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대 산부인과병원인 평양산원의 산모와 영아의 모습./조선일DB

북한이 여성의 건강증진을 위해 새로운 피임법을 도입하고 가족계획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일 북한의 ’조선가족계획 및 모성유아건강협회’가 최근 활동 범위를 꾸준히 넓히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피임주사, 이식성(휴대용) 피임기구, 긴급 피임알약 봉사(서비스)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협회는 그동안 자궁내 피임기구, 살(殺)정자제, 경구피임약을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새로운 피임법을 황해북도 신평, 평안남도 맹산, 평양 평천 가족계획진료소 등을 통해 보급했다.

협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은 현장에 나가 주민을 대상으로 ’이동봉사’를 벌이고 새 피임법의 장점과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신문은 또 지난 6일 평양에서는 ’재생산(출생과 사망) 건강봉사’로, 새 피임법에 관한 토론회를 열어 이 피임법을 소개하고 보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토론회에는 보건성, 평양산원, 의학과학원 등 북한의 의료기관은 물론 유엔아동기금, 유엔인구기금(UNFPA),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북 국제기구 대표까지 참여해 “새로운 가족계획 봉사를 확대해 나가는 데 적극 협조할 의향을 표했다”고 한다.

협회에서는 가족계획 서비스 외에 ’안전한 유산봉사(낙태수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신보는 “그 일환으로 외과적인 기구를 이용하던 종전의 방법에서 벗어나 약물을 이용한 방법을 시험 도입하고 있다”며 “약물을 이용한 유산방법의 도입은 여성들의 유산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도입한다는 약물 낙태술에 대해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의 고재환 교수는 “국내에서는 자궁 외 임신처럼 특수한 경우 항암제를 투여하거나, 임신 초기 호르몬제를 이용해 착상을 막기도 하지만, 약물을 쓸 경우 임산부의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외과적 수술이 주로 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북한에서 낙태를 위해 쓰는 약품이 유럽 제약회사가 개발한 낙태약인 ’RU486’인지,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분만 유도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여성건강 차원의 새로운 피임법을 도입하는 한편으로 ’출산장려 특별보조금’ 인상, ’출산장려배급’ 등을 통해 식량난 이후 저출산 흐름을 극복할 방안을 찾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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