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게 사살당한 우리 공무원을 정부 여당이 ‘월북자’로 몰아가고 있다. ‘빚 많은 도박 중독자의 현실 도피’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북한군에게 죽은 것도 억울한데 자기 정부에서 이런 손가락질을 당하니 정말 눈을 감지 못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그에 대해 또 ‘피살’ 아닌 “사망”이라고 했다. 북한이 살인범이라는 것을 흐리는 것이다. 사자(死者) 명예훼손이란 게 이런 것인가 싶다. 그가 실제 월북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많다. 평생 바다에서 살아온 사람이 낮은 수온에 그 먼 거리(38km)에서 월
북한군의 공무원 이모씨 사살 사건과 관련해 서욱 국방부 장관이 “시신을 불태웠다는 발표는 추정을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단언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첩보를 종합해 가면서 그림을 맞춰가고 있었는데 언론에 나오면서 급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까지 했다.이씨 사살 이틀 뒤 국방부는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국방장관 말처럼 언론이 설익은 상태에서 보도한 것이 아니다. 국방부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공식
해군(왼쪽)과 외교부 국정감사 모습. 해군은 우리 공무원이 북에 잡혀있다는 사실을 "국방부의 언론 보도 때 알았다"고 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관련 긴급 장관회의가 열린 사실을 "언론 보도 보고 알았다"고 했다.해군 참모총장이 국감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에 잡혀있었다는 사실을 "국방부의 언론 발표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당시 국방부는 감청 첩보를 토대로 북측이 이씨 신병을 확보한 사실을 파악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그로부터 3시간여 뒤 북이 이씨를 사살했고 심야에 대책 회의가 열렸다. 그런데 정작 바다
북한군에게 총살된 공무원 형인 이래진씨가 18일 증언하고 있다.북한군에게 총살당한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동생이 죽어가는 동안 이 정부는 뭘 했느냐’고 절규하며 “동생을 (월북자로 단정해) 명예 살인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국감에서 호소할 내용이지만 여당 반대로 증인 채택이 무산되면서 야당이 마련한 ‘장외 국감’에 나서야 했다. 이씨는 동생 실종 직후부터 북한과 통신이 가능했는데도 정부가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김정은과 친서를 주고받는 채널이 있었고 국제상선통신망도 열려 있었는데 왜 가만있다가 구조의 ‘골든 타임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광복 75주년이 지났어도 반일 민족주의는 현재진행형이다. 문재인 정권의 ‘관제 민족주의’로 한·일 관계는 벼랑 끝에 섰다. 시민사회는 일제 잔재 청산을 내세워 중·고교 교가를 교체한 데 이어 유치원 명칭을 유아 학교로 바꾸자는 운동이 한창이다. 정권 지지율의 절대 병기인 관제 민족주의는 민심에 뿌리박힌 반일 감정과 폭발적 상승 작용을 불러일으킨다. 반일 민족주의를 비판하면 토착왜구로 몰려 생매장된다.“150만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 ‘민족문학계 거장’ 조정래의 일성(一聲)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 /뉴시스북한이 지난 주말 열병식에 대거 등장시킨 신형 방사포·전차 등 재래식 전력은 전문가들이 ‘환골탈태’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세계 최대라는 신형 ICBM·SLBM만이 아니다. 열병식에는 북이 지난해 집중적으로 시험 발사해 정밀도를 높인 초대형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대구경 조종 방사포가 다양한 개량형으로 등장했다.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직경 600㎜급 방사포는 우리 남해안까지 사정권에 둔다. 이 미사일·방사포 수십 발을 섞어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서욱 장관서욱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가 북측 해안에서 발견됐을 당시 "우리 측이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해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북한 당국도 이 채널을 듣고 있으며 우리 당국도 이를 알고 있다고 한다. 이씨가 북한 해상에서 북한군에게 발견된 사실을 파악한 상황에서 이 채널을 통해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서 장관은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저희들이 첩보를 가지고 북에 구조 요청을 취하기에는 조
북한군에게 총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 편지를 보내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아들 이군은 “(부친은) 대한민국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국민이었다”며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실종된 이씨가 북 해상에서 발견된 사실을 우리 군이 파악한 것은 북한군에게 사살되기 6시간 전이었고, 청와대에 보고된 것은 3시간 전이었다. 김정은과 잘 통한다는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섰으면 최소한 이씨가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것만은 막을
마이클 브린 前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한국, 한국인' 저자.얼마 전 서해안에서 벌어진 어업 지도원 총격 살해 사건은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뭔가 새로운 걸 배워야 한다. 그래야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덜 미안할 수 있다. 현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원하고 협력을 바라지만 명심해야 할 교훈이 있다.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체제의 본색과 의도는 바뀌지 않는다.2004년 나온 베스트셀러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그래서 읽어볼 만하다. 그 책은 사실 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미국과 일본·인도·호주 등 4국이 내일 도쿄에 모여 쿼드(Quad) 안보 회의를 개최한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연대를 강화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지만 이 자리에 한국은 없다. 한국이 빠진 채로 미국이 동맹 관계를 다지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쿼드 참석 후 한국을 방문하려던 계획도 국내 사정을 이유로 취소했다. 태평양 건너 방일(訪日)은 예정대로 진행하면서도 일본에서 2시간 거리인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한 달도 남지 않은 미 대통령 선거는 더욱 혼전 상태에 들어섰다. 그가 조기에 건강을 회복하여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1차 TV토론 이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 트럼프가 국민 동정표를 등에 업고 반전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미 대선은 우리 생존에 큰 영향을 준다. 미국은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할 때 도덕적 가치와 한반도에 대한 영토적 야심이란 면에서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동맹국이라는 의식이 우리에게 깔려 있다. 미 여론조사
해양경찰청이 북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시신을 찾는 작업을 벌이는 모습. 청와대와 군이 해경에 이 공무원의 북 나포 사실을 알리지 않는 바람에 해경은 70시간 동안 엉뚱한 곳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최초 발견해 사살하기까지 상당 시간 동안 신원을 확인하고 한때 구조하려 시도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국방부가 28일 밝혔다.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 북한군에 발견돼 그로부터 6시간 뒤 피살되기까지의 과정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북이 우리 국민을 구조할 줄 알았는데)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돼 대응을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영길(오른쪽) 위원장과 김영호 민주당 간사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북한이 우리 국민을 사살 소각했는데도 민주당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종전 선언과 북한 관광 촉구 결의안을 일괄 상정했다. 정작 서둘러야 할 대북 규탄 결의안에 대해선 김정은의 ‘미안’ 한마디에 소극적 태도로 돌변했다. 사건 경위를 묻겠다는 야당의 긴급 현안 질의 요청도 거부했다.북이 2008년 우리 금강산 관광객을 사살했을 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북이 바다에 표류하던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자 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특수전부대원 등 군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27일 자신들이 해상에서 사살한 우리 공무원 시신을 수색하는 우리 군을 향해 자신들 영해를 침범한다며 중단하라고 했다. 북한이 말하는 영해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아니라 자신들이 멋대로 그어놓은 ‘경비계선’을 말한다. 정상 수색 활동 중인 우리 군을 향해 억지 트집을 잡은 것이다. 북한은 우리가 제의한 공무원 총살사건 공동조사에 대해선 아무 응답도 하지 않았다.북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씨의 시신을 찾기 위한 대규모 수색 작업이 서해에서 벌어지고 있다. 해경과 해군의 함정 29척과 어업지도선 10척 등 총 39척과 항공기 6대가 투입됐다. A씨 실종 당시 수색에 나섰던 함정 20척과 항공기 2대의 두 배 규모다.수색 작업은 지난 24일 정부가 A씨 사망 소식을 발표하면서 흐지부지됐었다. 당시 국방부는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A씨가 이미 사망한 데다 북이 시신까지 소각 처리한 것을 확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 참석해 경례받고 있다. /뉴시스북한이 연평도 인근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있다가 실종된 우리 국민을 북 해상에서 총으로 쏴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고 24일 국방부가 밝혔다. 기진맥진한 채 표류하던 비무장 민간인을 발견해 구조하기는 커녕 6시간 넘게 바다 위에 붙잡아뒀다가 사살한 뒤 기름을 부어 소각까지 했다는 것이다. 어떤 범죄 집단도 흉내내기 어려운 엽기적 살인이다. 북은 2008년 금강산 관광을 하던 우리 국민을 조준 사살했을 때는 ‘우발적’이라고 주장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한국석좌북한은 ‘블랙박스’ 중에서도 가장 깜깜한 박스다.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확인하기 아주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북한 지도 체제와 관련한 의문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이 공개 석상에서 사라지고 여동생 김여정이 갑자기 부상하면서 김정은 건강과 김여정 결정권에 대한 별의별 추측이 잇따랐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우리가 여전히 북한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이다.워싱턴에서는 북한이 홍수와 제재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남매 통치 시기 중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란
미·일 국방장관이 29일 괌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폐기를 위해 유엔 안보리 제재의 완전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중국 행위에 반대한다"며 대중 견제 메시지도 보냈다.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과 정보·감시 협력 문제도 다뤘다고 한다. 북·중 위협과 대응 등 우리 안보와 직결된 이슈가 논의된 자리였는데도 한국 국방장관은 불참했다. 6·25 이후 한국을 지켜온 한·미·일 군사 협력에서 한국만 빠진 것이다.우리 국방부는 21일 "코로나
김진명 워싱턴 특파원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통일부의 대북 인권 단체 사무 검사는 인권 침해와 정치적 탄압 소지가 있다는 공식 통보문을 곧 한국 정부에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8일 워싱턴D.C. 인권 단체 화상 토론회에 참석한 킨타나 보고관은 "통보문에 더 무게가 실리도록 유엔 인권이사회의 다른 특별보고관들도 동참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외교 장관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출신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런 지적은 부끄러운 일이다.한국의 대북 정책은 국제사회의 흐름과 동떨어진 인상을 주는 일이 잦다.
6·25 당시 유엔군 15만명 死傷… 유엔사는 자유세계 수호 戰士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부산시 남구 '유엔평화로'에는 UN기념공원이 있다. 이 공원의 명칭은 2000년까지는 'UN 기념묘지'였다. 6·25 전쟁의 급박한 전황에서 유엔군 사망자의 시신을 본국에 송환하기 이전에 임시 안장했던 곳으로, 당시에는 1만여 명이었으나 현재는 2309명이 잠들어 있는 세계 유일 유엔 묘지다.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전 세계 많은 젊은이의 희생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곳이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