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12일 저녁(한국시각 13일 오전)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역사적(historical)’이라고 표현하며 일제히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CNN은 이날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도착과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상봉 모습을 전하면서 “한국의 김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함으로써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CNN은 특히 북한의 김 국방위원장이 직접 공항까지 나와 김 대통령을 맞은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전하고, 당초에는 김 대통령이 비공개 장소에서 김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13일자 신문에서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크게 보도하면서 “한반도를 피로 적시고 형제를 둘로 갈라 놓은 전쟁 50년 만에 두 정상이 만났다”고 표현했다. 포스트지는 또 “두 김씨의 만남은 김 대통령으로서는 대통령직을 북한과의 화해에 거는 위험을 감수한 것이며, 김 총비서로선 오랜 스탈린식 정권의 은둔에서 벗어나는 대담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ABC방송과의 회견에 나와 “대미 관계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최선의 척도는 추가 회담 개최 합의 여부”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사는 “회담이 한차례로 그친다 해도 의미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회담이 후속 만남과 정부 실무자간 교류로 이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효상기자 hskang@chosun.com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생산적인 것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12일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열린 ‘아메리카 정상회담 2000’ 행사 오찬에 참석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논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교도 통신에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기를 희망하고 기대하며 그렇게 되길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가 긴장됐던 94년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약속을 받아냈으나, 그해 7월 김 주석이 사망해 회담이 무산됐다. /워싱턴=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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