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해방 56주년을 맞아 북한이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의'를 예년보다 비중있게 과시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북한은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념사설에서 올해 해방 56주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공식방문 하고 '조(북)-러 관계발전에 빛나는 장을 열어 놓은 시기에 맞게 되어 더욱 의의깊은 것으로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오랜 역사를 가진 조-러 친선의 전통을 귀중히 여기고 있으며 그것을 빛내이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또 이번 김 위원장의 러시아 공식방문은 '조-러 친선관계 역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고 지적하고 북-러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모스크바 선언'이 채택됨으로써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는 세기를 이어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의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직후인데도 노동신문 기념사설에서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15일 `해방탑'과 소련군 묘지에 헌화하고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평양 모란봉 기슭에 있는 `해방탑'에서 진행된 `화환진정식'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광근 무역상, 박경선 당중앙위 부부장, 려춘석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북한군 명예위병대가 정렬해 있는 가운데 진행된 화환진정식에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공동명의의 화환이 진정됐으며 시내 근로자들도 꽃다발을 바쳤다.

또 청진과 남포, 원산, 해주 등 지방에 있는 해방탑과 소련군 추모탑, 소련군 동상에도 화환이 진정됐다고 북한방송들은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평양시 사동구역에 있는 소련군 묘에도 화환이 진정됐으며 이들을 추모해 묵상했다.

북한은 해방 이듬해인 46년 8월 평양시 모란봉구역에 높이 30m의 `조-소해방탑' 을 건립한 것을 비롯해 각지에 해방탑과 소련군을 추모하는 묘지를 조성해 두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95년 8월과 지난해 8월 8.15 해방 50, 55주년을 맞아 해방탑과 소련군 묘에 각각 헌화했다.

그러나 5, 10주년이 아닌 올해 해방탑 등에서 헌화의식을 가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김 위원장이 공식적인 해외방문으로는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다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러 `모스크바 선언'을 발표한 시점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쌍방간 친선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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