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일간지 이즈베스티야 지는 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관해 ‘김에게 평화를’이라는 제호 아래, “김정일이 관심을 가진 것은 탱크와 레닌, 그리고 로켓이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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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크렘린궁 대변인실이 지난 4일 러·북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양국 관계 및 국제 현안이었다고 밝혔지만,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일리야 클레바노프(Iliya Klebanov) 군수담당 부총리, 아나톨리 크바시닌(Anatoly Kvashnin)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의 면모를 살펴볼 때, 양국 군사·기술 협력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전 소련 대통령이 “(이번 김정일의 행동은) 스탈린 시절에나 볼 수 있는 지나치게 유례없는 것이었다”며, “푸틴 대통령의 난감한 입장은 이해하지만, 손님(김정일)에게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점잖게 행동할 것을 부탁했어야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코메르산드 데일리 지는 6일 “크렘린궁이 생각하는 이번 김정일 모스크바 방문의 최대 성과는 ‘2003년까지 탄도탄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겠다’는 김정일의 약속이었다”면서, “크렘린궁은 이 발언이 탄도탄 요격 미사일(ABM) 협정에 대한 미국과의 논쟁에서 러시아의 협상력을 높여줄 것이라 판단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북한 손님의 ‘온갖 변덕’을 다 참아준 것 같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주요 일간지들은 5일자가 휴간이었던 관계로, 4일의 러·북 정상회담 소식을 6일에 보도했다.
/ 모스크바=황성준특파원 sjhw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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