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 "좋은 뉴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입으로는 이쪽저쪽 가능성이 반반(半半)인 것처럼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마음속 저울은 좋은 뉴스가 아닌 쪽으로 기운 듯한 기류를 느낄 수 있다.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이라며 선뜻 반긴 것과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미 국무부 대변인은 "(남북이) 대화를 원한다면 그들의 선택"이라며 "(미국은) 남북대화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
평창올림픽이 5주 앞으로 다가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서울올림픽은 세계의 변방이던 'KOREA'를 지구촌 중심으로 옮겨놓은 역사의 무대였다. 외환 위기와 2000년대 이후 국가적 정체기를 거치며 다시 한 번 도약이 필요했던 우리는 3수(修)를 하는 지난한 노력 끝에 다시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그것도 선진국들만의 올림픽이라는 동계올림픽이었다.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을 넘는 국가를 뜻하는 '30-50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고 한다. 경제력과 인구를 동시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 자문위원회가 만든 헌법 개정안 초안이 공개됐다. 헌법개정특위는 국회 공식 위원회다. 여기서 참고하려고 전문가 53명을 통해 11개월간 만든 안이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공식적 개헌안이다. 그러나 455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보면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입이 벌어진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국가 기본 원리인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워버렸다. 헌법에 '자유민주'는 두 번 나온다. 전문(前文)에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라 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북한의 김정은이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곧 남북 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 대화에서 북측이 참가 조건으로 한·미 훈련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미 훈련은 패럴림픽과 시기가 일부 겹친다.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1~2주일 정도 연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이 완전 중단을 요구하고 우리가 이를 일부라도 수용하면 심각한 사태가 된다. 전(前) 주한 미군 사령관은
미국 CIA가 북핵 ICBM 완성 시한으로 꼽은 것이 3개월이라는 보도가 나온 지 한 달이 돼간다. 새해 봄까지는 무슨 결판이 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미국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하고 마주 앉아 한반도 문제를 요리할 수도 있고, 군사 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위기를 남의 일처럼 보고 있다.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지난 12월 28일 통일부 '청산위원회'는 개성공단 중단과 5·24 대북 제재를 "전(前) 정권과 전전(前前) 정권의 초법적 조치"라며 잘못된 일인 양 평가했
지금 활동 중인 '적폐 청산위원회'는 29개 부처에서 모두 39개라고 한다. 위원들은 대부분 정권 지지파거나 좌파 성향이다. 청산위원회들이 전(前) 정권의 과오를 발견했다며 앞다퉈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이 일상화됐다. 심지어 국익, 국민 생명과 직결된 외교·안보 사안까지 이런 국내 정쟁(政爭)적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통일부 청산위는 28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마치 잘못된 일인 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개성공단 인력을 인질 삼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불가피
북한 김정은은 1일 신년사에서 다음 달 평창올림픽을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라며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제안은 지난 11월 ICBM 으로 평가받는 화성-15형 발사 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것이다. '핵 무력을 완성했고 돌이킬 수 없게 됐으니 대화하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일 중국과 러시아 기업이 북한에 석유류를 몰래 조직적으로 팔아온 사실을 관련 계약 문서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기업이 연간 최대 10만t의 경유와 수천t의 휘발유를 중국 기업을 거쳐 북한의 청진이나 남포항으로 실어주는 내용이다. 중국 기업은 중개료와 함께 돈세탁 수수료도 챙겼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 제재를 비웃으며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해 왔다. 이런 식의 밀거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이런 거래엔 항상 중국과 러시아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파나마 선적 유조선 '코티&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가 28일 전(前) 정권의 개성공단 폐쇄, 전전(前前) 정권의 5·24 대북 제재조치가 적법 절차 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적폐청산 TF' 중 하나다. 박근혜 정부에서 있었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2016년 1월 북의 4차 핵실험과 이어 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따른 것이다. 사태가 위중한데 북을 제어할 유일한 국가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박 대통령의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당시 김정은의 행태로 볼 때 개성공단 파견 인력의 인질화 가능성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꼭 2년 전에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중대한 흠결' '보편적 원칙에 위배' '피해 당사자와 국민 배제'라고 비판했다. 말만 보면 합의 파기와 재협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다만 청와대는 합의 파기와 재협상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한·일 위안부 합의는 '불가역적'이란 비외교적 표현이 들어가는 등 문제도 있지만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분명히 진일보한 측면도 있다. 비
요즘 평양에선 한국 아침 드라마 '역류'가 인기라고 한다. 첫회를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드라마다. 북한에 한류(韓流)가 거세지면서 서울의 최신 드라마가 평양에 도착하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정은 집권 초만 해도 2주일쯤 걸렸지만 지금은 1주일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손톱만 한 마이크로 SD카드(32기가) 한 장에는 고화질 드라마 12편이 들어간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밀반입하는 업자들은 입 천장에 SD카드를 붙이는 방법으로 국경 단속을 피한다. 일단 유입된 드라마·영화·노래는 북한 전역의 400개 넘
중국 선박이 서해상에서 북한 화물선들에 유류를 싣는 밀수 행위가 포착됐다고 한다. 또 홍콩 등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유령 회사가 GPS 수신기, 안테나를 포함해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사들이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북의 자체 기술로는 미사일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만들 수 없다. 중국을 통해서 이 부품들이 흘러들어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 이렇게 크게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가 효과를 낼 수 없다. 앞으로 북의 추가 도발로 유엔에서 대북 원유 공급 감축 결의가 나온다고 해도 중국의 뒷구멍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국회 재난안전대책특위에 출석해 북핵 사태 관련 대피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미국 선제공격 시 예상되는 북한 보복 공격에 대비한 훈련에 대해 "정부가 나서 위험을 조장하는 오해와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며 거부했다. 그는 "비상 대피 계획은 있지만 정부가 집행하기엔 부담이 크다. 국민이 납득해주고 필요성을 공감할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을 하고 북이 대남 보복 공격을 하는 사태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지금 누구도 그 가능성을 '0'
국내 10위권의 가상 화폐 거래 회사가 해킹을 당해 파산하게 됐다. 저장돼 있던 가상 화폐의 17%를 탈취당했다. 가상 화폐 거래 회사는 예금보험공사의 투자자 보호를 못 받기 때문에 손실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 이 회사는 몇 달 전에도 북한 해커에게 자산 37%를 탈취당해 모든 고객의 계좌 잔액을 37%씩 감액했다. 수십 곳에 이르는 국내 가상 화폐 거래 회사는 법적으로는 신고만 하면 설립할 수 있는 통신 판매 업체에 불과하다. 컴퓨터 한 대만 놓고도 거래 회사를 차릴 수 있다.가상 화폐 거래 회사는 대부분 자본금이 수천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18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향후 미국 외교·안보 전략의 근간(根幹)이 된다. 이 보고서는 "압도적인 힘으로 북한의 침략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고,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수단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명시했다. 대북 군사 옵션을 명문화한 것이다. 보고서는 또 "일본, 한국과 미사일방어(MD)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전쟁 불가'를 최우선으로 천명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을 정면으로 거부한
청와대는 17일 "우리의 안보적 이익을 확실히 보호했다" "사드에 따른 경제 문제가 해소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3박 4일간 국빈(國賓) 방중 성과를 자평했다. 청와대는 중국과 '북핵 4대 원칙'에 합의한 것을 성과라고 했다. 4대 원칙 중 한반도 전쟁 불용과 한반도 무(無)핵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등 세 가지는 1993년부터 중국이 24년째 되풀이하는 주장이다. 여기에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추가됐을 뿐이다.특히 '한반도 전쟁 불용'은 말
국정원은 북한 해커 집단이 지난 4월과 9월 두 곳의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76억원어치를 탈취해간 증거를 찾았다고 한다. 현재 가치로 무려 9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가상 화폐 거래소 회원 3만여명 정보를 해킹해 60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해킹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이제 가상 화폐 탈취에도 나선 것이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면서 국내엔 2년 새 100여개의 가상 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하루 거래량이 6조원을 넘어 코스닥 시장보다 커질 만큼 급속하게 팽창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불거지는 이상 징후가 심상찮다. 청와대는 11일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로 양국이 '결합한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중 양국은 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 첫해 국빈(國賓) 방중 당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후 역대 모든 대통령이 이를 모델로 '첫해 국빈 방중→공동성명 발표' 를 관례로 삼아왔다.정부는 10·31 한·중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13~16일)을 앞두고 중국 측의 사드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그제 베이징에서 열린 심포지엄 연설에서 "양국 관계는 사드 문제로 한동안 냉각됐으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에 우호적 협력 정책을 펴고 대외적으로는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 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내용을 표명함으로써 중국과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3불(不)' 내용을 하나씩 거론하며 그것을 지키라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11·29 미사일 도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구체적 근거가 없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언급한 기술적 문제를 거론하며 북의 ICBM 기술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CNN 앵커가 "모두가 (위험한 상황만 회피하려)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에 파묻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했다. 맹수에게 쫓기는 타조가 머리만 모래에 박고서 이제 안전해졌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반박이다.CNN 앵커의 '타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