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때 왔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미국과 대화하겠다'고 한 사실이 1일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과 외교부 차관이 지난 28일 민주당에 밝힌 내용이다. 이것은 북이 습관적으로 해오던 주장과 같은 것이 아니다. 북핵 사태의 결정적 고비에서 비핵화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비핵화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대한 언급이다. 북은 "예정대로 한·미 연합훈련이 이뤄지면 수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민주당 참석자들도 인정했지만 정부는 이날도 함구로 일관했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7일 돌아갔다. 사흘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그를 만났다. 그러나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사실상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다. "비핵화 관련 대화가 있었다" "북한도 미국과 대화할 용의를 밝혔다"는 비공식 발표 정도다. 통일부 발표는 "남북 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는 게 전부다. 야당에서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열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서훈 원장 등 출석을 요구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찬을 가졌고, 26일 점심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만났다. 김영철 일행의 26일 나머지 일정은 전체가 비공개로 돼 있어 누구와 만났는지는 알 수가 없다.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한국에 온 미국과 북한 실무진들이 미·북 간의 실질적 대화를 위한 예비 접촉을 가졌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을 만났을 때 북한 비핵화를 언급했으며 김영철은 특별히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고 경청했다고 청와대는 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訪南)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 대표단을 1시간 동안 만났다.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에서 북측이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用意)'가 있음을 밝혔다고 했다. '북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도 했다. 청와대가 추가 설명도 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아 북 대표단이 어떤 조건에서 '미북 대화 용의'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북한이 22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남측에 파견한다고 통보해 왔다. 통일부는 "남북 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訪南)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결론부터 말해서 정부는 김영철이 대한민국 영토를 밟게 해서는 안 된다. 2010년 3월 26일 북의 정찰총국장이었던 김영철은 우리 병사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爆沈)을 주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10년 5월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때 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변국과의 공조 또는 협조를 통한 외교적 운신이 긴요하다는 공감대 한편에 안보 딜레마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강'의 목소리도 높다.자강은 '自强' 또는 '自彊'으로 쓴다. 自强은 말 그대로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自彊으로 쓸 때에는 自强과는 다른 속 깊은 철학적 의미가 있다. 自彊은 역경(易經)의 '천행건 군자이자강불식(天行健, 君子以自彊不息)'에서 유래했다. 천행
1905년 9월 19일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장녀 앨리스가 인천항에 내렸다. 고종이 내준 전용열차가 서울에 도착하자 황실악단이 미국 국가(國歌)를 연주했다. 앨리스가 탄 가마가 숙소까지 향하는 길가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휘날렸다. 고종은 성대한 오찬을 베풀었다. '귀빈들의 국가는 한인(韓人)의 앞날에 큰 힘을 발휘할 것이 분명하다.' 대한매일신보는 1면 논설로 앨리스 방한에 기대를 보냈다.▶고종이 스물한 살 '앨리스 공주'를 국빈 대접한 이유는 루스벨트가 자신을 도와줄 구세주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미국 펜스 부통령과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북측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북측이 회담 두 시간 전에 취소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전후 사정을 보면 북측이 펜스 부통령을 만나 봐야 얻을 게 없다는 분위기를 파악하고 지레 포기했다는 쪽에 가깝다.1월 말쯤 북이 먼저 '만나자'는 뜻을 전해 왔다고 한다. 미국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북한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던 것도 이런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펜스 부통령은 '북은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야욕을 완
민주당은 20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원내대표는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해 "독불장군식"이라고 했고 정책위의장은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당당하고 결연한 대응"을 주문하자 가세한 것이다. 청와대 경제수석도 나섰다. 과거 같으면 양국 담당 부처 수준에서 해결했을 통상 문제가 대통령과 정부 전체, 여당에까지 번졌다. 지금까지는 관심도 없는 듯하다가 갑자기 벌어지는 일들이다.통상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전후해 북한이 벌인 여러 일들을 '환영'
한국의 외교·안보·통상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육·해·공에서 '대북 제재 예외'를 만든 것과 달리 미국은 대북 봉쇄 고삐를 더 죄고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납치'를 우려했던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핵 완전 포기까지 독재 정권에 최대의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18일 "(김정은은) 북핵 해결을 외교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면서도 "북이 (대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새로운 제재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이렇
일본 관방 부장관은 16일 "한·미 연합훈련은 결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북한은 일본·아시아·미국 등 전 세계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가 이런 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미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일 한·일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한·미 연합훈련 연기 반대 발언에 대해 "그 문제는 우리 주권과 내정에 관한 문제인 만큼 총리께서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한 것에 대해 일본이 해명 겸 반박을 한 것이다. 아베 총리가 14일 트럼프 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도 했다. 지난 10일 김정은이 정상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했던 것보다 더 신중한 발언이다. "남북대화가 미국과 북한의 대화로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한 것이 바로 그 '여건의 성숙'이다. 김정은에게 '미·북 비핵화 대화에 나서야 남북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역(逆) 제의'와 같다.
국정 농단 사태의 장본인 최순실씨가 13일 1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앞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중형(重刑) 선고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씨는 앞서 대학 입시 비리 관련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합쳐 23년간 복역해야 한다. 최씨가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과 충격은 이만큼 막중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최씨는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과 대사 등 공직 인사에 개입했으며, 대통령 참모들을 동원해 기업에서 돈과 이권을 뜯어냈고, 대통령 강요로 기업들이 수백억원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13일 통합해 바른미래당이 출범했다. 신당 출범을 주도한 안철수 전 의원은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혀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정치괴물'을 끝장내겠다"고 했다. 그 말대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모두 우리 사회의 양극단 죽기 살기 정치를 극복하겠다고 나선 정당이었다. 한때 희망이 보이는 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 양극화 소용돌이에 빨려들어 빛을 잃었다. 신당의 정강·정책도 창당 당일에 확정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그만큼 우리 정치에서 중도와 합리는 설 자리가 좁다.제3당이 된 바른미래당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의 새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試案)에서 '북한의 6·25 남침' '북 체제 세습' '북한 주민 인권' 등 핵심 표현이 빠진 것에 대해 "집필 기준을 최소화·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6·25 전쟁에 대해 기술하면서 그걸 북한이 일으켰다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뺀 것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교과서 집필 기준을 최소화한다는 것은 집필자들에게 최대한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대해 말을 흐리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12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훈련이 중단·연기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점에 말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연합훈련을 4월에 재개하느냐'는 질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말 미국 합참은 "올림픽 이후 곧바로 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때 우리 국방부도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하는 것은 맞는다"고 했다. 그랬던 것이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
북한에서 화재나 수해가 나면 으레 실리는 기사가 있다.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지키느라 자기 목숨이나 자식·아내를 구하지 못한 영웅적 행동'이란 내용이다. 김일성 사진에 조금만 흠이 생겨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당시 북한 응원단이 비 맞는 '김정일 사진 현수막'을 보고 "태양처럼 모셔야 할 장군님 사진이 비에 젖는다"며 울고 소동을 벌였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10일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에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동생을 특사로 보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CNN도 "김여정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제안할 것"이라고 앞서 보도했었다. 북이 핵 고수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태에서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국제사회의 북에 대한 제재·봉쇄는 더 강력해지게 돼 있다. 한·미 연합훈련도 바로 시작된다. 김정은이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한국 정부를 방패막이로 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효과적인 것이 남북 정상회담이란 대형 이슈를 던지는 것이다.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것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김여정 등을 만날 때 서훈 국정원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서 원장을 북측에 소개하며 "(서 원장 등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관계를 빠르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 원장은 11일 북 대표단 환송 만찬에도 참석했다. 그는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국정원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전력이 있다.국정원은 북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안보 최일선 기관이다. 북은 남북 정상회담을 연 후에 우리 경비정을 기습 공격해 장병들을 죽인 집단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결국 열병식을 했다. 그런데 지난해 김일성 105회 생일 열병식보다 규모와 시간이 줄었다고 한다. 김정은 집권 후 처음으로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았고 외신 기자들도 부르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을 이용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흔들려는 입장에서 열병식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수위를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녹화 방송에서 미국 타격용 ICBM 화성-14·15형을 공개했다. 올림픽으로 세계 이목이 한반도에 쏠린 틈을 이용해 한반도 주인은 핵을 보유한 김정은이라고 선전하겠다는 의도는 바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