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강호텔 1층 침수..대동강 수위도 급상승
각급 지방 수해복구대책반 구성

지난 7일 이후 북한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도 폭우가 내려 보통강호텔 1층이 침수되고 대동강 유보도(산책로)가 완전히 물에 잠기는 등 수해가 심각하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13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6일경부터 서해안지구를 중심으로 한 여러 지역들에 연일 집중적으로 큰비가 내려 대동강 수위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며 "11일 오후 1시 현재 강반의 유보도는 완전히 물에 잠겼다"고 전했다.

북한의 중앙기상연구소 관계자는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5일간 북한의 많은 지역에서 북한의 연간 평균 강수량 1천mm의 절반 이상의 비가 내렸다며 평양의 경우 "11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종합한 자료를 분석해보니 1967년 8월 말 평양시내가 물에 잠졌던 홍수시와 맞먹는 강수량"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강 수위가 오르는 바람에 시내에 내린 빗물이 제대로 대동강으로 빠지지 못하여 보통강호텔 1층이 침수되는 등 시내 일부에서 큰물에 의한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1973년 9층 건물로 지어진 보통강호텔은 평천구역 안산동 보통강 기슭에 자리잡은 1급 호텔로, 평양을 찾는 외국인 사업가들이 주로 머무는 곳이다.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이 호텔에서 술을 함께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어 평양에 "10일에는 100mm 이상의 비가 내렸으며 11일 새벽부터는 때로 우뢰가 치면서 바께쯔(양동이)로 퍼붓는 것만 같은 폭우가 오군 하고 이날 오후 2시경까지도 비가 내렸다"며 기상수문국 중앙기상연구소 자료를 인용, 10일 오전 6시부터 11일 오후 3시까지 평양지방에 250mm의 비가 쏟아졌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최근 5일 동안에만도 각지에는 많은 강수량이 기록되고 있다"며 "7일 0시부터 11일 오후 3시 현재까지 강원도 평강군에는 623mm, 황해북도 곡산군에는 579mm의 비가 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7∼11일 동안 대동강의 중상류 지역인 덕천 567mm, 북창 555mm, 맹산 537mm, 신평 532mm, 양덕 509mm, 순천 410mm 등을 기록했다며 "기상수문국에서는 12일부터 17일까지 이 지역들에는 200mm부터 300mm, 부분적으로는 400mm 이상 내리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날 집중호우로 북한 각지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 복구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방송은 "평안남도의 양덕군을 비롯한 대동강 상류지역들에서 며칠 동안 내린 무더기 비로 해서 도로가 끊어지고 다리가 물에 잠기는 것과 같은 피해를 적지않게 입었다"며 "황해북도와 강원도의 적지않은 시, 군들에서도 많은 농경지들에 물에 잠기거나 논밭에 흙과 모래가 쌓여 봄내 여름내 땀흘려 가꾸어온 낟알을 제대로 거두어 들일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각지의 도, 시, 군들에 큰물 피해 복구를 위한 지휘부가 조직되어 사업을 활발히 조직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방송도 "국가계획위원회와 건설건재공업성을 비롯해서 여러 성들에서 내부예비와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동원하여 피해복구에 필요한 세멘트와 강재, 연유 등 자재들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주기 위한 구체적인 조직사업을 한 데 기초해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의약품을 비롯한 생활필수품들을 보내주어 하루 빨리 그들의 생활을 안착시키기 위한 사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황해북도에서는 긴급회의를 열고 도 안의 모든 역량을 피해 복구사업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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