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토론토 영화제에서 선보인 미국 영화 '더 트루스'는 '국가 기밀'을 보도했다가 취재원을 밝히라는 법원 요구에 응하지 않아 수감된 기자가 주인공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직후 CIA 비밀 요원 신분이 노출되자 부시 행정부가 취재원 색출에 나선 '리크(leak) 게이트'에서 소재를 땄다. 영화에선 특별검사가 CIA와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하고 발설자가 아니라는 각서까지 내게 하는 등 집요하게 색출에 나선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기자는 취재원을 밝히라는 요구를 거
5일 평양에 다녀온 특사단은 오는 18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사단이 북과 합의하고 온 것은 사실상 그게 전부다. 특사단이 출발할 때는 국가안보의 운명이 걸린 담판을 하러 가는 분위기였는데 정상회담 날짜 하나 받아왔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특사단과 식사도 함께하지 않았다. 심지어 저녁은 우리 특사단 5명끼리만 먹었다고 한다. 국가 정상의 위임을 받아 방문하는 특사단을 이렇게 대접하는 경우가 있나. 아무리 상식이 통하지 않는 폭력집단이라고 해도 도를 넘었다.국가안보실장
엊그제 청와대에서 '당·정·청 전원회의'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 전원, 이낙연 총리와 장관 전원,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 의원 123명 등 모두 200명 가까이 모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17대 총선 당선자 152명을 청와대로 불러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적은 있지만 이런 대규모는 처음이다. 그런데 야당이 '전원회의'란 이름을 문제 삼고 나섰다. 민주당 쪽에서는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잘해보자는 의미일 뿐"이라고 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전원회의'는 평소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이 2일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었다. 회담에 앞서 해야 할 준비작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 정부에서 CIA 국장, 국방장관을 지낸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만남은 "모두 다 쇼(all about show)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어떠한 검증 체제도 개발하지 않았다"며 "지금 해야 할 일은 여기에 관련된 모든 주제를 살펴보고 이것들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기초
지난 20~26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앞섰다. 70년 가까이 기다려 가족과 친척을 만난 사람들은 그나마 한(恨)을 조금 풀었다지만 수많은 이산가족은 기약 없이 다음 상봉 행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상봉을 기다리고 있는 5만6862명 중 80세 이상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상봉 행사가 이런 식으로 일회성으로 열리면 대부분의 이산가족은 생전에 북한의 가족·친척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그러니 급한 대로 생사 확인과 서신 연락 등으로 이산가족들의 숨통을 틔워주어야 한다. 통일 전이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더 이상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던 조치를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국무장관과 긴밀히 공조 중이며 그의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한·미 훈련 재개가 트럼프 정부의 조율된 입장임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방북 일정을 취소한 후 미국의 대북 기조는 급격하게 선회하고 있다. 국무부는 그동안 미·
정부가 내년도 470조원에 달하는 수퍼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북한 인권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북한인권재단 운영 예산은 108억원에서 8억원이 됐다. '북한 인권'이 들어간 통일부 사업 예산이 138억원에서 25억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 인권 담당 조직을 축소했고, 외교부의 북한인권국제협력 대사도 임명하지 않고 있다. 북한 인권 운동을 하는 변호사 모임 대표는 "북 인권 단체들이 계좌 압수 수색을 당하는 등 정부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일부 단체는 과거 정부가 지원한 사업비 용처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다음 주 방북 계획을 취소시켰다. 폼페이오 장관이 새로 임명한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북한에 간다고 기자회견을 가진 지 하루 만이다. 그만큼 뜻밖의 사태 반전이다.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볼턴 안보 보좌관, 켈리 비서실장과 대책회의를 가진 뒤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그 이유를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금 상태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네 번째 방북에 나섰다가는 앞서 세 차례와 마찬가지로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트
국방부가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 적(敵)'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재 "북의 핵·미사일,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이 지속하는 한 북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 적"이라고 돼 있는데 여기서 '북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 적'이라는 표현을 빼거나 고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군(軍) 정신교육 교재에서도 '북한 = 적'이라는 내용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국방부는 북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한 이듬해인 1995년 국방백
법조 기자 시절 '불금'은 꿈같은 얘기였다. 검찰이 켕기거나 파장을 줄여야 할 사건을 주로 금요일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하나, 뉴스 주목도가 가장 떨어지는 요일이기 때문이다. 주식 대박 검사장, 국정원 댓글, 대통령 사돈 기업 수사 결과 등이 금요일마다 공개됐다. '비리 검사'들도 꼭 금요일에 소환 조사를 받곤 했다. 불금은 '불타는 금요일'이 아니라 '불안한 금요일'이라고 기자들끼리 수군댔다. "금요일은 검찰의 날"이라는 우스개도 있었다.▶기자들이 단합해 저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9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싱가포르 매체가 18일 보도했다. 북·중 당국의 공식 반응은 아직 없다. 우리 외교 당국은 19일 "시 주석의 '9·9절 전후' 방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 중"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올해만 세 차례 방중(訪中)해 시진핑 방북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시 주석 방북이 이뤄진다면 중국 최고 지도자로선 13년 만이다.김정은은 주요 국면마다 시 주석을 만나고 있다. 지난 3월 첫 방중을 마치고 4월 남북 정상
탈북자 출신 영화감독 정성산씨가 운영하던 냉면집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지난 4월 한 TV가 2014년 세월호 단식농성장 부근에서 음식을 먹는 퍼포먼스를 벌인 우파 집회를 보도하면서 정씨의 모습을 10여 초간 내보냈다. 정씨는 '뮤지컬 티켓을 나눠주러 간 것'이라고 했지만 인터넷에 정씨 냉면집 이름과 위치가 공개되면서 불매운동과 공격이 시작됐다. 새벽에 괴한이 냉면집 유리창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정씨를 비난하는 벽보를 붙인 뒤 달아났다. 협박 전화가 100통 넘게 빗발쳤는가 하면 관할 구청에도 '바퀴벌레가 나온다
13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보도진에게 "날짜도 다 돼 있다"며 날짜가 확정된 것처럼 말했지만 우리 측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여러 상황을 좀 더 봐가며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다른 말을 했다.다음 달 9일은 북한이 건국 70년을 기념하는 날이다. 북한은 9·9절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 중이다. 북한 당국은 최근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여행사들에 '9월 초까지 단체 관광을 받지 않겠다
지난 2007년1월 중국에서 개조된 KT-1 고체 연료 미사일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미사일은 고도 865㎞ 상공의 자국(自國) 기상위성 FY-1C에 명중했다. 산산이 부서진 기상위성의 파편들이 우주 공간에 흩어졌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놀랐다. 지상의 미사일로 수백㎞ 상공의 적 정찰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처음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중국은 이에 앞서 미 정찰위성에 레이저 광선을 발사, 장애를 일으킨 적도 있었다. 중국 쉬지량(許其亮) 공군사령관은 2009년 "중국 공군은 국가 이익 보호를 위해 우주에서의 적절한 작
"폭력 군중에게도 명분이 있다." 1925년 말 중국에서 군중(群衆)이 신문사를 습격해 불을 지르자 중국 공산당 실력자이던 베이징대 교수 출신 천두슈(陳獨秀)는 지지했다. 명분이 있으면 군중이 폭력을 행사해도 괜찮다는 이 생각은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으로 이어졌다. 문화혁명으로 중국 인민이 얼마나 큰 고초를 당하고 중국 국가 발전이 지체됐는지는 이제 모두가 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폭력이 정당화되는 사회가 되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 피해자가 된다. 시간문제일 뿐이다.▶93년 전 이웃 나라 일이 떠오른 건 어
청와대가 그제 새로 임명한 대통령 비서실·정책실의 1급 이상 비서관 6명 중 5명이 운동권 출신이었다. 시민사회비서관은 이적 단체 가입 등 두 차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살았고 북한의 천안함 폭침(爆沈)에 의혹을 제기하는 책을 공동 집필한 사람이다. 양심수 석방추진위원회란 단체에서 활동하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 석방을 주장했던 사람은 사회조정비서관에 임명됐다. 그 밖에 현재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인 홍보기획비서관, 교육비서관 등에도 운동권 출신 인사가 물망에 올라 있다고 한다.이번 비서관 인사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을 둘러싼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남동발전은 작년 11월부터 관세청 조사를 받으면서도 올 3월 북한산 추정 석탄을 그냥 써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남동발전 측은 7일 "관세청이 조사 과정에서 '북한'이란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고 했다. 실제 남동발전이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관세청은 석탄 수입 경위·항로·성분 등을 조사하면서 북한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북한산임을 알았느냐'가 조사 이유의 전부인 상황에서 정작 핵심은 물어보지도
미국이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의혹에 연루된 우리 기업에 대해 독자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북한산 의심 석탄을 들여온 혐의로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전력의 자회사 남동발전 등 기업 2곳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한다.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조사에 대비해 법률 검토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남동발전 등 4곳은 "북한산인 줄 몰랐다"고 하고 있다. 남동발전이 북한산 의심 무연탄을 반입해 이득을 본 금액도 3억8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 해 매출 5조원이 넘는 남동발전에서 이 정도 돈을 아끼자고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것(비핵화)을 1년 내에 하겠다(he would do it within a year)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1년 내 비핵화 아이디어가 어디서 온 것이냐는 얘기가 많은데, 김정은으로부터 나온 것(It comes from Kim Jong-un)"이라고도 했다. 누구보다 북에 비판적이고 미국 대통령 가장 가까이서 북핵을 다루고 있는 볼턴 보좌관이다. 허튼 얘기를 했을까 싶다. 김정은이 '1년 내 비핵화
국방부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2일 "기무사 본연의 임무인 보안·방첩과 관련되지 않은 일반적인 장교 동향 보고를 중단하는 등의 개혁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기무사 요원은 현재 4200여 명에서 3000여 명으로, 장성은 9명에서 5~6명으로 각각 30% 이상 줄이라고 했다. 전국 시·도에 배치된 기무부대도 없앨 방침이다. 또 기무사 존립 근거가 되는 대통령령을 폐지하고 기무사 역할을 할 새로운 부대 또는 기관을 창설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사실상 해체 수준의 개혁안이다. 국방부는 개혁위안과 자체안을 종합한 최종 개혁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