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이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때 삼성그룹 등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면박을 줬다고 한다. 당시 총수들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선권이 나타나 대북 경협이 부진한 데 불만을 표출하면서 나온 얘기라는 것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9일 국감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에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북측에서는 남북 관계가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있다"며 사실상 시인했다.당시 삼성, 현대차, SK, LG그룹 총수들은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반강제로 정상회담에 동행했다. 북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기자들에게 "남북 군사 합의, 종전 선언 등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이 감지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동향에 정통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미국은 공개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상당수가 그의 대북 정책에 대해 매우 우려하거나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에선 문 대통령에게 수차례 남북 관계에서 '속도를 늦추라'는 상당히 강력한 메시지를
정부가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평양 선언과 부속 군사합의를 국회 동의 절차 없이 국무회의에서 비준 처리한 절차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내놓은 합리화 논리들이 과거 자신들이 했던 주장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헌법상 국회 비준이 필요한 조약은 국가 간 합의를 말하는데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 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다"는 이유로 국회 동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민정수석도 같은 주장을 펴면서 "남북 간 합의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으라는 야당의 주장은 황당하다"고 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 "앞으로 열흘을 전후해 나와 북한 쪽 카운터파트의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에게 맞는 (정상회담) 날짜와 시간, 장소를 찾으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비핵화 실무 회담을 북한이 계속 거부해 또 '정상회담 먼저'라는 순서로 가게 됐다는 뜻이다.핵 폐기를 하려면 핵 신고와 검증, 폐기의 자세한 사항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한다. 북은 그 실무 회담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미측 실무 책임자인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달 초 폼페이오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51국 정상들이 참석한 브뤼셀 아셈(ASEM) 정상회의가 19일 의장 성명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도 CVID 방식으로 없애라고 요구했다. 'CVID'의 핵심은 '검증'이다. 검증하지 않으면 핵을 실제 폐기했는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다. 북한은 CVID를 극력 피하려 한다. 그런데 우리 정
1967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한 북한 기자가 유엔군 소속 한국계 분석관에게 다가가 '남쪽으로 가고 싶다'며 도움을 청했다. 북 기자를 태운 유엔군 차량은 북한군 총알이 날아오는 가운데 남으로 질주했다.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 이수근이었다. 그는 귀순 2년 뒤 '위장 간첩'으로 사형됐다. 그러나 지난주 법원 재심(再審)은 49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통일 뒤에야 밝혀질 것 같다.▶당시 이수근 귀순은 JSA에서 남북 기자와 각국 경비병이 자유롭게 왕래했기에 가능했다. 196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종전 선언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관심사는 종전 선언이 아니라 대북 제재 완화였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7월 초 폼페이오의 3차 방북 때만 하더라도 종전 선언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북 외무성은 "종전 선언을 하루빨리 발표하는 것이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라고 했다. 미국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북은 선전 매체들을 동원해 "남조선 당국도 종전 선언 문제를 수수방관하지 말라"고 다그치기
국제언론인협회(IPI)가 그제 통일부가 탈북민 출신 김명성 본지(本紙) 기자의 판문점 남북 고위급 회담 취재를 막은 데 대해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탈북민에 대한 '차별 행위'로 보인다는 공개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IPI는 "김 기자를 배제한 조치는 정부가 비판을 두려워하고 긍정적 보도를 보장받기 위해 언론 자유를 짓밟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단체 회원은 세계 120국 이상의 신문·방송 발행인, 편집인과 주요 언론인이다. 이들이 보기에 탈북민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막기 위해 개발 중인 장거리 요격미사일(L-SAM) 발사 시험이 올 들어 계속 연기돼왔다고 한다.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 등을 이유로 4월과 6월 두 차례 발사 시험을 연기시켰다는 것이다. 북한군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우리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수백 발을 실전 배치해놓고 있다. 이런 북한 미사일을 50~60㎞ 공중에서 파괴하기 위해 우리 군은 장거리 요격미사일을 내년부터 본격 개발할 계획이었다. 이런 정부 기조라면 개발 자체가 불투명하다.국방부는 "기술적 부분과 시험장
통일부가 15일 판문점 우리 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통일부 기자단을 대표해 취재할 예정이던 탈북민 출신 김명성 본지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다. 전날 오후 갑자기 취재 기자 교체를 요구하더니 이날 아침 취재단 4명에서 김 기자만 제외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북측 요구는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과거 입맛에 맞지 않는 우리 측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한 경우는 있었지만,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남북 회담에 우리 정부가 먼저 특정 기자를 찍어 배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통일부 기자단은 이날 '
미 재무부가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직후 한국 은행들에 직접 연락해 대북 제재 준수를 요청한 사실이 국감장에서 공개됐다. 미측은 국내 국책 및 시중은행 7곳에 대북 관련 사업 현황을 묻고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말이 요청이지 사실상 경고다. 미 전문가들은 "만약 (한국 은행들이) 북한과의 거래에 관여한다면 미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주말 주미 대사는 국감에서 미 조야(朝野)로부터 '한국이 너무 남북 관계에서 과속하고 있다. 제재를 강화해야 북한이 핵 포기 협상에 나올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12일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북이 재래식 군사력으로 한·미 연합군에 맞설 수 없으니까 비대칭 전력으로 핵을 개발한 후로는 재래식 군비를 절감해서 이것을 일반 국민을 위한 생필품 경제로 돌렸기 때문에 제재를 버티고 오히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미국 학자들이 분석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평양 정상회담 때 북에 가보니까 여명 거리나 과학자 거리는 홍콩, 싱가포르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외견상 엄청난 고층 빌딩이 올라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송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북이 핵을 개발하느라 백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 승인 없이는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말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이긴 하지만 우리 주권 침해로 해석될 수 있는 '승인'이란 표현까지 썼다. 미국 입장에서 대북 제재는 북핵 폐기를 위한 유일한 지렛대다. 트럼프는 한국 정부에 '북핵 폐기 방해 말라'고 거칠게 경고한 것이다.5·24 조치는 그 주요 내용들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와 상당 부분 겹친다. 한국 정부가 5·24 조치를 해제해
이낙연 총리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 뉴스 엄단 방침을 밝혔다. 이 총리가 지난달 베트남에서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의 거소 방명록에 쓴 글을 누군가 '김일성에 대해 쓴 글'이라고 인터넷에 퍼뜨린 뒤였다. 이런 명백한 가짜 뉴스는 응분의 책임을 지워야 한다. 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슨 범정부 대책 회의 같은 것이 만들어지더니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책이 미흡하다며 더 광범위한 단속과 처벌을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확대됐다.이들이 생각하는 '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취해진 '5·24 조치'를 해제하는 문제를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5·24 대북 제재 해제 검토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5·24 해제 검토 발언이 논란을 빚자 '본격적 검토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말이 앞서 죄송하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날 답변들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유도성 질문에 미리 약속이나 한듯이 나온 것이었다. 강 장
KBS가 대북 라디오 방송을 포함해 일부 AM 방송의 출력을 임의로 낮춰 운영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과기부 산하 중앙전파관리소가 지난달 말 26개 AM 방송국을 현장 조사해보니 대북 방송인 '한민족 방송'을 포함한 8곳이 방송 출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특히 한민족 방송은 허가 출력 1500kW를 750~1348kW까지 낮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KBS는 "전력 소비를 줄이는 새 시스템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그 결과 주시청자인 북한 주민들이 방송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주민을 위한 방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여당과 그 주변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등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평양에 간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평화 체제가 되려면 국보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촉발시키더니, 이번엔 민주당과 대북 노선을 같이하는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국보법은 사망 선고를 기다리는 사문화된 법"이라며 종전 선언이 이루어지면 당 차원에서 국보법 폐지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보법은 남북 화해로 가는 길에 장애물이니 손을 봐야 한다는 논리다.이들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비핵화 방안과 2차 미·북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했다. 폼페이오는 방북 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오늘 북한과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했다. 그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했다"며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미국의 상응 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조만간 양측 실무협상단이 추가 협의를 진행할
북한이 금융 전문 해커 조직을 운영하며 지난 4년간 주요 금융기관 등을 해킹해 11억달러(약 1조2300억원)어치 외화 탈취를 시도했고 실제 수억 달러를 북으로 빼돌렸다고 세계적 보안회사가 3일 밝혔다. 'ATP 38'로 명명된 북 해커 조직이 베트남·대만 등 최소 11국 은행의 해외 송금망을 해킹했다고 한다. 국제 NGO가 한국으로 송금하려던 돈도 털렸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2일 '히든 코브라'라는 북 해커 조직이 악성 코드를 이용해 전 세계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훔치고 있다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 워싱턴 포스트지 인터뷰에서 "미국이 종전 선언을 하고 북한이 이에 따라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할 경우 비핵화의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전 선언과 북한 핵 시설 신고를 맞바꾸자는 미국과, 종전 선언과 영변 핵 시설 폐기를 교환하자는 북한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북한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강 장관은 과거 미 부시 행정부가 북핵의 신고·검증을 추진하다 실패했던 사례를 들며 "북의 핵 신고는 미·북 간에 신뢰가 형성된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