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9월 베이징에서 중국의 6·25 참전을 결정하는 주요 지휘관 회의가 열렸다. 마오쩌둥은 "미국이 싸움을 걸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자리에는 시진핑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도 있었다.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맡을 펑더화이(彭德懷)의 참모 자격이었다. 시 주석이 2010년 6·25를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부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한 달 뒤 펑더화이는 참모들을 데리고 압록강을 건넜다. 러시아어 통역은 마오쩌둥 장남인 마오안잉, 한국어 통역은 충북 청원 출신인 조남기가 맡았다. 지난 17일 91세로 별세한 조남기
한·미 연합 훈련 중단에 이어 다음 주 예정됐던 한국군 단독 지휘소 훈련인 '태극 연습'도 연기됐다고 한다. 합참은 20일 태극 연습 연기 여부를 묻는 말에 "가장 적절한 시기에 최선의 방안으로 시행하는 것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기됐다는 뜻이다. 태극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합참이 주도하고 군단급 이상 작전 부대가 참여하는 정례 지휘소 훈련이다. 우리 군의 독자적 작전 수행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매년 5~6월 실시하던 태극 연습 연기는 1995년 시작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한·미 국방부는
한·미 국방부는 19일 "8월에 실시하려던 방어적 성격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의 모든 계획 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해서 북한 핵이 폐기되면 좋은 결실이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렇게 된다는 작은 징후도 찾을 수 없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한·미 연합훈련은 양국 국방부 말처럼 순수한 북한 남침 대비용이다. 그중에서도 UFG는 실제 병력이나 무기 동원은 최소화하고 도상 훈련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북에 큰 위협이 되지도 않는다. 미국과 북한이 협상 진행 중이라고 꼭 중단할 필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미·북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북한이 해변에서 대포들을 쏘는 장면을 볼 때마다 그 해변에 멋진 콘도와 최고 호텔을 짓는 생각을 한다"며 "부동산 입지 관점에서 (북한 해변은) 한국과 중국의 중간인 만큼 훌륭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북 장사정포를 보고 한·미 연합군의 방어 전략이 아니라 부동산 사업을 떠올린 미국 대통령은 전무후무할 것 같다.▶지난달 트럼프는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대사관 이전비를 절약했다"고 자랑했다.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문제가 지난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언급됐다고 한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원론적 차원에서 북측이 먼저 언급했다"고 한다. 북이 먼저 언급했다면 그 이유가 뭔지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어쨌든 일단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들린다.북은 휴전선 인근에 약 1000문의 각종 포를 배치해 놓고 있는데 이 중 사거리 54㎞인 170㎜ 자주포와 사거리 60㎞인 240㎜ 방사포 330여문이 우리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다. 낡은 무기들이긴 하지만 산술적으로 시간당 1만 발을 쏠 수 있다고
2006년 7월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 권호웅 단장은 "(김정일의) 선군(先軍) 정치가 남측 안전을 도모해주고, 남측 대중이 선군 덕을 보고 있다"며 쌀 50만t을 달라고 했다. 미사일 7발을 무더기 발사한 지 일주일 만의 일이다. 권 단장은 나아가 한·미 연합 훈련 중지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했다. 당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남쪽에서 안전을 지켜 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했지만 회담을 접지는 않았다. 이튿날 북은 쌀을 얻지 못하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판을 깼다.▶2007년 6월 장관급 회담에서는 이재정 통
청와대는 15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력 조치를 조금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 훈련 중단을 이미 발표했기 때문에 중단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다. 한·미 훈련은 북이 핵을 버리게 할 가장 큰 카드 가운데 하나였다. 협상의 최종 단계에서 북을 핵 포기의 길로 밀어넣을 최후 카드였다. 그걸 시작도 하기 전에 던져 버렸다.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밝힌 북한 비핵화 기간은 트럼프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로 약 2년 6개월이다. 하지만, '2년 6개월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5일 방송 인터뷰에서 "17일 북한에 전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이 직접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돼 직접 통화한다는 얘기다. 가까운 동맹국 사이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미·북 정상회담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회담의 목표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가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김정은과의 통화 계획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1970년 3월 개최된 제1차 동·서독 정상회담에서 "자유 왕래와 인권 신장을 이룩하는 관계 발전이 우리 목적"이라고 못 박았다. 동독과 평화·교류를 강조하는 '동방 정책'을 펴면서도 인권을 '목적'이자 '목표'로 삼았다. 1972년 12월 체결된 동·서독 기본 조약에도 당연히 '인권 보호' 조항이 들어갔다. 서독은 1983~84년 동독에 차관 19억5000만 마르크(약 6000억원)를 약속하면서 동독이 국경에 설치한 기관총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한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미·북 정상회담이) 미국,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인으로 하여금 전쟁, 핵 위협,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면서 "이런 것만 하더라도 엄청나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말처럼 이번 회담은 북핵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 하루 전 언급처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합의됐다면 '북핵 위협에서 벗어난다'는 말을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기자회견에서 밝힌 주한 미군 관련 언급은 한·미 동맹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매우 도발적(provocative)'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한·미 훈련을 비판할 때 써 온 논리가 동맹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1953년 한·미 동맹을 맺은 이래 실시해 온 합동훈련은 북침용 군사훈련과 거리가 멀다. 북한의 전면전과 기습공격에 대비해온 방어용 훈련이었다. 더욱이 한·미 연합훈련은 북의 핵 공격만을 막기 위한 것은 아
민주당이 13일 제7대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 지사 중 14곳에서 1위(14일 0시 30분 현재)를 차지하는 등 유례가 드문 대승(大勝)을 거뒀다. 226개 기초단체장도 절반이 훨씬 넘는 곳을 차지했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전국 규모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이런 정도로 이긴 적은 없었다. 민주당은 이날 함께 치러진 12곳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11개 지역에서 승리하면서 130석으로 확실한 원내 1당 자리를 굳혔다. 최근 사법 권력까지도 진보·좌파 성향으로 짜였다. 언론의 정부 비판 기능도 거의 실종된 상황이다. 한국은 완벽하
"전투 동원 태세에 따라 갱도나 전투 진지에서 며칠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하룻밤에도 백 리를 행군하고, 쉴 때에도 신발도 벗지 못한 상태로 쪽잠을 자야 했다." 몇 년 전 한 북한군 장교 출신 탈북자가 한·미 연합 훈련을 하는 동안 북한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증언했다. 이 탈북자뿐 아니라 한·미 연합 훈련이 북한군과 주민,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쳐왔는지 증언하는 사람은 많다. 몸은 힘들었지만 규칙적으로 식사할 수 있어 오히려 한·미 훈련이 기다려졌다는 역설적 증언까지 나온다.▶북한에 '비상'을 건 대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오늘 열린다. 미·북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까지도 실무회담을 통해 이견(異見)을 좁혀야 할 정도로 치열한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회담은 다시 오기 힘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기회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회담이 성공하면 경제적으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면서도 정치적으로 반목하는 동북아에 평화의 초석이 놓일 수도 있다.북한 보도 기관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소와 달리 김정은 출국 소식을 제 시각에 전했고 중국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
김정은 북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중국 비행기를 타고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북한 정상이 중·러·몽골이 아닌 제3국을 정식 방문한 것은 1984년 김일성이 열차로 소련에 이어 폴란드·동독·헝가리 등 동유럽 일대를 순방한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비행기로 동남아를 찾은 건 1965년 김일성의 인도네시아 반둥 회의 10주년 참석 이후 53년 만이다. 당시 김정일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비행기를 이용해 외국에 나간 적이 없다. 김정은은 도착 직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났다. 정상국가처럼 움직인 것이
북핵 문제가 풀리느냐 아니면 다시 위기로 치닫느냐를 결정짓게 될 미·북 정상회담이 내일이다. 김정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열릴 싱가포르에 10일 도착했다. 어떻게든 이번 담판을 통해 북이 핵 포기를 결심하고 한반도가 평화의 길에 들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회담을 하루 앞둔 현재 상황을 보면 마음이 놓이지만은 않는다.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향하면서 김정은을 향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비핵화에 진정성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가보안법 입건자는 28명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2016년) 9년간 평균 입건자 수(78.9명)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기소된 사람은 9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국보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줄어든 것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론자였고 현 정권 실세 중에는 국보법 위반자가 수두룩하다. 정권의 충견인 수사기관이 국보법 위반 사건을 수사할 생각 자체가 없을 것이다.경찰은 지난해 말 대공(對共) 수사 인력을 200명
서울지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 4월까지 국군정보사령부 공작팀장으로 근무한 황모 예비역 소령은 군사기밀 100여 건을 휴대폰으로 찍어 앞서 공작팀장을 지낸 홍모 예비역 소령에게 넘겼다. 홍씨는 넘겨받은 각종 군사기밀을 중국과 일본의 정보요원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 유출된 기밀은 우리 군이 국내외에서 수집한 2·3급 비밀이다.주한 일본 대사관 직원에게는 주로 북한과 중국의 무기 체계 등 우리측 군 정보를 넘겼다. 중국 공안 당국의 손에 들어간 자료에는 주변국 군사 정보 외에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정보사 소속 비밀요원 5명
미 국무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자 회동을 한다는데 맞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국무부 대변인은 "듣지 못했다.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미 정부 관계자의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답변은 미 정부로서 달갑지 않은 한국 측 움직임에 대해 논평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문 대통령은 남·북·미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여 종전 선언을 하는 일을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해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일 김영철 북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했을 때 주한미군 규모 조정 관련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두 사람이 "제재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의 잠재적 축소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면담 직후 주한미군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많은 것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과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논의했다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언급은 힘을 갖기 어렵다. 이제 주한미군 문제가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