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의장대를 사열하는 순간, 북한에서 ‘가께반도’라고 부르는 가죽띠를 어깨에 메고 오른쪽 허리춤에 권총, 왼쪽에는 탄창을 3개씩 찬 군인 2명이 따라붙었다. 이들은 호위사령부(우리의 경호실) 소속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 경호원들이다. 우리 측 보도진들이 김 대통령을 가까이서 찍으려고 하자, 손을 툭툭 치며 막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일반 군인들과 구별되는 것은 군복 왼쪽 어깨 중간에 오각별 기장(기장)을 달고 있는 점. 백두산 천지에 빨간색의 큰 오각별이 떠있는 모습이 그려진 것으로, 이 안에는 낫·망치 등이 있는 조선노동당 마크가 새겨져 있다. 경호원들은 대부분 계급장에 별이 3~4개씩 있는 대좌(대령급), 상좌(중령급) 등이다. 김 위원장 바로 옆에는 왕별(소장·우리의 준장) 계급장을 단 경호 책임자(책임부관)가 붙어 다녔다.

이들이 찬 권총은 러시아제와 체코제 TT권총(일명 떼떼권총). 최근에는 북한에서 자체 개발한 ‘봉화권총’으로 많이 대체했다고 한다. 이들은 행사장 주변 10km 이내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위사령부 소속 군관대대 300명 중에서 선발되는 경호원들은 중앙당 부부장급 대우를 받으며 평양의 고급 아파트가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섭기자 ds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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