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활동 중인 '적폐 청산위원회'는 29개 부처에서 모두 39개라고 한다. 위원들은 대부분 정권 지지파거나 좌파 성향이다. 청산위원회들이 전(前) 정권의 과오를 발견했다며 앞다퉈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이 일상화됐다. 심지어 국익, 국민 생명과 직결된 외교·안보 사안까지 이런 국내 정쟁(政爭)적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통일부 청산위는 28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마치 잘못된 일인 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개성공단 인력을 인질 삼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꼭 2년 전에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중대한 흠결' '보편적 원칙에 위배' '피해 당사자와 국민 배제'라고 비판했다. 말만 보면 합의 파기와 재협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다만 청와대는 합의 파기와 재협상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한·일 위안부 합의는 '불가역적'이란 비외교적 표현이 들어가는 등 문제도 있지만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분명히 진일보한 측면도 있다. 비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가 28일 전(前) 정권의 개성공단 폐쇄, 전전(前前) 정권의 5·24 대북 제재조치가 적법 절차 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적폐청산 TF' 중 하나다. 박근혜 정부에서 있었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2016년 1월 북의 4차 핵실험과 이어 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따른 것이다. 사태가 위중한데 북을 제어할 유일한 국가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박 대통령의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당시 김정은의 행태로 볼 때 개성공단 파견 인력의 인질화 가능성도 있었다.
중국 선박이 서해상에서 북한 화물선들에 유류를 싣는 밀수 행위가 포착됐다고 한다. 또 홍콩 등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유령 회사가 GPS 수신기, 안테나를 포함해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사들이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북의 자체 기술로는 미사일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만들 수 없다. 중국을 통해서 이 부품들이 흘러들어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 이렇게 크게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가 효과를 낼 수 없다. 앞으로 북의 추가 도발로 유엔에서 대북 원유 공급 감축 결의가 나온다고 해도 중국의 뒷구멍으
요즘 평양에선 한국 아침 드라마 '역류'가 인기라고 한다. 첫회를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드라마다. 북한에 한류(韓流)가 거세지면서 서울의 최신 드라마가 평양에 도착하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정은 집권 초만 해도 2주일쯤 걸렸지만 지금은 1주일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손톱만 한 마이크로 SD카드(32기가) 한 장에는 고화질 드라마 12편이 들어간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밀반입하는 업자들은 입 천장에 SD카드를 붙이는 방법으로 국경 단속을 피한다. 일단 유입된 드라마·영화·노래는 북한 전역의 400개 넘
국내 10위권의 가상 화폐 거래 회사가 해킹을 당해 파산하게 됐다. 저장돼 있던 가상 화폐의 17%를 탈취당했다. 가상 화폐 거래 회사는 예금보험공사의 투자자 보호를 못 받기 때문에 손실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 이 회사는 몇 달 전에도 북한 해커에게 자산 37%를 탈취당해 모든 고객의 계좌 잔액을 37%씩 감액했다. 수십 곳에 이르는 국내 가상 화폐 거래 회사는 법적으로는 신고만 하면 설립할 수 있는 통신 판매 업체에 불과하다. 컴퓨터 한 대만 놓고도 거래 회사를 차릴 수 있다.가상 화폐 거래 회사는 대부분 자본금이 수천만~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국회 재난안전대책특위에 출석해 북핵 사태 관련 대피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미국 선제공격 시 예상되는 북한 보복 공격에 대비한 훈련에 대해 "정부가 나서 위험을 조장하는 오해와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며 거부했다. 그는 "비상 대피 계획은 있지만 정부가 집행하기엔 부담이 크다. 국민이 납득해주고 필요성을 공감할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을 하고 북이 대남 보복 공격을 하는 사태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지금 누구도 그 가능성을 '0'
트럼프 미 대통령이 18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향후 미국 외교·안보 전략의 근간(根幹)이 된다. 이 보고서는 "압도적인 힘으로 북한의 침략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고,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수단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명시했다. 대북 군사 옵션을 명문화한 것이다. 보고서는 또 "일본, 한국과 미사일방어(MD)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전쟁 불가'를 최우선으로 천명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을 정면으로 거부한
국정원은 북한 해커 집단이 지난 4월과 9월 두 곳의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76억원어치를 탈취해간 증거를 찾았다고 한다. 현재 가치로 무려 9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가상 화폐 거래소 회원 3만여명 정보를 해킹해 60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해킹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이제 가상 화폐 탈취에도 나선 것이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면서 국내엔 2년 새 100여개의 가상 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하루 거래량이 6조원을 넘어 코스닥 시장보다 커질 만큼 급속하게 팽창
청와대는 17일 "우리의 안보적 이익을 확실히 보호했다" "사드에 따른 경제 문제가 해소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3박 4일간 국빈(國賓) 방중 성과를 자평했다. 청와대는 중국과 '북핵 4대 원칙'에 합의한 것을 성과라고 했다. 4대 원칙 중 한반도 전쟁 불용과 한반도 무(無)핵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등 세 가지는 1993년부터 중국이 24년째 되풀이하는 주장이다. 여기에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추가됐을 뿐이다.특히 '한반도 전쟁 불용'은 말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불거지는 이상 징후가 심상찮다. 청와대는 11일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로 양국이 '결합한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중 양국은 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 첫해 국빈(國賓) 방중 당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후 역대 모든 대통령이 이를 모델로 '첫해 국빈 방중→공동성명 발표' 를 관례로 삼아왔다.정부는 10·31 한·중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13~16일)을 앞두고 중국 측의 사드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그제 베이징에서 열린 심포지엄 연설에서 "양국 관계는 사드 문제로 한동안 냉각됐으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에 우호적 협력 정책을 펴고 대외적으로는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 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내용을 표명함으로써 중국과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3불(不)' 내용을 하나씩 거론하며 그것을 지키라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11·29 미사일 도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구체적 근거가 없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언급한 기술적 문제를 거론하며 북의 ICBM 기술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CNN 앵커가 "모두가 (위험한 상황만 회피하려)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에 파묻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했다. 맹수에게 쫓기는 타조가 머리만 모래에 박고서 이제 안전해졌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반박이다.CNN 앵커의 '타조'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 "북핵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는 전날에는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했다. 전 미 합참의장이 며칠 전 북의 미사일에 대해 "무서워 죽을 지경"이라고 하더니, 미국 정부가 본토 서해안 지역에 북 미사일 요격용 사드 부대를 추가 배치할 수 있는 부지를 물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지금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백악관 최고위 당국자 입
신의주 건너편 중국 무역 도시인 단둥에서 북쪽으로 30㎞쯤 가면 바싼(八三) 유류 저장소가 나온다. 대북 송유관이 시작되는 곳이다. 여기서 평안북도 정유 시설인 봉화화학 공장까지 연결된 30.3㎞의 송유관으로 연간 100만t가량의 원유가 흘러들어 간다. 중국이 이 송유관을 몇 달만 잠가도 북한은 큰 타격을 입는다. 북핵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3일 "북한 경유 가격이 지난달 초보다 60%, 휘발유 가격은 25%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 현역 중장인 그는"확실한 것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할 때마다 나아지고 있다"며 공개 석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11·29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향상된 기술을 입증했는데 이를 "가장 크고 시급한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북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도발 다음 날 러시아 하원 대표단을 만나 '핵보유국 지위 인정받는 조건으로만 미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했다. 북이 75일간 도발을 하지 않으면서 정부 내에선 대화 기대감이 일었으나 헛된 생각이었음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미 연합 훈련을 일시 중단하자는 검토도 했다는데 일방적 기대였을 뿐이다. 북은 누가 뭐라든 핵 무력 완성이라는 자신들 시간표대로 갈 뿐이다. 그때까지 한국 정부의 제안이나 구상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북핵 레드라인에 대해 '핵 ICBM의 완성'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이 선을 넘
국가정보원이 대공(對共)수사권을 통째로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29일 공개했다.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및 '불고지죄'와 관련된 정보수집도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이 할 수 있다며 업무 범위에서 제외키로 했다. 국정원 이름도 '대외(對外) 안보정보원'으로 바꾼다. 진보 좌파 인사가 다수인 '국정원 개혁위' 권고안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인 내용이다.국정원이 간첩 수사 과정에서 증거 조작 등을 저질러 신뢰도에 스스로 먹칠한 것은 사실이다.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군 병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사건을 북측에 알리고 있다고 한다. 영화보다 극적인 병사의 귀순 과정과 치료 상황 등을 매일 전파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우리의 비대칭 전력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6월 귀순한 북한 최전방 부대원은 탈북 동기로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 탈북자들이 전하는 한국의 발전상을 들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번 JSA 귀순은 바로 등 뒤에서 조준 사격을 당하면서도 탈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북한군 심리
지난 13일 북한군 병사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는 과정은 자유를 향한 기적의 대탈주였다. 어제 유엔군사령부가 공개한 CCTV와 열상 감시 장비(TOD) 영상을 보면, 귀순병을 추격하던 북한 경비병들은 손에 잡힐 듯한 가까운 거리에서 동료의 등 뒤로 총질을 시작했다. 귀순병이 군사분계선(MDL)을 지나 남측으로 완전히 넘어온 뒤에도 조준 사격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추격조 중 한 명은 분계선을 넘기도 했다. 귀순병이 쓰러진 뒤에도 확인 사살하듯 발포했다. 귀순병이 탈출해 살아난 것 자체가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