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진행된 준공식에서 테이프를 커팅하는 간부들.

이번에 북한이 ‘8·15민족통일 대축전’ 개막식 행사장으로 활용한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은 평양시와 남포시를 잇는 청년영웅도로의 시발점인 평양시 통일거리 입구에 세워진 대형 아치형 구조물로, 99년 8월에 착공, 2년 만인 지난 14일 준공했다.

남북 여성이 도로 양쪽에서 가운데 있는 한반도 지도를 함께 추켜들고 있는 형태인데, 높이는 30m, 폭은 6·15공동선언을 상징해 61.5m로 했다. 본체 주변에 4개의 ‘부주제상’이 있으며, 이 부주제상에 조국통일 3대헌장이 담겨져 있다.

‘조국통일 3대헌장’이란 7·4공동성명에서 천명됐던 ‘조국통일 3대원칙’과 80년 노동당 6차대회에서 밝힌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93년 제9기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된 김일성 전 주석의 ‘민족대단결 10대강령’ 등을 지칭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96년 11월 판문점을 시찰하면서 이 세 가지를 “위대한 수령님께서 내놓으신 조국통일의 3대기둥이자 3대헌장”이라고 말한 것이 3대헌장의 시초가 됐으며, 북한은 이를 97년 1월 노동신문 등의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민족공동의 통일강령’으로 공식화했다.

정부가 기념탑에서의 개·폐막식 행사에 남측 대표단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북측의 통일방안인 연방제와 10대강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장일현기자 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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