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목표로 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출범은 미국이 「북한문제」의 본질로 접근하는 분기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미국 북한인권위원회」는 구성멤버가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 특히 대 북한 정책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면면을 망라했을 뿐 아니라, 행동과제를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강제노동 실태 규명, 식량과 생필품 분배 확인, 중국 내 탈북자 문제 제기 등을 핵심이슈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 위원회의 활동이 진척됨에 따라 북한주민의 굶주림과 그런 현실을 만들어낸 구조적
미국 디펜스포럼 재단과 제시 헬름스 상원의원이 최근 황장엽씨를 다시 초청하고, 황씨측도 이들에게 미국방문을 희망하는 편지를 또 다시 보냄으로써 현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현 정부는 황씨의 방미문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신변안전 보장문제」를 이유로 그의 방미를 반대해왔다. 미국정부가 황씨의 신변안전을 보장해야 하며, 그것도 양국정부 간에 합의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최근 미국 정부는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국무부 폴 켈리 법무담당 차관보는 헬름스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황씨가 방미할
가을에 단풍 구경 가거나 등산하는 사람들을 보며 “왜 쓸데없이 산에 가서 힘을 낭비 하지” 라는 생각이 한국에 오고 나서도 한참동안 가시지 않았다. 어느새 주말이면 산을 오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속으로 웃음 짓기도 한다.남북한의 온갖 산들을 다녀 보았지만 어릴적 10년을 보낸 함경남도 요덕군 정치범수용소(15호 관리소)가 있는 병풍산과 백산은 결코 잊을 수 없다. 개인적 체험이 얽힌 곳이라서만이 아니라 그 산의 아름다움은 북한의 어느 명산 못지 않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이라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다.자연의 천국
요즘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에게 언론이 알까봐 몹시 신경쓰이는 고민거리가 하나 생긴 듯하다. 오는 12월 발간될 「2001년도 국방백서」에서 「주적은 북한」이라는 표현을 빼느냐 존속시키느냐에 대해 은밀히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김동신 국방장관을 비롯, 국방부는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주적개념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이번 검토는 상당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국방부가 보수층의 반발 등「위험」을 무릅쓰고 주적개념 삭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정부 최고 안보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등 정부 일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국정부와 북한정부는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와는 다른 고유의 정책을 추진해 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이 처음으로 현정부를 향해 『우리는 일방적 대북유화책을 쓰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전한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출범 후 북한에 대해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왔으나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 그런 상태에서 허버드 대사가 한국정부에 대해 클린턴 정부와는 다른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분명히
하영선/서울대교수·국제정???세기의 새로운 도전에의 대응:참여와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이라는 주제 아래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9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대미테러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21개국의 대규모 다자간 정상회의라는 이유 때문에 관심을 모았던 이 회의는 ‘테러 이후 세계질서’의 미래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테러사태와 이에 따른 대테러전쟁의 상황 전개에 대한 초보적 대응에 바빠서, 9·11테러가 21세기 세계질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질서, 한반도, 한국의 생존과 번영에 미치게 될 영향을
북한이 남북 장관급회담 등 3개 당국자회담을 금강산에서만 하자고 계속 고집하는 것은 자신들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회담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남과 북에서 회담을 교대로 해왔던 지금까지의 관행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그들이 그 이유로 엉뚱하게『남한은 불안하니 안전한 금강산에서 하자』고 내세우는 것은 더욱 이치에 맞지 않는다.전세계적인 테러공포 속에 우리 군경이 비상경계를 내리고 미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군전력을 증강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그것을 구실로 내세우는 것은 노리는 목적이 다른 데 있
김인구·정치부기자ginko@chosun.com북한은 28일 열기로 한 6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금강산에서 갖자고 18일 제의했다. 남한 내 비상경계태세가 내려져 있어 불안하니 ‘안전한’ 금강산으로 오라는 것이다. 북한은 똑같은 이유로 4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도 일방적으로 연기했고,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2차 당국회담과 남북 경협추진위원회 2차 회의도 금강산에서 하자고 했다.그러나 이번 장관급회담은 북한 지역에서 할 차례이므로 북측이 내세우는 ‘남한 내 비상경계태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작년 두 차례 장관급회담이 북한 지역에서
취임 초보다 강경해진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인식은 미·북 관계개선은 물론 한·미간의 공동인식 구축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의 대화의지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면서 「세계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우리와의 협상은 물론 귀국(한국)정부와의 약속도 이행하기를 거부하는 이 사람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인물이다』 『국민에게 먹을 것을 보장하고 잘 대우하며 이웃과 협력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기 나라를
/김창기(金昌基)9·11 테러 사건이 나고 얼마 후, 서울의 한 서방 외교관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북한은 테러 직후,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에 보낸 메시지에서 워싱턴과 뉴욕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자신들은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혔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이 즉각적 반응에 대해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하지만 9·11 이후 묘하게도 북한이 테러와 관련하여 언급된 경우는 꽤 여러 차례 있었다.우선은 국내에서부터, 9월 중순의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반(反)테러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만 다닐 것인가. 김대중 대통령은 북측이 일방적으로 이산가족상봉을 연기시킨 바로 다음날인 13일 『남북관계는 힘들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의 「일방적 연기」에 「인내심」을 들고나온 대통령의 뜻은 분명하다. 어떤 조건이나, 체면이 손상되는 일이 있더라도 북과의 접촉은 끊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언제까지든 북이 하라는 대로 끌려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인내하겠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북의 안하무인격인 행동에 대한 국민들의 자존심과 분노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권여당이 「이산가족
북한이 요즘 유머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는 듯하다.북한 유일의 국적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사가 최근 일반 주민들을 위해 세계 각국의 생활유머 모음집인 「세계의 유모아」를 내놓은 데 이어 평양의 인민대학습당에서는 유머를 주제로 강의를 실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세계 유모아」는 시리즈로 발간될 예정인데, 지난달 말 나온 제1권에는 세계 각국의 재미있는 유머 가운데서 가려뽑은 생활유머 700여 건이 수록돼 있다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최근호(9·26)가 소개했다. 북한이 유머집을 발간하는 목적은 『사람들이 사업과 생활을 더욱 낙천적으로
대한(對韓)채무 18억달러 중 일부를 북한의 발전부문 현대화 사업에 지원하는 것으로 변제하자는 러시아의 제의는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러시아가 한국 돈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점이다. 형식논리로 보면 한국이 북한에 경협지원을 하는 바에는 러시아가 한국에 갚을 돈을 대신 북한에 제공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추진하는 방식은 현금이 아닌 발전설비 등 현물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러시아 발전설비로 북한 전력산업을 현대화하면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는 그만큼 높
이상우서강대 교수·정치학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우리 대통령이 6·25를 민족통일 전쟁으로 평가했다는 보도는 놀라운 일이다. 김정일이 인민군 창설기념식에 했음직한 이야기를 우리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 담았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다. 나는 우리 대통령이 이런 역사인식을 가졌다고는 믿지 않는다. 필시 국가관이 투철하지 못한 연설문 작성자가 준비한 원고를 대통령이 깊은 생각 없이 읽었으리라.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을 생각할 때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선량한 동포 수백만명을 죽인 반민족적 테러인 6·25를 저질러 놓고도
북한은 김일성 사후 우리 민족을 ‘김일성민족’으로 부르고 있다. 이 말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김정일이며, 그는 74년 2월 주체사상을 ‘김일성주의’로 정의한 적도 있었다. 김정일은 94년 10월 김일성 백일재(百日齋)가 있던 날 당중앙위원회 간부들과 가진 담화에서 “지금 해외동포들은 조선민족을 김일성민족이라고 하고 있다”고 했고, 이후 이 말은 북한 출판물과 매체가 금과옥조로 인용하는 ‘법어’가 됐다. 북한은 이에 그치지 않고 ‘김정일민족’ ‘태양민족’이라는 용어도 내놓았다. 평양방송은 96년 7월 김일성 2주기에 즈음해 내보낸 정
5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린 지난 9월15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현대측과 별도회담을 갖고 「5차 장관급 회담은 현대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고 「금강산 관광대가를 당초 약속대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이 남북당국간 회담이 열리고 있는 같은 시점에 현대측과 별도회담을 가진 것 자체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회담에서 5차 장관급 회담이 「바쁜 가운데서도 장군님의 현대에 대한 배려 때문」이란 것을 3차례나 강조했다니 이쪽 정부의 처지가 말할 수 없이 우습게 됐다. 이것은 북한이 앞으로 남북대화는 돈
김대중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6·25 전쟁을 ‘성공하지 못한 통일 시도’라고 지칭해서 대통령의 ‘6·25’ 인식에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김 대통령은 남북간의 평화공존과 교류를 강조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썼다고는 하나 이것은 단지 표현상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김 대통령이 6·25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문제의 연설에서 국군의 조국수호 노력을 치하하고 안보와 화해협력 속에서 한반도 평화와 교류협력을 이끌어 갈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상 세 번의 통일 시도가 있었는데, 신
수잰 숄티(Suzanne Scholte )디펜스 포럼은 지난 몇달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미국 방문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했다. 디펜스 포럼 재단은 인류 공통의 가치인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 재단으로서, 오랜 기간 동안 구 소련, 쿠바, 중국, 북한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망명한 사람들을 초청하여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서도록 주선해 왔다. 우리가 황씨를 초청하는 것은 이 같은 활동의 일환이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황씨를 초청하는 것이 한국의 햇볕정책과 관련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국방부는 북한군 수십명이 연 이틀 군사분계선을 침범한 사실을 1주일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로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공개하면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공개하지 않으면 그렇지 않다는 국방부의 논리는 괴이쩍기 짝이 없다. 우리는 그것을 공개하지 않은 국방당국의 정신상태와 책임감부재를 더욱 불안하게 여긴다. 이번 사건을 국방부는 「종종 있었던 일」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종종 있었던 일」이어서 공개 안했다면 테러가 자주 일어나면 그냥 덮어둘 수도 있다는 논리인가. 그리고 우리가 보기에는 「종종 있었던 일」도
국방부가 「월간북한」 9월호에서 대북정책을 비판한 글 3건을 삭제토록 압력을 가한 뒤 「국방부용」으로 재편집해서 납품받은 것은 과잉처사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장병들의 「교육용」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햇볕정책 등 정부정책을 비판하거나 군 수뇌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그대로 내보낼 수 없어 사전 예방차원에서 취한 조치라는 것이 국방부측 설명이지만, 적어도 「민주군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국방부가 「북한연구소」에서 지난 71년부터 발간해온 이 월간지를 구입해 장병 교육용으로 사용한 데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