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시작하는 한·미 연례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예상대로 미 항공모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대부분이 오지 않고 독수리 훈련 기간도 예년의 절반 수준인 한 달로 줄어들었다.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태에서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유지를 위해 훈련을 축소 조정한 것이다.1976년 팀 스피리트 이래 한·미 연합훈련을 건너뛴 것은 1992년 딱 한 차례였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는 대신 한·미는 한·미 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북한이 1993년 초 핵확산금지조약(
중국 공산당 선전기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가 19일 '중·조(북·중) 우호관계는 한·미·일의 방해를 절대 받을 수 없다'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현재) 북·중 간 큰 갈등은 핵 문제뿐"이라며 "갈등이라고 불리는 다른 문제들은 모두 한·미·일이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북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나라'라고 하기도 했다. 사설은 "북이 혼자서 한·미·일에 대응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중국의 지지가 (북에) 도움이 된다"며 "북·중 관계가 양국에 이득이 되는 올바른 방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4월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쿠바를 침공했다가 엄청난 망신만 당했다. 엘리트가 수두룩한 케네디 정권이 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됐을까. 심리학자 어빙 제니스는 권력 핵심들이 집단사고(集團思考)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결속력이 강하고 도덕성이 우월하다고 믿는 집단일수록 능력을 과신하고 반대 의견을 무시하는 '만장일치의 유혹'에 빠진다는 것이다.▶고대 아테네 집정관 아리스테이데스는 공평한 지도자로 소문났다. 하지만 아테네 시민들의 투표로 추방됐다. 민주정을 위협하는 독재자를 막
트럼프 미 대통령은 13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 이유에 대해 "이란 핵 협상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나와 의견이 달랐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나와 사고방식이 같다"고 했다. 2015년 미국을 포함한 6개국이 이란을 상대로 체결한 핵 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은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보다 훨씬 엄격한 비핵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핵 사찰을 받고 있다"고 했고 미국을 제외한 협상 파트너들은 이란의 협정 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 등 중국 고위당국자들과 만났다. 정 실장은 특사 자격으로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8일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났다. 정 실장은 그 내용을 설명한 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진전에 중국의 도움이 크다"고 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정치적 소통을 강화하고 전략적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예민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자"고 했다. 양제츠 국무위원은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부시도 오바마 클린턴도 못 했다. 클린턴은 수십억달러를 줬지만 못했다"며 "나는 북한이 핵 폐기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지 않고는 김정은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구체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행동을 봐야 한다"고 했지만, 트럼프는 '북 비핵화는 이미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으며 5월 김정은을 만나 확인하는 절차만 남은' 양 말하기 시작했다.김정은이 궁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우리는 (북한) 핵을 용인할 수 없다"며 "남북 정상회담 위해 대북 제재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대표에게 특사단 방북 결과를 설명하며 "(남북 및 미북 대화가) 실질적 진전이 있을 때 국제적 합의 속에서 완화할지언정, 임의적 완화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번 남북 합의와 관련해 비핵화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지난 25년간처럼 또 북한의 기만전술에 속아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비핵화 없이 제재 완화 없다는
신학기부터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국정 사회교과서가 '1948년 8월 15일'의 의미를 '대한민국 수립'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모두 바꾸었다. 건국 시점은 임시정부 수립인 1919년이라는 것이다. 새 정부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새 교과서는 또 '북한은 여전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문장을 삭제했고, 새마을운동 사진도 없앴다. '유신체제'는 '유신독재'란 표현으로 바뀌었다. 또 기존 교과서에선 초등학생 교육에 적합하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2월 일본 TBS와 인터뷰에서 김정일에 대해 "지도자로서 판단력과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용주의자"라는 말도 했다. 그 넉 달 뒤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평양에 갔다 온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을 '똑똑하고 세계정세를 많이 안다' '남의 말을 빨리 알아듣는다'고 했다. 2000년 8월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도 "(김정일은) 자상하고 통이 크고 정치적 순발력이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김정일이 저지른 아웅산 테러와 KAL 폭파도 '통
남북이 4월 말 판문점 남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6일 밝혔다. 대북 특사로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온 정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은 북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했다. 남북은 또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키로 했다. 북은 대화 기간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 조명록이 김정일의 특사로 워싱턴 DC에 도착한 것은 2000년 10월이었다. 양복 차림으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면담한 그는 백악관에 가기 직전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클린턴 대통령에게 김정일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우렁찬 목소리로 방미 목적을 설명했다. 클린턴이 "당신은 마치 정치가 같다"고 조크할 정도로 회담은 순조로웠다. 수교를 염두에 둔 미·북 코뮈니케가 전격 채택됐다. 조 특사 방문 2주 만에 올브라이트 장관이 평양행 비행기에 올랐다.▶북 특사를 접견했던 클린턴은 퇴임 후 자신이 특사가 돼 평양을 방
정의용 안보실장을 비롯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5일 평양을 방문해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김정은 노동당위원장과 만났다. 김정은이 한국 정부 대표와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정 실장이 비핵화(非核化)를 위한 미·북 대화를 촉구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답을 담은 문 대통령 친서(親書)를 김정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비핵화와 관련해 특사단에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북은 이날 특사단 도착에 앞서 "북남 관계는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된 대북 특사단을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에 파견한다. 정 실장은 정부의 대미 외교 총괄자이고, 서 원장은 1·2차 남북 정상회담에 모두 관여한 사람이다. 문 대통령 친서를 들고 갈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은 대통령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문 대통령이 세 사람을 한꺼번에 보내는 것은 김정은에게 현 사태의 엄중함을 강조하고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려는 뜻일 것이다. 김정은이 만약 '비핵화하겠다'는 분명한 뜻을 밝히면 남북 정상회담은
1978년 2월 베이징 톈안먼 광장 인민대회당에 인파가 몰렸다. 6개월 전 화궈펑을 당(黨) 주석으로 추대한 중국 공산당 11차 당대회에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렸다. 대표 3500명은 경제 발전 10개년 계획 초안을 통과시켰다. '문화혁명'이 선동한 '계급투쟁' 대신 '경제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중국 정치 전공 조영남 서울대 교수는 중국의 개혁·개방이 '경제 건설'을 공산당의 중점 업무로 결정한 11차 당대회와 전인대에서 시작됐다고 봤다. 당대회 직후
평창올림픽 때 왔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미국과 대화하겠다'고 한 사실이 1일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과 외교부 차관이 지난 28일 민주당에 밝힌 내용이다. 이것은 북이 습관적으로 해오던 주장과 같은 것이 아니다. 북핵 사태의 결정적 고비에서 비핵화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비핵화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대한 언급이다. 북은 "예정대로 한·미 연합훈련이 이뤄지면 수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민주당 참석자들도 인정했지만 정부는 이날도 함구로 일관했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7일 돌아갔다. 사흘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그를 만났다. 그러나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사실상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다. "비핵화 관련 대화가 있었다" "북한도 미국과 대화할 용의를 밝혔다"는 비공식 발표 정도다. 통일부 발표는 "남북 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는 게 전부다. 야당에서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열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서훈 원장 등 출석을 요구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찬을 가졌고, 26일 점심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만났다. 김영철 일행의 26일 나머지 일정은 전체가 비공개로 돼 있어 누구와 만났는지는 알 수가 없다.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한국에 온 미국과 북한 실무진들이 미·북 간의 실질적 대화를 위한 예비 접촉을 가졌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을 만났을 때 북한 비핵화를 언급했으며 김영철은 특별히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고 경청했다고 청와대는 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訪南)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 대표단을 1시간 동안 만났다.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에서 북측이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用意)'가 있음을 밝혔다고 했다. '북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도 했다. 청와대가 추가 설명도 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아 북 대표단이 어떤 조건에서 '미북 대화 용의'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북한이 22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남측에 파견한다고 통보해 왔다. 통일부는 "남북 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訪南)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결론부터 말해서 정부는 김영철이 대한민국 영토를 밟게 해서는 안 된다. 2010년 3월 26일 북의 정찰총국장이었던 김영철은 우리 병사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爆沈)을 주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10년 5월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때 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변국과의 공조 또는 협조를 통한 외교적 운신이 긴요하다는 공감대 한편에 안보 딜레마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강'의 목소리도 높다.자강은 '自强' 또는 '自彊'으로 쓴다. 自强은 말 그대로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自彊으로 쓸 때에는 自强과는 다른 속 깊은 철학적 의미가 있다. 自彊은 역경(易經)의 '천행건 군자이자강불식(天行健, 君子以自彊不息)'에서 유래했다. 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