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을 하려면 최소 43조원이 필요하다고 야당 의원이 추산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를 통해 입수한 철도시설공단 자료와 국토교통부 도로 건설 단가표를 근거로 계산한 수치다. 토지와 공사 인력은 북한이 무상 제공한다고 가정해도 이런 천문학적 금액이 나왔다고 한다. 북한의 철도·도로가 워낙 낙후돼 있어 개·보수 정도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북한 철도는 최고 시속이 평균 45㎞에 불과하고, 복선화율은 2% 남짓에 그친다. 도로 포장률은 10% 미만이다. '판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9월 2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은 70년 전부터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해왔으며 수십 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했고 우리 문턱에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했다. 처음부터 미국이 북한을 위협했고 지금껏 침략 협박을 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북한이 일방적으로 침략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미국이 참전한 뒤 한·미 동맹을 맺어 북의 위협에 맞서고 있는 것이 북한이 주장하
오늘이 건군(建軍) 70주년이다. 1948년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 수립과 더불어 탄생한 국군의 역사가 바로 대한민국의 역사다. 6·25전쟁에서 사망·부상·행방불명된 국군 99만명의 선혈(鮮血)이 이 나라를 지켰다. 그러나 건군 70주년 생일상은 어느 때보다 초라하다. 10년 단위 건군 행사에서 시가행진이 생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가수 싸이와 걸 그룹이 축하 공연을 한다. 지난 2월 북한이 70번째 건군절을 맞아 이동식 ICBM까지 과시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것과 대조된다. 국군의 날 행사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sing praises)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에 김정은의 선의(善意)를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미·북 간의 북핵 폐기 협상을 중재하는 입장에서 불가피하게 북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미·북처럼 불신과 오해가 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2년, 3년 혹은 5개월이 걸려도 상관없다"면서 "나는 시간이 충분하며 시간 싸움(time game)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말은 엇갈린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 충분한 준비 없이 회담에 임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실질적인 핵 폐기 조치를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확보해 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회담 날짜부터 덜컥 정했다가 북한 전략에 말려들었다고 비판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뉴욕 유엔총회장에서도 "2차 정상회담을 조만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종전 선언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참모와 미 언론 반응은 신중하다. 폼페이오는 23일 "(2차 정상회담을 위해선) 여전히 할 일이 남아 있다"고 했고, CNN은 "대통령 참모들은 2차 정상회담을 최대한 늦추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1차 회담 때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종전(終戰) 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설령 (대북) 제재를 완화해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고도 했다. 종전 선언을 해도 "미국으로선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과 이날 미 외교협회 연설에서도 종전 선언을 강조했다. 북이 원하는 대로 종전 선언을 '빠른 시일 내' 해주면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종전 선언이나 대북 제재는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밤 '빛나는 조국'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경기장에 모인 15만 평양 시민에게 인사말을 하면서 "(평양에서)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끝끝내 스스로 일어나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다"고 했다. 북이 어려운 시절을 겪은 것은 김씨 왕조의 폐쇄 경제에 핵 개발로 대북 제재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수십만 이상의 주민이 굶어 죽었다. 북핵의 최대 피해자인 한국 대통령이 이것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불굴의 용기"라고 한다면 한국 국민과 죽은 북한 주민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 "미·북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있다.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 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 비건 대북정책대표와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북 비핵화 협상의 물꼬가 다시 트이고 있다. 김정은이 육성(肉聲)으로 "한반도를 핵무기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북한이 원하는 '연내 종전 선언
국방부는 20일 남북이 합의한 '해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완충수역)'이 북방한계선(NLL)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남북 군사 합의 실무를 주도한 청와대 군비통제비서관은 완충수역 범위가 '북측 40km, 우리 측 40km'인 등거리 합의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실제 거리가 다르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국방부는 '북측 50km, 남측 85km'라고 수정 발표하면서 "우발 충돌을 막는 공간이 중요한 것이지, 특정 선을 기준으로 상호 등가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을
남북이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지상·해상·공중에서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남북은 11월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고 동·서해상에선 남북으로 80~135㎞ 해역을 완충지역으로 설정해 포병·함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또 군사분계선에서 남북으로 10~40㎞ 이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이 구역에서 공중정찰 활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비무장지대 내 남북 감시초소(GP)를 11곳씩 22곳을 시범 철수하고 공동경비구역(JSA)도 비무장화하기로 했다. 한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18일과 19일 정상회담을 갖고 평양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김정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내에 서울에 올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이 이처럼 자주 만나게 되면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김정은이 육성으로 "한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은 의미가 있다. 지난 25년 동안 김씨 일가가 공개 석상에서 '비핵화'라고 해석될 수 있는 말을 직접 한 것은 처음이다. 이 말은 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했다. 올 들어 두 정상 간 세 번째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 할 무게를 절감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정은은 "조·미(북·미) 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 덕이다. 이로 인해 주변 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조·미 사이에도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소식도 확인된 것이 없다. 남북 정상은 19일
추석 명절이 되어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에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들이다. 이들은 추석과 설 등 명절 때면 최북단 강화 평화전망대나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아 망향제(望鄕祭)를 지낸다. 그곳에 가면 이북 고향땅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실향민들은 매년 추석 2~3일 전 '이산가족의 날' 행사를 열고 이산가족 간 우의를 다지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랜다. 올해도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주최로 오는 21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에서 행사를 마련한다. 이 행사는 1971년 대한적십자사가 남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2박3일 일정의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번 회담 의제로 첫째 남북 관계를 개선·발전시켜나가는 일, 둘째 비핵화를 위한 미·북 대화를 중재하고 촉진하는 일, 셋째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협을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임 실장은 "비핵화 문제는 과거 정상회담 의제로 오른 적이 없다"면서 "마치 이번 정상회담에서 굉장한 성과를 내야 되는 것처럼 기대감이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초점은 첫째 의제로 꼽은 남북 관계 개선에 있으며 비핵화
18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급 인사들이 동행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사람을 지정해 방북을 요청했다고 한다. 대통령 정상외교에 기업인들이 수행하는 것은 기업 차원에서 뚫기 어려운 사업 기회를 정상외교의 힘을 빌려 모색하려는 것이다.그런데 북한은 우리 기업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언제 재산이 몰수당할지 모를 나라다. 직원이 인질로 잡힐 수도 있다. 그런 위험을 감내할 만한 시장(市場)이 있는 것도
정부가 11일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그 이행 비용으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세금 6438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2년간 국민 세금 6438억원도 어마어마한 돈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북한 인프라 투자 비용을 철도 85조원, 도로 41조원 등 153조원으로 추산했고 미래에셋도 112조원으로 예상했다. 어림잡아 100조원 넘게 들어갈 수 있는 대북 지원에 대해 그 100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국회 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을 감추는 것이다. 적은 돈을 제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해 양측은 일정 조율 중이라고 한다. 트럼프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시킨 이후 북 비핵화에 무슨 진전 있다는 소식은 없었다. 오히려 백악관이 2차 회담 발표를 한 날 미 NBC방송은 정보기관들이 '북한이 올해 5~8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생산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보도했다. 북이 핵탄두 보관소 앞에 위장 건물을 세우고 탄두를 옮기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에도 미 당국이 부인을 하지 않고 있다. 비핵화가 아니라 거꾸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가 10일 국회의장단과 외교통일위원장, 여야 5당 대표에게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청와대가 공식 초청을 발표한 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국회의장단도 1시간여 만에 "정기국회에 전념하기 위해 가지 않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초청한 9명 중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만이 평양 동행에 응했다.이날 국회의 퇴짜는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청와대는 야당과 아무런 사전 조율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초청 발표를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상회담에 함께해 주시기를 정
10년 전 토론토 영화제에서 선보인 미국 영화 '더 트루스'는 '국가 기밀'을 보도했다가 취재원을 밝히라는 법원 요구에 응하지 않아 수감된 기자가 주인공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직후 CIA 비밀 요원 신분이 노출되자 부시 행정부가 취재원 색출에 나선 '리크(leak) 게이트'에서 소재를 땄다. 영화에선 특별검사가 CIA와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하고 발설자가 아니라는 각서까지 내게 하는 등 집요하게 색출에 나선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기자는 취재원을 밝히라는 요구를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