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관광 등 추가 대북사업 탄력 받을 듯

현대그룹이 숙원 사업으로 추진해온 금강산 내금강 관광이 성사됨에 따라 향후 대북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5일 현대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아산이 내달 1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내금강 본관광을 하기로 북측과 합의해 향후 개성 관광 등 산적한 문제들도 무난하게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9년 만에 실현한 내금강 관광 = 1998년부터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현대아산은 내금강 관광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지만 북측은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남측 관광객에게 내금강 개방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대아산은 작년 5월 내금강 관광을 위한 남북한 공동 답사를 실시하면서 그해 본 관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였지만 북핵 사태 등이 터지면서 다시 북측과 기나긴 줄다리기를 해야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북측의 태도가 유연해지면서 내금강 협의가 다시 급물살을 탔고 지난달 남북 기술자들이 공동으로 모여 내금강 도로, 관광코스, 시설 보수 여부 등을 논의하면서 본관광 시기를 조율한 끝에 관광 성수기인 6월로 결정됐다.

지난해 최악의 경영 위기로 눈물의 구조조정까지 실시한 현대아산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내금강과 외금강을 묶어 관광 코스를 다양화하고 골프장도 개장해 관광객 40만명 유치로 금강산 관광 사업을 끌어올 계획이다.

현대아산측은 "내금강은 내륙이라 정치적, 군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곳인데 북측이 굉장히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면서 "북핵 위기 등으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번 내금강 관광은 2.13합의 등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 내금강 관광 인프라 확충 시급 = 내금강은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데다 이동 경로 또한 험난해 도로 확충 등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게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현대아산은 내금강에 기술자를 파견해 현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내금강까지 이동하는 경로가 산등성이를 타고 돌아가야 하고 포장과 안전시설이 완벽하지 않아 본 관광에 앞서 시설 확충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관광객을 위한 안전시설과 화장실, 편의시설도 아직 부족하고 계곡 사이에 위치한 관광지를 관람객들이 보기 편하기 정비하는 작업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아산측은 "내금강은 온정각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정도로 금강산 내륙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관광로 개발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본관광이 시작되는 6월부터 안전하게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정은 회장 대북 사업 입지 구축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북한 핵실험과 유엔 안보리 대북 경제 제제 등으로 대북사업의 갈림길에 섰지만 내금강 관광 성사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사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현대아산이 지난해 경영 위기에 봉착하는 등 남북 관계 악화로 대북 사업은 자꾸만 꼬였고 그룹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해 사면초가의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대북사업은 지속한다"는 소신을 지키면서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함께 내금강 관광 실현에 중점을 둔 결과 북측과 합의를 이끌어내며 금강산 관광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롯데관광의 관심 표명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개성 관광 또한 북측이 내금강 관광 허용을 통해 현 회장에게 호의적인 의사를 보임에 따라 현대아산이 주도권을 잡고 조만간 성사시킬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현재는 내금강은 외금강을 통해 가지만 나중에는 철원을 통해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대북 사업 확대의 기틀을 마련했다"면서 "개성관광 또한 현 회장의 생각대로 잘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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