망칠 사람이 검찰·법원에 제 발로 찾아갔겠나.이 전 사령관은 "잘못이 있다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영화가 참 직관적이네."옆에서 소곤대는 소리가 들렸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서는 길이었다. 메시지가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다는 뜻으로 들렸다. 좋게 말하면 직관적이지만 솔직히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요즘 극장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국가 부도의 날’ 이야기다. 전반적으로는 수준급 영화다. 외환위기 당시 서민들이 겪었던 고통과 절망을 비교적 잘 묘사했다. 중소기업 사장 한갑수(허준호)를 중심으로 당시 한국 사회에서 벌어졌던 부도, 파산, 해고, 자살 등의 어두운 기억을 생생하고 현실감있게 되살렸다.반면 주
北, 세계 각국서 빚 독촉 받는데도 채무 상환 관심 없이 외부 탓만經協 외 한국도 빌려준 돈 1조원… 서울 오면 "빚 갚겠다" 약속해야 리 소테쓰 일본 교토 류코쿠대 교수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서울을 방문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온다고 해도 누구나 쌍수 들고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김정은이 대남(對南) 도발 관련 사과는커녕 여러 도움에 일언반구 감사조차 않은 탓도 있다.19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한국의 대북(對北) 지원 규모는 3조원(2조9879억원·현금과 현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 "지금까지 북한으로부터 연락 온 게 없다. 언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번 주일 수도, 아닐 수도 있고 당일치기일지 혹은 그보다 길어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면서 "갑자기 온다고 결정되면 프레스센터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저희도 어떻게 준비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 비서실장은 "북측과 전화가 되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을 텐데…"라고도 했다. 김정은이 정말 답방 여부를 계속 고민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무역의 날' 축사에서 '수출 1조달러 시대'를 열자며 "제조업이 다시 활력을 찾아야 한다"며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 번 발휘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포용국가' 비전도 비중 있게 언급했지만 약 14분간의 축사 대부분을 수출 확대와 산업 경쟁력 이슈에 할애했다. 개방과 통상, 제조업 강국, 시장 개척, 수출 역량 같은 용어를 써가며 "정부도 무역인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했다.모두 기업인들이 정말 듣고 싶어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말이 어색하
北은 답방을 對南 시혜로 보고 그만한 대가와 맞바꾸려 할 것비핵화 않고 버티겠다는 金, 무리하게 오게 만들려면"제재 해제" 대변하면서 비핵화에 부담만 주게 될 뿐 김창균 논설주간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까지 날아가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난 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답방이 이뤄져도 괜찮다'는 양해를 얻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이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건 "김정은 답방을 온 국민이 쌍수를 들고 환영해 줄 것으로 믿는다"는 국내용 메시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순방
韓日의원연맹 탈퇴, 군사 정보 차단 주장 등 일본 내 여론 최악올 10월 대법원 징용 판결 후 계속 손 놓다간 큰 禍 겪을 것 정권현 논설위원사고나 재난으로 피해가 예상되는데 "별일 아닐 거야"라고 뭉개다가 참사가 반복되는 이유를 사회심리학자들은 '정상성 편견(normality bias)'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과거 여러 번 경험했다는 기억에 사로잡혀 더 큰 위기에 직면하고도 자기 편한 대로 상황을 인식하려는 심리적 경향은 '경험의 역(逆)기능'에 속한다. 일본을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이런
"초청장 달라"는 교황의 말은 방북할 명분과 여건 만들라는 뜻교황이 질색할 점 즐비한 北에서 종교 자유·인권 문제 해결이 과제 김한수 종교전문기자"교황님께서 남북 평화를 위해 축복과 기도를 여러 번 보내주셨고, 여건이 되면 방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셨는데, 한인 동포 사회와의 깊은 인연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G20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아르헨티나에서 교포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이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교황 방북 불씨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배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가는 전용기에서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제 제재 틀 속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북 제재와 무관하다'고 해왔던 남북 철도 연결 착공에 대해서도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앞서 한·미 정상회담 후 청와대는 "두 정상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기존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그러나 문 대통령은 불과 얼마 전 유럽에선 대북 제재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하고
김정은의 서울 방문에 정권 命運 건 듯한 분위기… 답방이 '마법'이라도 되나경제·대외 여건 악화되는데 親與 세력까지 덜미 잡아… 멸시·조롱당하는 정부 될 수도 김대중 고문문재인 대통령이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김정은 서울 답방 문제로 노심초사하던 그 시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민노총 등 50여 단체가 '문재인의 역주행'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문 정부가 지금 안팎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명색이 G20 통상 회의인데 문 대통령
손진석 파리 특파원"저 프랑스 남자 촛불 집회에 열심히 나오던 사람인데…." 파리의 한국 교민들은 그를 한눈에 알아봤다. 북한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베누아 케네데라는 프랑스 고위 공무원이 지난달 25일 체포되자, "그때 그 사람이다"는 말이 쏟아졌다.케네데는 프랑스 상원에서 근무한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엘리트다. 2년 전 이맘때 그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파리의 촛불 집회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올봄에는 세월호 4주기 추모제에도 참석했다.케네데는 익히
올해 김정은 세 차례 訪中 후 北 근로자 유입, 전력 공급 늘어中의 대북 영향력 확보 전략에 '비핵화 시계' 2년 전으로 후퇴 최유식 중국전문기자백두산 남쪽 산록에 있는 중국 지린성 창바이조선족 자치현은 대표적 북·중 밀수(密輸) 루트이다. 압록강 상류를 사이에 두고 북한 혜산을 마주 보는 지역으로, 강폭이 좁은 곳은 30~40m 남짓해 쉽게 건널 수 있다.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던 1990년대에는 이곳을 통해 북한산 목재가 대량 밀수됐다. 목재가 고갈된 뒤에는 약초와 수산물 등이 들어왔다. 북한산 마약이 유입된 적도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운두령로에는 이승복기념관이 있다. 기자가 졸업한 초등학교에서 약 14㎞ 떨어진,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곳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 학교에서 매년 이승복기념관으로 견학을 갔다. 북한 무장공비가 당시 아홉 살이던 이승복 어린이와 그 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상황을 묘사한 영상이 나올 때마다 엄숙해지곤 했던 주변 분위기가 생각난다.언제부턴가 소년이 공비 앞에서 외쳤다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란 말은 실은 "나는 콩사탕이 싫어요"였다는 우스갯소리로 바뀌었다. 반공의 상징이던 소년은 수업 시간에 선생님조차
北은 '사실상 핵 국가' 노리는데 한국은 소련 옆 핀란드로 전락北核 협상 표류할 공산 높은데 현실 대비 없이 非核化 꿈만 꾸나 강인선 워싱턴 지국장올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파생됐던 미·북 대화의 동력은 이제 거의 다 소진됐다. 새로운 대화 동력을 찾아내 비핵화를 위해 한 발 내딛지 못하면 그 사이 북한은 '사실상 핵국가'인 파키스탄 모델에 한 발짝 더 다가설 것이다. 그것은 한국이 핵국가 옆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하는 '핀란드화(化)'의 길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뜻이다.냉전시대
허망하게 실패한 소득 주도 실험에 헛돈 쓰더니이젠 과장된 '경협 대박' 환상을 퍼트리고 있다 박정훈 논설실장왜 그렇게까지 북한을 못 도와줘 안달일까 하는 궁금증에 통일부 장관이 답을 내놨다. 대북 제재가 풀릴 때까지 "우리가 뒷짐 지고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 강연에서 그는 "한민족이니 무조건 우리에게 (경협) 기회가 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북한이 칼자루를 쥐었고 아쉬운 쪽은 우리인 양 말했다. 국토부 장관도 조바심을 숨기지 않는다. "북한 철도 사업을 한국만 할 수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미
검찰이 이명박 정부 때 국방부의 제주 해군기지 홍보 활동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제주 기지 공사가 본격화한 2012년 국방부 대변인실이 홍보 활동을 했는데 일부 홍보 자료가 당시 여당으로 흘러 들어가 야당 공격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캐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국책 사업에 대해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 경우 해당 부처가 그 필요성을 설득하는 홍보 활동을 벌이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좌우 특정 정파의 이데올로기에 따른 사업도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남북합의로 무인기 무력화 논란 최경운 논설위원1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9·19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10~40㎞ 이내에서 항공기 비행이 금지됐다. 비행 금지 대상에는 무인 정찰기(UAV)도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우리 군의 사단급 무인 정찰기 1세트(비행체 4대)가 처음으로 실전 배치됐다. 하지만 비행금지구역 확대로 인해 사단급 무인기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공격용 무기는 줄이되 감시·정찰은 확대한다는 군비 통제의 초보적 원칙을 위배해 군사적 안정을 더 위태롭게
노석조 국제부 기자이란 화폐 '리알'의 모든 지폐 앞면엔 긴 수염을 늘어뜨린 한 노인의 초상화가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1979년 민중 봉기를 일으켜 친미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반미(反美) 이슬람공화국을 세운 루홀라 호메이니이다. 타계한 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혁명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그이지만 요즘만큼 면이 안 서는 때도 없을 것이다. 본인 얼굴이 그려진 리알화(貨) 가치가 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어서다.2012년 달러당 2만리알에 거래되던 리알화는 2016년 5만리알까지 치솟았고 올 11
장일현 국제부 차장엉뚱하지만 이런 상상을 해본다. 남북한 특수부대원이 종합격투기(UFC) 옥타곤 링에서 일대일로 맞붙는다면 누가 이길까. 서로 세계 최강급이라고 하니 결과가 궁금하다.국방 분야를 10년 가까이 취재한 기자로서 우리 군 전투력이 허풍이 아님을 믿는다. 국회 국정감사 때 특전사에서 본 시범은 오랫동안 못 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격파 시범 때 벽돌과 대리석판, 병 파편이 날아다녔다. "와!"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질끈 동여맨 머리띠 아래로 피가 흐르는 요원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적을 때려눕히는 겨루기 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