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DMZ(비무장지대)에서 촬영한 자연 다큐멘터리 'DMZ는 살아있다'에 등장하는 호반새./연합자료사진

북한이 한반도의 한 가운데 놓여진 비무장지대(DMZ)의 야생동물을 보존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미국의 환경관련 비영리단체(NPO)인 DMZ 포럼이 7일 밝혔다.

DMZ포럼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당국과 야생동물 보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우선 희귀종인 두루미를 보호하는 프로젝트에 먼저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7㏊에 달하는 북측 비무장지대의 논에 곡물을 떨어 뜨려 두루미를 유인하는 방식으로 우선 진행되며 주요 서식지에 대한 평가 등 향후 프로젝트에 대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DMZ 포럼 임시 대표인 홀 헐리는 전했다.

헐리 대표는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더 공개할 경우 북한 정권이 이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해도 자칫 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폐쇄적인 북한 정권의 민감성을 고려해 더 이상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이 단체는 첫 프로젝트에 필요한 4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한반도의 통일이란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를 통해 남북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무장지대는 휴전에 따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1953년 한국전쟁 종전 이후 설치된 지역으로 남북한 모두 군사분계선(휴전선)에서 각각 2㎞씩 후퇴해 4㎞의 공간이 형성돼 있다.

인간의 출입이 통제된 이 지역은 50여년간 자연 보전상태를 유지해 오면서 재두루미, 두루미 등 희귀 조류와 아시아 흑곰, 아무르 표범, 시베리아 호랑이 등 50여종의 멸종위기의 포유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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