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時旭/언론인·성균관대 겸임교수북한당국이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한 한나라당의 성명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주목거리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조치가 연말 대선정국에 ‘신북풍’이 불어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는 데 반해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움직임이 대선전략을 보혁구도로 몰아가려는 전략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데올로기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지금 특이한 정치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회창 낙선 공작 나선 평양당국 지금까지의 여러 징후로 미루어 보면 북한당국이 남한의 대선에 영향을
북한 노동신문은 6·15 남북공동선언의 제2항에 대해 “(북과 남이) 서로의 통일방안에 공통점을 인식한 데 기초하여 그것을 적극 살려 통일을 지향해 나가기로 했다는 의미”라면서 “이 조항을 쌍방이 통일방안에 대해 합의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같은 소리”라고 30일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이 북한당국의 최종적인 것이라면, 이 조항의 해석을 둘러싼 남북 간, 그리고 남한 내부의 논쟁을 정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일이다.그러나 노동신문의 이런 주장이 최소한의 설득력이라도 가
지금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 가운데 가장 의미심장한 것은 무엇일까? 뭐니뭐니 해도 갈수록 추세화하고 치열해지고 있는 대규모 탈북(脫北) 사태일 것이다. 하나의 정권, 체제, 국가로부터 수많은 주민들이 떼를 지어 탈출한다는 것은 그 정권, 체제, 국가로서는 그야말로 파천황(破天荒)의 대사변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인민’들의 탈출은 더군다나 스스로 ‘인민의 체제’라고 자처하는 곳으로부터의 필사적인 엑소더스다. 따라서 그것이 북한 권력층에 주는 정치적·도덕적 타격은 가히 치명적인 것이며, 문자 그대로 국가적·체제적 정당성의 위기
탈북 김한미(2)양 가족의 미국망명 요청을 처리하는 미국 국무부의 태도를 보면, 탈북자 인권문제에 관한 미국의 기본 입장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선양(瀋陽)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공안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오는 등 우여곡절 끝에 한국행에 성공한 김양 가족이 당초 원했던 망명지는 미국이었다.미국 국무부는 이들의 망명요청 서한을 접수하고도 이를 부인하다, 나중에 편지를 전달한 미국 ‘디펜스포럼’이 문제를 제기하자 ‘행정착오’로 주무부서에 접수되지 않았다고 둘러대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다.국제인권의 수호자
최평길 /연세대 교수·남북한 군사모든 조직은 추구하는 목표가 있고 상대가 있다. 기업은 고객을 매료시키는 주력 상품으로 경쟁사를 제압하고 복싱 도전자는 챔피언인 방어자를 무너뜨리려 하며 한국 축구대표팀은 폴란드 대표팀을 맞아 16강 진출 서전을 장식하려 한다. 외국의 군사침략을 방어하고 승리해야 하는 군대는 적 아니면 아군이라는 군 특유의 심리로 경쟁국 군대를 군사용어로 주적(主敵·main enemy)이라 한다. 주적 군은 한 나라 국방안보에 결정적 위협(major threat)을 주는 상대국의 군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적을 갖지 않
중국 주재 외국공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망명 요청사건은 일정한 방향을 향해 예상외의 속도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그 방향은 탈북자들의 행동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대규모화하며, 그래서 관련국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쪽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지금까지의 사건을 통해 탈북자 문제는 확실한 국제적 이슈로 부상했고, 여기에 중국은 물론 일본·미국 등이 싫든 좋든 직접 당사자로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자 3명이 베이징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들어가 한국행을 요청한 것
23일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열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연례총회를 기분 좋게 끝낸 찰스 카트만(Kartman) KEDO 사무총장이 KEDO의 잭 프리처드(Pritchard) 미국 대표(대북교섭담당 대사 겸직)와 한국·일본·EU(유럽연합)의 대표들과 함께 점심 약속 장소로 향했다. 점심 장소는 총회가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 빌딩에서 한 블록 떨어진 이탈리안 레스토랑 2층. 따뜻한 봄 햇살에 걸음걸이도 가벼워 보였다.일행은 약속시각(12시30분)보다 5분 일찍 도착했다. 15분 뒤 박길연 유엔주
작년 말 석연찮은 이유를 들어 연례 국방백서 발간을 격년제로 바꾸기로 했던 국방부가 끝내 백서발간을 무기한 연기했다. 국방부는 또다시 이런저런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이것이 백서의 「주적(主敵)」 개념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안팎으로 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아야 하는 국방부의 처지도 안쓰럽지만, 이 정부가 언제까지 이렇게 북한 눈치보기와 끌려가기를 계속할 것인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국방백서는 국제 안보정세와 우리 국방정책, 한국군의 무기체계 등을 담은 일종의 종합보고서로, 이를
이윤상/(사)한국이웃사랑회 기획실장 민간단체(NGO)에서 대북지원 일을 맡아 하면서 북한을 10여 차례 다녀왔다. 북한을 방문하는 까닭은 주로 우리가 지원한 물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기 위한 것이다.오가다 보니 어느덧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무척 정겹게 느껴진다. 방문기간 중 일요일이면 우리 일행은 평양의 봉수교회를 찾는다. 목사는 오늘 이 자리에 남한에서 누가 새로 참석했는지 알리고 예배를 시작한다. 예배가 끝나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기도 하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노래를 부르며 헤어지기도 한다
김경민지금 동중국해에는 작년 말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의 포격을 받고 침몰한 괴선박 인양 작업이 한창이다. 해저 450m까지 잠수함 구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 90여m 해저에 가라 앉아 있는 괴선박을 인양하는 데 기술상 문제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망망대해에 점 하나와 다름없는 자그마한 정체불명의 선박을 어떻게 탐지하고 추적하게 됐는지 가공스런 일이다. 총체적인 정보획득 능력이 없으면 안보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절감케 한다. 그 과정은 이렇게 전개됐다. 미국 국방부는 작년 12월 8일 KH-12 군사정찰 위
베이징(北京) 외교가에는 요즘 첸치천(錢其琛) 중국 외교담당 부총리의 탈북자 언급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첸 부총리가 지난 16일 일본의 퇴직 언론인들을 만나 ‘중국은 북한 사람들을 강제로 북한에 돌려 보내지 않고 있다’, ‘북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자유롭게 살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정책이다’라고 언급한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느냐는 것이다.첸 부총리가 탈북자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은 탈북자들과 목격자들 증언에 비춰볼 때 분명 사실이 아니다. 최근 베이징과 선양(瀋陽)의 외국공관에 진입했던 탈북자
탈북자 문제가 국제사회의 쟁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탈북자 문제의 핵심은 「인권」이며 따라서 탈북자에 대한 각국의 입장은 그 나라 인권수준을 살피는 시금석이다.탈북자 문제만 놓고 볼 때 최악은 일본이다. 목숨걸고 자기네 공관을 찾아든 탈북자들을 외교적으로 인정되는 「치외법권」까지 포기하며 사실상 내쫓은 일본은 인권 후진국의 오명(汚名)을 덮어썼다. 그 다음은 중국이다. “탈북자들을 강제송환하고 있지 않다”는 첸치천(錢其琛) 외교 부총리의 「외교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탈북자 색출과 강제송환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15일 아침만 해도 일본 언론들은 뜨거웠다. “탈북자가 오면 쫓아내라”라는 요지의 아나미 고레시게(阿南惟茂) 주중(駐中) 일본대사 발언이 각 신문 톱을 장식했다. '일본 신문들은 당시 회의 참석자들을 통해 “탈북자를 받아들여 귀찮은 문제가 생기느니 인도적 문제가 생겨도 안받는 게 낫다”, “인도적 문제가 발생하면 내(아나미 대사)가 책임지겠다”는 사건 당일의 생생한 발언을 쏟아내 놓았다.그러나 15일 석간부터 ‘생생한 목소리’는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16일 아침엔 자취를 감췄다. 대신 “아나미 대사는 당일 ‘일단 (탈북자가) 들어온
白忠鉉지난 8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탈북자들이 미국 및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했거나 진입하려다가 중국 경찰에 체포된 사건의 처리 과정은 국제법과 외교의 갈등이 야기하는 과제를 극명하게 제기해 주고 있다.영토국의 국내법적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공관의 불가침권’은 이미 17세기경부터 국제관습법으로 발달하여 1961년 비엔나협약의 기본권리로 준수되고 있다. 영토국의 공권력이라 할지라도 공관의 사전 허가 없이는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므로, 범죄인이 도피하여도 영토국으로서는 계속 추적해 들어갈 수 없는 피난자 비호(庇護·asylum) 상태
미국 뉴저지에 사는 교포 남신우(南信祐·61)씨의 목소리는 14일 가라앉아 있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선양(瀋陽)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 붙잡힌 탈북자들인 장길수군 외가친척 일가족 5명의 미국 망명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를 전해들었기 때문이다.이 가족의 친척인 남씨는 전화를 건 기자에게, “이번 망명을 위해 벌써부터 준비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건축설계 회사 ‘NKP’ 대표인 그는 “그들이 미국에 오면 정착을 도와줄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도 했다.그는 지난 8일 디펜스 포럼 재단을 통해 이들 5명을 본인들 의사
중국주재 일본대사가 “탈북자들이 대사관에 들어오면 쫓아내라”고 지시했다는 일본 언론보도는 한국민에게 심한 분노를 느끼게 한다. 일본이 과연 인권이니 인도주의를 운위할 수 있는 세계 일류급 국가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선양(瀋陽) 일본 총영사관에 탈북자들이 들어갔을 때 일본 직원들이 왜 그토록 무기력하게 또는 적극적으로 중국경찰의 영사관 진입을 허용했는지 설명이 필요없게 됐다.일본 외무성은 문제의 아나미 고로시게(阿南惟茂) 대사 발언을 부인했지만, 일본 언론의 구체적 보도 내용을 덮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는 96년 같
서경석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 요즘 조선족동포 등 외국인노동자들이 자진신고하느라 법썩이다. 오는 25일까지 30여만명이 신고를 끝내면 1년간 합법체류하게 된다.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다. 지금도 조선족 동포들은 1000만원을 주고 계속 입국하고 있는데 이를 어쩌랴? 그렇다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불법체류자에게 온갖 불이익과 인권유린을 감수하게 하면 안 된다. 25일 이후에는 누구든 체류기간을 넘기면 가차없이 추방해야 한다. 담배 끊은 후 금단현상을 겪는 것처럼 몇 차례고 일제단속을 해야 한다. 앞으로 모든 불법
박근혜 의원이 평양에서 환대를 받고 돌아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여러 가지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 전 주석의 2세간 대면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남북 당국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박 의원이 나름대로 이걸 풀어보려고 노력한 점과 그 ‘성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박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김 위원장과의 면담내용을 보면 남북관계 현안이 폭넓게 망라돼 있다. 그리고 박 의원이 제기한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흔쾌히 긍정적 답변을 했다. 그
중국 선양(瀋陽)에서 발생한 탈북자 망명시도 사건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을 지켜보는 한국민의 심정은 분노어린 착잡함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는 우리 동포 문제로 인해 양국이 마찰을 빚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동시에 양국 간 갈등이 탈북자들의 신병처리에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작용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둔다.중국 경찰이 일본 총영사관에서 탈북자들을 끌고가는 과정에서 일본 영사의 허락이 있었는지 여부를 놓고 양국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국가 자존심 문제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우리는 양국 간
金榮奉오는 29일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학생 30 여명이 금강산으로 졸업여행을 떠난다. 1인당 경비 49만8000원 중 29만9000원은 정부로부터 얻어 간다. 졸업여행이건 수학여행이건 그 본질은 놀러가는 여행인데 국고에서 경비를 지원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었던?? 이들이 보는 것도 철조망으로 가둬놓은 달러벌이 자연공원이지 사람 사는 북한 땅이 아니다. 여행 도중 학생들은 북한인민보다는 아마도 ‘공짜구경’이 추가경비 낸 만큼 즐길 만했던가를 더 생각할 것이다. 국가 돈을 얻어먹는 달콤한 느낌도 얻어올지 모른다. 필자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