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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신경협시대 (1) 단순교역→시설투자 격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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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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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남북한 정상의 파격적인 첫 만남을 지켜본 경제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협관계도 크게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 특히 1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북 성과를 만들기 위해) 김 대통령뿐만 아니라 장관들도 기여해 달라”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양측의 경제부처 수뇌가 참석한 상황에서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남북경협이 사실상 재개된 것은 지난 88년 7월. 한국전쟁 이후 금지됐던 물자와 인력의 이동이 가능해지며 91년에는 남북한 교역 실적이 1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때 주춤하던 교역량은 작년에 3억3000만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남북경협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만남을 계기로 단순 교류·협력 단계에서 본격적인 투자로 격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종렬 수출입은행 북한연구위원은 “남북 경협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현재는 교역방식(간접교역) 때문에 물류비용이 중국이나 베트남과의 교역보다 훨씬 비싸게 들고 있다”며 “남북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되면 2억~3억달러 수준에서 답보상태인 교역량이 커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철 대외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법상 아직 한국기업의 북한투자를 보장하는 내용이 없다”며 “본격적인 경협에 앞서 신변안전제도, 이중과세방지제도, 결제제도, 분쟁조정제도, 사업가들의 여행 보장,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이번 회담의 과제를 강조했다. 정부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과 함께 투자보장협정 체결 등 경협의 제도적 기틀을 다지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긴장과 대립상태에 있는 정치·군사적인 문제의 선결(선결) 없이 만들어지는 경협제도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아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일동 KDI 연구위원은 “남북 정상이 만났다고 경제협력이 한꺼번에 본궤도에 오르리란 기대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은 이번에 (정치·군사적으로) 어떻게 큰 판을 짜느냐에 따라 향후 실리(실리)가 상당히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경협 내용에는 크게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북한당국이 평화공존의 바탕에서 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을 추구한다면 북한 공업구조의 내재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청해올 것으로 내다보았다.

배종렬 수출입은행 연구위원은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구식(구식) 공장과 임금 근로의 개념이 없는 근로자, 그리고 수력·석탄·철광석 채굴 등에 의존하는 낙후된 산업구조, 노후화된 철도시설 등이 북한 공업의 내재적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처음 열리는 한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지만, 남북경협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이야기들이 논의된다면 경제분야의 협력은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현재 단순교역과 임가공의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협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오관치 포스코경영연구소장은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대신해 이산가족 문제라도 해결의 기미를 보인다면 이를 명분으로 한 남북간의 경협은 예상 외로 빨리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천기자 hccho@chosun.com

남북한 교역량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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