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삼로 전 타이 대사가 현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대외사업을 총괄하는 대외사업부장(국장급)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공식면담 때 이씨가 상임위 부장 직함을 갖고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남한의 일부에서는 '대남분야 실무자들이 대다수 참여했던 이 면담석상에 이씨가 배석한 것으로 보아 외무성이나 대남분야에서 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북한 내부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13일 이씨가 현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대외사업부를 관장하고 있다며 '이삼로씨는 귀국 후 곧바로 개편된 상임위 대외사업부장으로 기용됐으며 김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의 면담에 배석한 것도 상임위 대외사업을 관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지난 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서 종전 중앙인민위원회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로 개편되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게 됨에 따라 기존의 대외사업국을 대외사업부로 명칭을 바꿨고 조직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씨는 지난 89년께 외무성 순회대사(부부장급) 겸 군축 및 평화연구소(외무성 산하 비상설기구) 고문을 지냈고 91년부터 92년까지 북ㆍ일 수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했다.

한편 지난 4월 초 쿠바 아바나에서 열렸던 국제의회연맹(IPU) 제105차 총회에 북한 대표단원으로 참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분명히 (서울을) 답방하겠지만 상반기 중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던 마영일씨는 현재 상임위 대외사업부 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지난 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북한의 각종 성명, 담화 등에서 뛰어난 문장력을 과시했던 고성순 외무성 책임참사도 90년대 말부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참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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