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결국 열병식을 했다. 그런데 지난해 김일성 105회 생일 열병식보다 규모와 시간이 줄었다고 한다. 김정은 집권 후 처음으로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았고 외신 기자들도 부르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을 이용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흔들려는 입장에서 열병식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수위를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녹화 방송에서 미국 타격용 ICBM 화성-14·15형을 공개했다. 올림픽으로 세계 이목이 한반도에 쏠린 틈을 이용해 한반도 주인은 핵을 보유한 김정은이라고 선전하겠다는 의도는 바뀌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9일 한국에 온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3대째 이어가며 한반도 북쪽을 70년간 통치해온 김씨 일가 구성원이 대한민국 땅을 밟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여정은 북 왕조 체제의 속성상 사실상 2인자라는 얘기도 있다. 한때 김정은의 애인이었다는 소문이 났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도 왔다. 김정은이 평창올림픽에 자신이 가진 자원을 총력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북측 대표단에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여행
펜스 미 부통령이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앞서 해군 제2함대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같은 날 서울에선 탈북자 4~5명을 만날 예정이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도 동행한다. 펜스 부통령은 알래스카 미사일방어 사령부와 주일(駐日) 미군 기지를 거쳐 8일 한국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펜스 부통령의 일정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김정은 집단에 어떤 환상도 갖고 있지 않으며 올림픽을 이용한 그들의 기만 작전에 속지 않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미국 기자들에게 "단
평양 시내 서쪽 대동강 기슭에 45m 높이 언덕이 있다. 서울로 치면 양화대교 옆 절두산쯤 되는 위치와 높이라 할 수 있을까. 김일성 생가(生家)가 있는 곳이어서 북한에선 성지(聖地) 중 성지다. 여기 서면 대동강과 주변의 만(萬) 가지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만경봉(萬景峰)이라 부른다.▶북한은 1959년부터 재일 동포 북송 공작을 시작해 동포 약 10만명을 데려갔다. 소련 배를 이용하다 1971년부터 자신들의 3500t급 배를 투입했다. 이 배 이름이 '만경봉'이다. 이름만 봐도 북한이 이 배를 얼마나 중히 여겼
정부가 2020년부터 쓸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위해 마련한 집필 기준 시안(試案)에 '북한의 6·25 남침'과 '북한 세습 체제' '북한 주민 인권'이란 표현이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6·25 남침과 북한 인권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부터 10년 넘게 집필 기준에 들어 있었으나 이번엔 빠졌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을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민주주의'로만 규정한 시안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추가로 확인된 사실이다.현행 교
최근 한·미가 '평창 이후'와 관련,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노출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대화 모멘텀이 지속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펜스 부통령 방한(訪韓)이 중요한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평창 이후 미·북 대화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2일 "(대북) 전략적 인내 시대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하러 (평창에) 가는 것이다. 북이 완전히 핵 탄도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모든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낙마했다. 한국 정부의 아그레망(임명 동의)까지 받은 미 대사 내정자가 바뀌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 문제는 그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빅터 차가 북한에 제한적 타격을 가하는 이른바 '코피(bloody nose) 전략'을 놓고 백악관에 우려를 제기했고, 한·미 FTA 폐기 위협에도 반대했다"고 했다.실제 빅터 차는 낙마 보도가 나온 직후 이 신문에 '제한적 타격이라도 김정은의 군사 보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고문을 보냈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국정 연설에서 "우리의 기업과 일자리, 국부(國富)를 해외로 내몬 경제적 굴복의 시대는 끝났다"며 더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들을 취해 나갈 뜻을 재천명했다. 지난주 보호주의 공세로 다보스 포럼을 뒤집어 놓았던 트럼프의 발언 수위가 더 높아졌다. 이날 미 상무부는 한국산 기계부품에 최대 45% 관세를 부과하는 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타깃은 중국이라고 한다. 중국은 지난해 2800억달러의 대미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미 흑자가 중국의 15분의 1도 안 되는 한국이 더 타
저자세 親北 외교, 엇박자 對美 외교, 비굴한 親中 외교, 역주행 積弊 청산국민들, 현 정부에 본질적 의문 품어… 非核化 없이 남북 대화 집착하고미국을 '장애물'처럼 취급한다면국민 불안·두려움 더 부추길 것 김대중 고문문재인 정권 8개월을 겪어보면서 사람들은 묻기 시작했다. '나라와 국민을 도대체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인가?' '북한과 무엇을 어디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미국은 이 땅을 떠나는 것인가? 그러면 이 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북한의 계속적인
예정대로 내달 4일 금강산 공연이 열렸다면 통일부는 여기에 필요한 발전용 경유 1만리터가량을 북한으로 보낼 계획이었다. 평창올림픽 관련 북측 지역 행사는 북이 편의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지만 북은 '전기와 무대 장비까지 모두 남측이 해결하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북에 경유를 보내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 어긋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8월 북에 원유·경유 등 유류(油類)를 제공하는 어떤 주체도 제재할 수 있는 '적성국 대응법'에 서명했다. 미국의 동의를 받지 못하
최근 미국의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로 이례적이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5일 "(6·25전쟁이 끝난) 1953년 이래 대북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남아있고, 오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미 해병대 사령관은 "(북한과 전쟁이) 일어나면 힘든 전장(戰場)에서 매우 물리적이고 폭력적인 육박전이 될 것이므로 모두 정신적으로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미 CIA 국장은 이틀 연속으로 북에 대해 언급하며 대북 '비밀 작전'을 확대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전 같으면 비공개적으로 조심스럽게 거론되던 말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혈서(血書)를 쓰는 북한군 간부가 속출했다고 한다. 김일성이 생전에 강조했다는 '조국 통일'을 피로 쓰며 충성심을 강조하려는 '집단 쇼'였다. 충성 경쟁을 하지 않으면 실제 목이 달아나는 체제니 그럴 만도 하다. 집단적 광기가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까지 있었다.▶일본 도쿄의 간다묘진(神田明神) 신사에선 정월이면 속옷만 입고 냉수를 끼얹는 '세신(洗身) 의식'을 치른다. 묵은해의 몸과 마음을 정화(淨化)한다는 뜻이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 끌려가 욕을 당한 조선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일어나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정치보복을 한다고,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사과하고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측은 "지난 2009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화재 방지 관련 법안이 당시 한나라당 반대로 무산된 것이 화재 참사를 키웠다" "밀양 현장에 경남도지사가 없는 것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대선 출마하면서 후임 지사를 뽑지 못하게 꼼수를 썼기 때문"이라고 했다.야당 주장처럼 사건 사고 때마다 내각이 물러나야 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7일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인 내달 8일 개최되는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대해 "평창올림픽과 무관하며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최근 평창 개막과 열병식이 겹친 건 '우연'이라고 했다. 북한은 2015년 사실상 건군절을 4월 25일(김일성 유격부대 창설)에서 2월 8일(정규군 창설)로 바꿨지만 열병식은 4월에 해왔다. 그러다 올해부터 2월로 바꾼 것이다.지금 북한은 열병식에 1만2000여명의 병력을 동원했고 평양 인근에 길이 200m와 50m의 대형 은폐 시설을
지난달 초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한 빌딩에 11인조 국내 보이그룹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 얼굴이 걸렸다. 전광판 8개에 사진과 영상, 축하 메시지가 떴다. 한국 팬클럽이 그의 스물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내보낸 광고였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K팝 팬들이 자기 스타들을 알리기 위해 타임스스퀘어 광고에 돈을 쏟아붓는다"고 보도했다.▶그런 포브스도 '한국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까지는 생각 못했을 것이다. 22일과 23일(뉴욕 현지 시각)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에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가 나갔
요즘 통일부 정례 브리핑에선 매일 '이렇게 북한 하자는 대로 해줘도 되느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24일에도 북한이 평창 개막식 전날 대규모 열병식을 하는 것에 대해 '우려 표명 계획이 없느냐' '한미는 훈련 연기도 했는데 너무 저자세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런 걱정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개막식에 참석할 펜스 미 부통령은 "김정은이 평창올림픽 메시지를 하이잭(hijack ·납치)하는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그는 또 "올림픽이 2
어제 미국 사는 친구 전화를 받았다. "정현이 누구야? CNN에 종일 나오네. 한국 뉴스라면 매일 북핵 아니면 평창올림픽에 온다는 북한 사람들 이야기뿐이더니…."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정현이 무결점 플레이로 유명한 세계 테니스 전 랭킹 1위 조코비치를 이긴 이야기는 세계를 놀라게 한 화제였다. 엄동설한인데 테니스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고 한다.▶사람들은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정현이 조코비치를 이긴 것하고 2002년 월드컵 축구 4강에 오른 것하고 어느 게 더 어려운 건가?"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현송월 단장 일행이 서울역에 도착할 무렵인 지난 2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한 사람들이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인공기와 한반도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불태웠다. 집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고 소화기로 불을 껐다. 아무리 북한이라고 해도 대화하고 협상해야 하는 현실적 실체인 이상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무엇을 불태우는 식의 자극적이고 과격한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그런데 이에 대한 경찰의 조치가 납득하기 어렵다. 경찰은 이 집회를 신고하지 않았
23일 우리 대표단이 방북해 북 마식령 스키장 등을 살펴본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는 잘하면 북핵 해결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올림픽이 끝나면 북핵 위기의 현실을 곧바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남북대화의 채널이 열려 있다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그 대전제는 강력한 대북(對北) 제재를 그대로 준수함으로써 김정은으로 하여금 다른 계산을 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것 자체가 대북 제재를 무력화시켜 보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의 남북대화를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현송월이 말하거나 웃는 장면은 찍거나 공개하면 안 된다는 (남북) 합의가 있었나'란 기자들의 질문에, "북측에서 그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언론 자유가 말살된 북한 왕조에서나 있을 수 있는 황당한 내용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북의 이 요구를 거절하지 않은 듯하다. 정부는 현송월 일행 활동 중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 외에는 일체의 취재를 막고 정부 촬영 영상만 제공했다. 국정원 직원이 기자들에게 "(현송월이) 불편해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말라"고 했던 것도 같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