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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전문가 평가와 전망 “일단 산뜻한 출발… 북 변화의 메시지인가” 김위원장 상당한 자신감 표명…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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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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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조선일보)는 북한의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공항 영접을 나오는 등 13일 첫날 남북정상회담 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국내 북한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분석 요지다.

◆박두복(박두복) 외교안보원 교수

출발이 일단 좋다. 김정일(김정일) 위원장은 자신들이 적극적인 개방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이 기회에 국제사회에 천명하려는 것 같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사전 방문, 정책조율을 한 것으로 봐서는 개혁, 개방쪽으로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김 위원장이 공항에 나와 직접 영접을 했다는 것은 북한 나름대로 획기적인 계기로 삼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두 사람이 같은 차로 숙소까지 간 점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 과정이 없었더라면 몇 십년 동안 끄집어내지 못했던 얘기를 하기 어려웠을 텐데 훨씬 더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할 수 있게 됐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정상회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서진영(서진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

북측에서 최상으로 영접을 했지만 거기에 걸맞은 합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남북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국제적인 탈냉전 시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얻는 것이 적지 않지만,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성공과 실패를 어떤 잣대로 판단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두 지도자들이 자기들의 견해를 솔직하게 장시간에 걸쳐서 서로 털어 놓은 뒤 이러이러한 부분에서는 의견의 일치가 이뤄졌고, 이런 부분은 피차 상대방의 내부 문제니까 더 논의하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정리만 이뤄져도 일단 성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항구(이항구) 통일연구회 회장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에 직접 나온 것은 확실히 파격적이었고, 환영 행사도 성대했지만 북한의 기본 대남전략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해 보였다.

두 가지가 눈에 띄었는데, 우선 김정일 복장은 전방 군부대를 시찰할 때 입는 간편복이었다. 얼마 전 중국 장쩌민(강택민)을 만날 때 인민복 정장을 입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공항에서 연주한 행진곡은 ‘용진가(용진가)’였다. 민족이 모두 힘을 합쳐 미 제국주의를 치자는 가사 내용인데,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위원장과 김 대통령이 악수하는 광경을 보며 어떤 메시지를 연상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김 대통령을 초치한 것은 미국과의 대결을 위한 민족대단결을 도모하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대통령을 당국자 대표로서, 민족 대단결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김정일은 수동적인 체제정비 단계를 완료하고 공세적인 입장으로 전환하려는 것 같다. 경제사정도 나아졌고 상당한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중국과도 협력방안을 의논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공동전선을 형성, 대남(대남), 대외(대외) 평화공세에 나설 것이다.

◆고유환(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일(김정일) 위원장은 13일 하루,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일시에 바꾸는 극적인 연출을 했고 100% 이상 효과를 거뒀다. 정상회담을 하루 연기한 뒤 공항에 직접 나타나는 등의 ‘깜짝쇼’가 성공했다. 은둔 통치를 마감하고 대중적인 정치 지도자로서 대내외적으로 등장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유일체제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는 것은 북한의 입장이 확실히 정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내부의 반발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뭔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두 지도자가 냉전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합의해 대내외에 공표하는 포괄적인 평화선언 같은 것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8·15를 전후해 서울을 방문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유호열(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일 위원장의 공항 영접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과거 김일성(김일성) 주석도 몽골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해 자신의 사망설을 잠재운 적이 있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고, 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기본적으로 대남(대남), 대외(대외)용일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 주민에게 통제된 다른 정보가 전달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북한은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 등 3원칙을 내세우는데 거기에 보안법 철폐, 친북(친북)활동 허용 등 남쪽에 대한 요구조건을 연계시킬지 여부가 관건이다.

김 위원장은 상당히 자신감이 넘쳐보였는데 자신의 유연한 이미지 못지 않게 강성대국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인상을 받았다.

◆권민웅 전 안기부 북한국장

생중계를 통해 전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기회에 김정일(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려고 한 것 같다. 회담에 북측이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음을 부각시킴으로써 설사 잘못되더라도 북측에는 귀책사유가 없다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일단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만큼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을 직접 만난 만큼 다른 외국 지도자도 못 만날 이유가 없고 대미(대미), 대일(대일)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전현준(전현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13일 분위기라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뭔가 그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정일(김정일) 위원장은 파격적인 극적 연출을 했고, 남측 대표를 향해 “염려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합의 범위, 속도, 수준이 문제겠지만, 흔히 예상했던 이산가족과 경제협력의 패키지 이상의 큰 것이 나오지 않겠는가 예상해 본다. 가령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과 핫 라인 설치, 경제공동위원회 가동 같은 기본합의서 체제의 부분적 복원 등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재확립하고 남측으로부터 협력이나 교류차원이 아닌 물적인 경제지원을 끌어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을 것이다.

/김창균기자 ck-kim@chosun.com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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