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5월 모스크바를 찾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찬을 냈다. 식탁에 오른 고급 음식 캐비아(철갑상어 알)가 화제가 되자 푸틴이 알 채취법을 설명했다. '어부들이 캐비아를 제왕절개 방식으로 꺼낸 뒤 철갑상어 배를 꿰매 바다로 돌려보낸다.' 푸틴이 농담한다고 생각한 미국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캐비아 채취를 위한 '철갑상어 개복수술'은 사실이었다. 일본이 1970년대 처음 시도한 이래 러시아에서도 이 방법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러시아 카스피해에 많이 사는 철
미·북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나온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정상회담은 하루 일정이고 이틀로 늘릴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는 것은 사전 조율에서 완전한 북핵 폐기 방안에 대해 상당 부분 합의점을 찾았다는 뜻이다. 주목할 것은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 사실을 처음으로 내부에 알렸다는 사실이다. 김정은의 폼페이오 장관 접견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전하면서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보도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기자가 회담 무산
1966년 중국 문화대혁명에서 수많은 사람이 '주자파(자본주의 추종파)'나 '반당 분자'로 몰려 잔인한 린치를 당했다. '누가 주자파다'는 낙인은 대자보가 찍었다. 문혁 세력이 대자보로 누군가를 낙인찍으면 홍위병들이 곧바로 폭력을 휘둘렀다. 희생자들은 '바보 모자'로 불리는 원뿔형 종이 모자를 쓰고 목에는 '자본주의 앞잡이' 등의 팻말을 건 채 테러를 당했다. 홍위병들은 '좌표'가 찍히면 살인을 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다.▶1933년 1월 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7일 40여 일 만에 시진핑 중국 주석을 다시 만나 "관련 각국이 단계별, 동시적으로 책임 있게 (비핵화) 조치를 하자"고 '단계별 동시 조치'를 다시 강조했다. 과거처럼 북핵 폐기 과정을 길게 끌고 가면서 단계 단계마다 제재 완화와 지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렇게는 핵 폐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핵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김정은이 중국을 다시 찾은 이유는 미국의 강한 기류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존의 입장에서 더 강화된 '영구적 비핵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 8일 이틀간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3월 말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지 40여 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3월 이후 북·중 우의와 한반도 형세에 모두 의의가 넘치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에 갔고, 김정은 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하기 전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김 위원장이 40일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것 역시 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 채널 고정!(Stay tuned!)"이라는 글을 올렸다. '채널 고정'은 트럼프가 중대 발표 전에 즐겨 썼던 표현이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임박했으며 이미 교화소에서 평양 시내 호텔로 옮겨졌다는 보도도 나왔다.북한에는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씨 3명이 억류돼 있다. 김동철씨는 2015년부터, 다른 2인은 2017년부터 간첩, 적대행위 등의 죄목으로 노동교화형
2006년 4월 이란 나탄즈의 지하 핵 시설은 긴장에 휩싸였다. 과학자들은 핵폭탄 원료인 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신형 원심분리기의 첫 가동 순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러나 기술 책임자가 작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귀를 찢는 폭발음과 함께 원심분리기는 날아가 버렸다. 누군가 핵 시설에 불량 부품을 끼워 넣어 발생한 폭발 사고로 추정됐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배후로 지목됐지만 증거는 없었다.▶모사드는 1980년대 말 파키스탄 핵 개발 주역과 접촉한 이란의 핵 개발 야심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2005년 '이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에서 주한미군 문제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특히 걱정되는 건 이번 북핵 회담의 열쇠를 쥔 트럼프 미 대통령 태도다. 미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한·미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언급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카드로 쓰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이 겨우 막았다고 하지만 트럼프는 안보 문제 중에서도 가장 민감하고 핵심적인 주한미군까지 무역 협상 카드로 쓰려고 했던 것이다. 작년 우리 대미(對美) 흑자는 미국 전체 적자의 3%다. 그것을 좀 더 줄이겠다고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 카드로
크리스토퍼 힐 전(前) 미 국무부 차관보는 1일 "(남북 정상회담 후) 김정은을 정상적이고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으로 (당국자들과 언론이) 묘사하고 있다"며 "북은 매우 잔혹한 정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합의는 과거 선언들을 반복한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 힐 전 차관보는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하며 수차례 방북해 협상을 벌였다. 북한을 가장 잘 아는 대화파로 꼽혀왔다. 북한 입장을 이해하는 편에 서는 경우가 많았고 너무 유화적이어서 '김정힐(김정일+힐)'이라는
2020년부터 중·고교생이 사용할 역사 교과서에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표현이 빠지게 된다. 어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최종 시안(試案)에는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 '북한 세습 체제' '북한 주민 인권' 등의 표현이 삭제됐다. 당초엔 '6·25 남침' 표현까지 빼려 하다가 비판이 일자 다시 넣기로 했다. 집필 기준에는 또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으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
1992년 5월 북한이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핵 시설 현황과 플루토늄 보유량을 신고했다. 남북 비핵화 공동 선언,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으로 유화적 분위기가 형성된 직후였다. 북은 5MW 원자로와 건설 중인 2기의 대형 원자로 등을 신고서에 써 냈다. 재처리를 한 것은 단 한 차례로 80g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것이다.▶미국은 그간 수집해온 북한의 핵 개발 관련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북한이 고체 폐기물 저장소를 흙으로 덮고 그 위에 나무를 심어 숲으로 위장했으며, 액체 폐기물 저장소는 흙으로 덮은 후 다른 건물을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월 30일 미·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에 대해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 남북한 또는 중국 등 이해 당사국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데 부정적이었다. 북핵 폐기는 남북한이나 중국이 아닌 전적으로 자신의 공(功)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개최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설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5년 전 정전 협정이 체결됐던 판문점에서 실질적으로 전쟁을 종식시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28일 중국 군용기 1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해 강릉 동쪽 74㎞ 상공까지 올라온 뒤 돌아갔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은 지난 1월 29일과 2월 27일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다. 군용기는 지난 2월 이어도 남쪽을 돌아 동해로 진입했으나, 이번에는 이어도와 제주도 사이를 통과했다. 지난 1월 울릉도 남쪽 120㎞에 그쳤던 북상 범위도 2월과 이번에는 울릉도 북쪽 약 30㎞ 상공으로 확장됐다. 방공식별구역이 영해(領海)나 영공(領空)은 아니지만 군사 목
2015년 8월 22일 저녁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엔 긴장이 감돌았다. 북한이 이틀 전 연천 DMZ에 고사총을 쏘아대고 우리 군(軍)이 대응 포격에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군사 대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북측 고위 대표단은 이날 오후 접촉을 제의해놓고 약속 시간(오후 6시)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마음이 바뀐 것 아니냐?" 술렁이던 우리 측 의문은 30분 뒤 풀렸다. 일주일 전 북한이 새로 발표한 '표준시'에 맞춰 대표단이 등장한 것이다.▶북한은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표준시를 30분 늦춘다고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7일 '남북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물론 북한과도 논의할 이슈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제나 추정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주한미군 문제를 북과 논의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연내 평화협정 체결 추진'에 합의하자 미국 쪽에서 곧바로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변경 문제가 거론된 것이다.북한은 수십 년간 줄기차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비핵화가 핵심 의제이자 사실상 모든 것이라는 점에서 앞서 두 번의 정상회담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북핵 문제는 2000년, 2007년 정상회담 때도 이미 불거져 있었지만 개발 단계였고 미·북 제네바 합의와 6자회담 9·19 선언으로 각각 동결 상태였다. 또 북은 핵 문제는 미국과 상대한다며 남북 간에는 논의 자체를 꺼렸다.그러나 이제 북은 여섯 차례 핵실험과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핵무기를 없애는 게 비핵화이다. 매우 단순하다"라며 "나는 그들(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행정부들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말도 다시 했다. 지난 25년간의 북핵 협상과 같은 것은 않겠다는 얘기다.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어설프게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간단하고 명확하게 못 박은 것이다.핵 폐기는 실천에 들어가면 매우 복잡한 수십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2차 대전 때 유럽 전선에선 독일 노래 '릴리 마를레네'가 인기였다. 연인을 그리는 초병의 마음을 담은 노래다. 나치는 군 사기 저하를 이유로 이를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나치에 반대하던 독일 여배우 겸 가수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이 노래를 부르면서 인기는 아프리카 전선까지 퍼졌다. 연합군은 확성기로 이 노래를 집중적으로 방송했다. '막사의 저편 가로등 으스름/그 아래서 만나리라'로 시작하는 가락에 독일군 저격수가 울면서 투항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휴전선에서의 확성기 방송은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의 핵·ICBM 실험 중단과 핵 실험장 폐기 발표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청신호"라고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그러나 김정은 의도는 여전히 모호하다. 보상 요구 없이 핵 동결을 선언한 것은 과거와 다른 모습이지만, 김정은 발표문에는 '비핵화'나 '핵 폐기'란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핵 무력 완성'이나 '핵 군축' 같은 주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북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됐기 때문에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도 했다. 그동안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은 늘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했다. 미국 위협의 근원인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미군 철수가 불가능한 만큼 이는 북이 핵을 포기할 뜻이 없다는 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