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북한의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평양 순안공항에 나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을 영접,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영접 장면의 궁금한 점들을 우리 정부 관계자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다.

Q.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에서 영접한 것은 얼마나 이례적인가.

=김 위원장은 94년 실질적인 북한의 지도자가 된 이후 국빈이 방문할 때 한번도 공항에 나와 본 적이 없다.

Q. 공항에 나온 김정일 위원장은 왜 기내에까지 올라가지 않았는가.

=의전관례상 기내에는 의전책임자가 영접하는 것이 국가간의 관례다. 어느 나라도 최고 지도자가 기내영접을 하는 경우는 없다.

Q. 북측 의장대를 사열할 때 김정일 위원장은 경례를 하는데 김 대통령은 왜 안 했는가.

=국가간의 의전상 사열을 할 때 초청한 측에서는 경례를 하나, 초청을 받은 측에서는 경례를 하지 않는다.

Q. 김 대통령이 공항에서 도착성명을 낭독하지 않은 이유는.

=북측 요청에 의해 공항에서 도착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백화원 영빈관에서 박준영(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도착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국빈이 방문해도 도착성명을 잘 발표하지 않는다고 한다.

Q.TV중계를 보면 순안공항에 나온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만세’를 연호(연호)하는 것만 들렸는데, 김 대통령 이름도 불렸나.

=정부는 공식 브리핑에서 김 대통령 이름도 함께 연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위원장을 더 크게 연호한 것은 사실이다.

Q. 순안공항에 나와 김 대통령과 인사한 북한 여성은 누구인가.

=여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다. 여 부의장은 몽양 여운형(려운형)의 딸로, 이희호(이희호) 여사의 안내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

Q.양측 정상이 공항에서 타고 이동한 차는 무슨 차인가.

=포드사의 링컨 컨티넨탈 리무진이다. 주문생산되며 VIP들이 앉는 공간이 일반 차량보다 최대 3배가량 크다. 또 특수재료를 사용, 방탄(방탄)처리된 것이 특징이다.

Q. 김 대통령이 백화원 영빈관까지 이동하는 차의 상석(상석)에 앉았는데 이례적인가.

=김 위원장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지만, 국가원수끼리 동승(동승)할 때 초청을 받은 쪽이 상석에 앉도록 돼 있다. 김 위원장이 나이가 훨씬 많은 김 대통령을 예우했다는 분석도 있다.

Q. 김정일 위원장의 부인 김영숙은 왜 공항에 나오지 않았는가.

=김영숙은 원래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북측 관례로는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 김 위원장이 5월 중국을 방문할 때도 동행하지 않았다.

Q. 첫날 만찬에 김정일 위원장이 불참하고 김영남(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찬을 주최했는데.

=북측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국가원수(Head of State)이기에 그가 만찬을 주최한 것은 의전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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