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홍수.가뭄으로 경제위기 겪자 박차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에서는 그 어느 나라도 예외로 될 수 없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이 같이 강조하면서 "조선(북)은 앞으로도 국제기구들과 연계를 밀접히 하면서 환경보호사업을 적극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환경보호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나름대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기 및 수질 등 환경 오염이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는 데다 최근 들어서는 지구온난화 현상의 심화로 자연재해와 인재가 실제로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환경오염은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공업화와 무모한 산림 남벌, 오.폐수 처리시설의 미비, 환경 오염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중돼 왔다.

청진, 함흥 등 중화학 공장과 기업소 밀집지역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매연과 유독가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에 고통을 겪고 있으며 두만강, 대동강 등의 수질은 공업지구에서 배출되는 폐수로 크게 오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은 1986년 4월 환경보호법(5장 52조)을 제정한 데 이어 대홍수가 발생한 1990년대 중반 이후 환경보호법 시행규정, 바다오염방지법, 국토환경보호단속법 등을 잇달아 채택했다.

또 효율적인 정책추진과 조정을 위해 1990년대 중반 내각에 국토관리환경보호 관련 부서(현 국토관리보호성)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홍수와 가뭄으로 대기근 등 최악의 경제난을 겪으면서 국토관리 부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 결과 1996년부터 매년 봄철(3∼4월)과 가을철(10∼11월) 두 차례 '국토관리 총동원기간'을 설정해 나무심기, 강.하천 정리, 도로정비, 토지정리 등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이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홍수와 가뭄, 태풍 등 자연재해를 대부분 빠짐없이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북한은 환경보호관련 규정을 강화하며 국제기준에 맞추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005년 4월 환경보호법을 개정하고 환경 파괴의 원인을 나열한 내용에 '오존층 파괴와 지구 온난화'를 포함시켰으며, 자연환경의 변화상태를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는 국토환경보호기관과 해당 기관의 활동 영역도 '자연환경보호구역과 특별보호구역'에서 '모든 영역'으로 그 대상을 확대한 게 그것이다.

또한 2005년 3월에는 자연환경보호기금(환경기금)을 설립했는데 "국제적인 자연환경 보호기구와 환경보호 단체 및 개별 인사들과 협조.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지역적, 국제적 환경보호에도 적극 이바지하는 법인단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국제환경단체인 '환경교육 미디어 프로젝트(EEMP)'와 공동으로 평양에서 북한과 외국의 환경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도시와 농촌에서의 물 및 토양 관리', '유기농업', '재생에너지' 등을 주제로 국제환경강습을 개최했다.

환경보호 활동의 중심 기관은 환경보호연구센터가 맡고 있다.

수백 명의 연구진이 포진한 이 센터는 대기환경연구실, 강.바다환경연구실, 생태환경연구실, 폐수처리 및 자원화 연구실, 생물공학연구실 등 12개의 분야별 연구실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각 도와 주요 공업지구에 20여 개의 환경 감시소를 설치, 지역별 오염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또 대동강, 청천강 등 주요 강.하천의 수질분석과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황사 발생 빈도가 잦고 피해가 커짐에 따라 황사예방 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북한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와 오존층 파괴 물질의 규제에 관한 '몬트리올의정서' 가입국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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